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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수수료 인상없다 못박았지만...소공연 "합병 반대"
경제 · 금융 정책 2019.12.18 17:26:13국내 배달 앱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이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합병(M&A)되면서 시장독점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자영업자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공개 반발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배민과 DH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를 앞두고 있다. 18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는 국내 1~3위 배달앱이 하나로 합쳐지면 시장독점의 폐해가 심해질 수 있다며 공정위에 ‘합병 반대 의견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DH는 지난 13일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DH는 이미 국내 2~3위 배달앱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보유하고 있어 배민까지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99%에 가깝게 돼 독점적 지위가 된다. 음식점 등은 수수료 인상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내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요기요, 배달통을 거느린 DH가 배달앱 시장 1위인 배달의 민족까지 인수하면 국내 배달 앱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셈”이라며 “소상공인의 우려를 담아 합병 반대의견서를 조만간 공정위에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소상공인들의 우려와 불안을 감안해 앞으로 남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엄정한 심사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소공연은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불황 등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며 이제는 더 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부족한 배달업 종사 소상공인들에게 매달 빠져나가는 배달앱 수수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이번 합병은 장기적으로 독점으로 인한 배달 수수료 상승이 야기되고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공연은 “공정위는 DH가 광고료 및 서비스료 인상 등 시장지배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기업결합 심사에 신중히 임해 달라”며 “한 업체가 99%의 시장을 지배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일로 독점에 따른 폐해를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에도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은 그동안 배달 앱 서비스를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해왔다. 연합회가 작년 11월 음식점 등 1,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광고비 폭리’(41%), ‘과당경쟁 유발’(34%), ‘규제 사각’(31%)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홍보 능력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들은 배달 앱을 외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당시 이용업체의 평균 배달앱 서비스 비용은 약 84만원으로 조사됐지만 이용업체들은 평균 20만원이면 적정하다고 답해 괴리가 컸다. 시장독점 논란이 커지자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측은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한 방송에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나랑 통화하면서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없도록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공개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
박영선 “김봉진 대표, 배달의 민족 수수료 인상없다고 약속”
경제 · 금융 정책 2019.12.18 08:55:52최근 독일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에게 매각된 ‘배달의 민족’이 중개 수수료를 올린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김봉진 대표(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수수료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미 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요기요), 3위(배달통)를 거느린 DH는 1위인 배달의 민족까지 인수하면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박 장관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배달의 민족 매각이 자영업자, 소비자와 연관된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김봉진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약속을 했다”며 “(김 대표는)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없도록 수수료를 안 올리겠다‘ ’(고객 등에) 실망을 안 드리겠다‘고 전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전일 직원들과 만나서도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DH는 지난 13일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박 장관은 김 대표가 배달의 민족 매각을 결심한 이유도 공개했다. 박 장관은 “김 대표와 대화를 했는데 매각에 대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싶다, 모험적인 투자’라고 했다”며 “이런 시각의 모험적 투자, 모험적 도전을 기다려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대표는 DH의 최대주주, 이 회사의 아시아 사업 경영을 담당하게 된다”며 “본인이 얻은 수익을 다시 투자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중기부의 스타트업 최대 행사인 ‘컴업’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민관 스타트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국내 기업인 배달의 민족이 해외 기업으로 매각된 것을 두고서도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공유경제가 성공하려면 인구가 많아야 한다”며 “플랫폼 경제는 글로벌화하지 않는다면,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
독점 우려에 배민 "중개 수수료 인상 안할 것"
산업 생활 2019.12.17 15:53:35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는 배달의민족이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요기요에 이어 배민을 품으며 배달 공룡으로 올라선 (DH)가 중개 수수료 인상을 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자 즉각 반박을 한 셈이다. 우아한형제들 차기 CEO인 김범준 부사장은 17일 직원과의 대화를 열고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향후 요금정책에 대한 방침도 밝혔다. 그는 “내년 4월부터 새롭게 적용될 과금 체계를 우리는 이미 발표했다”며 “중개 수수료를 업계 통상 수준의 절반도 안되는 5.8%로 낮추고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던 ‘깃발꽂기’를 3개 이하로 제한하고 요금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배달앱 중에 수수료율을 5%대로 책정한 곳은 배민 밖에 없다”며 “이 같은 낮은 수수료율이 결국 음식점주님들을 우리 플랫폼으로 모시는 원동력이 됐고, 많은 음식점을 만날 수 있으니 이용자와 주문 수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업주님과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M&A를 했다고 수수료를 올리는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과금 체계에서는 자본력이 아니라 맛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업소에 주문이 몰릴 수 밖에 없고, 이 방향이 장기적으로 배달의민족을 좋은 플랫폼으로 만드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진 대표는 이날 M&A 배경에 대해 공개했다.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는 한국서 출발한 스타트업을 국내 1위로 키운 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수 있느냐의 갈림길에서 일어난 딜”이라며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IT분야가 그렇듯 배달앱 시장도 인수합병이 일어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배민이 한국에서만 잘 한다해도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M&A는 생존과 동시에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A 이후에도 우리는 아시아 경영과 국내에서 배달의민족 경영에 집중할 것이므로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박영선, 배민 매각에 “도약위한 투자…공유경제, 글로벌화 없이 도태”
