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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 동티모르의 눈물

샤나나 구스망 동티모르 총리가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한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눈물을 훔치고 있다. AP연합뉴스




1999년 9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김대중 대통령은 동티모르 유혈 사태에 국제사회가 공동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시 APEC에 참석했던 일부 정상들은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APEC에서 정치 이슈를 다루는 것은 곤란하다”며 반대했지만 김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우며 동티모르 지원을 강하게 요청했다. 이후 국제사회는 동티모르에 유엔평화유지군(PKF) 파견을 결정했고 우리나라는 420명 규모의 상록수부대를 보내 동티모르 독립 지원과 치안 유지에 힘을 보탰다.

동티모르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근대사에서 이웃 국가의 강제 점령과 전쟁을 겪은 국가다. 16세기부터 포르투갈 식민 지배를 받았고 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에 점령됐다.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지만 공산주의 확산 저지를 명분으로 침공한 인도네시아에 의해 27번째 주로 강제 병합된다. 2002년 유엔 주도 국민투표로 독립이 확정되기까지 친인도네시아 무장세력의 공격과 질병 등으로 10만~20만 명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다.



동티모르가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1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2011년 가입 신청 이후 14년 만이다. 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히는 동티모르는 열악한 국가 재정과 외교·행정 체계 미흡 등의 문제 때문에 아세안 회원 가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조제 하무스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천국 문보다 아세안 문을 두드리는 게 더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아세안 회의에서 샤나나 구스망 동티모르 총리는 “수백 년간 고통을 견뎌낸 국민들의 희생 덕에 국가적 꿈이 실현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랜 숙원인 아세안 가입은 동티모르의 미래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든든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군사력과 외교의 힘을 키우지 않으면 언제든 외세에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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