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올 3분기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한동안 기술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인텔이 미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인텔은 올 3분기 매출이 136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한 수치면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131억 4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결과다. 주당순이익(EPS)도 0.9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3.88달러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예상 밖 실적에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6% 상승 마감했고, 시간외거래에서는 7% 이상 치솟았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은 삼성전자, TSMC 등에 밀리며 주도권을 내줬다. 2021년 팻 겔싱어 당시 최고경영자(CEO)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칩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이마저도 엔비디아, AMD 등이 앞서가며 인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런 인텔이 반등세를 보인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적 지원이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목적에서 인텔 살리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미 정부는 인텔 주식을 주당 20.47달러에 4억 3330만 주를 매입하며 인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실적은 미 정부가 인텔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처음 발표된 실적이며 인텔은 이번 분기 미국 정부에 57억 달러를 지원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 이후 민간 투자도 잇따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정부가 10% 지분을 매입한 뒤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가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짚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 효과도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텔은 최근 1년간 전체 인력의 약 30%를 감축하며 비용 효율화를 추진했다.
인텔은 올해 4분기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인텔은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33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133억 7000만 달러)와 유사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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