경제 · 금융 정책 2019.12.16 21:18:09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 민족’의 매각과 관련해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모험적 투자”라며 “공유경제 특징은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나중에 도태된다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영선 장관은 16일 대전 성심당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뽑힌 대표들과 만찬을 하고 기자들을 만나 배달의 민족 매각과 관련한 질문에 “김봉진 대표(배달의 민족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김 대표는 디에이치(DH·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는 독일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약칭)의 경영진 최대주주 겸 아시아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경영 지위를 지킨다는 점에서 매각 보다 투자의 측면을 봐야한다는 해석이다. 이어 박 장관은 “공유경제 특징이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이후에 도태된다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성공한다면 (우아한형제들은) 해당 업계를 상당 부분 석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H는 지난 13일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처럼 인수가격이 치솟은 이유는 배달의 민족의 가치 때문이란 분석이다. DH는 세계 43개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시장에서점유율 1위(배달의 민족), 2위(요기요), 3위(배달통)를 거느리게 됐다. 그동안 김 대표는 지난달 중기부의 스타트업 최대 행사인 ‘컴업’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민관 스타트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배달의 민족 매각으로 인해 유니콘(시장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국내 유니콘 수는 11곳으로 10곳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이들 유니콘을 스타트업·벤처기업의 마중물로 삼고 있다. 박 장관은 “김 대표는 매각 결정이 알려지기 전, 결정이 된 날 여러 부분을 저와 상의했다”며 “(김 대표에게) 국민 정서를 감안해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배달의 민족이 독일기업으로 인수되면서 배달 앱 시장의 독과점과 이로 인한 서비스 가격 인상과 같은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독과점을 판단할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과 관련해 박 장관은 “공정위가 판단할 때까지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며 “이 문제로 아직 공정위와 논의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대전=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
독점우려 배민+요기요, 소비자 부담 커지나
산업 생활 2019.12.16 17:52:58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배달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가 거세다. 이미 DH가 요기요와 배달통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배달시장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까지 한 식구가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사라진 탓에 수수료와 광고비 인상에 걸림돌이 사라졌다며 피해는 자영업자뿐 아니라 가격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독점체제를 구축한 배달의민족이 배달 시장을 장악 해 전통 마케팅 방식 대신 배달의민족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프랜차이즈 한 업계 관계자는 “점주들 사이에선 수수료 인상을 걱정하고 있다”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경쟁하면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경쟁을 펼쳤지만 이제는 독점 체제이기 때문에 수수료나 광고비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점주들은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서 대응할 것”이라며 “피해는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DH가 배달시장의 독점적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신사업에 뛰어들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전통 마케팅 방식의 붕괴부터 지적했다. 그는 “한 프랜차이즈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하며 노력과 비용을 지불한다”며 “독점이 구축된 배달의민족 체제에선 전통적인 방법들이 무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생 기업이라도 광고비 등을 많이 지급한다면 배달의민족 앱에서 최 상단 등에 노출 돼 소비자 평가, 업력 등이 무시된 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불확실한 정보에 노출될 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예를들어 배달의민족이 포장업에 뛰어들어 규모의 경제를 통해 피자 박스 등을 싼 가격에 공급한다고 유인을 한다면 가맹본부는 배민에 맞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포장박스를 싼 가격에 공급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전통적인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의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공정위원회도 독점에 따른 산업계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배민+요기요' 점유율 90% 육박...공정위 심사가 핵심 관문
경제 · 금융 정책 2019.12.13 18:33:32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이 2위 업체인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됨에 따라 양사는 경쟁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할 전망이다. 국내 점유율 1·2위 업체 간 인수합병(M&A) 거래인 만큼 공정위의 심사는 양사 합병의 핵심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날 “아직 두 회사로부터 기업결합 신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자산과 매출 기준이 기업결합 신고 대상에 들어간다면 곧 자진 신고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2억원이다. 요기요를 보유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출도 적어도 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사는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한다. 두 기업이 M&A를 할 경우 직전 연도 매출액이 각각 3,000억원과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양사 합병으로 인한 배달앱 시장 경쟁 제한성을 들여다보게 된다. 두 회사의 국내 합산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공정위 심사가 양사 합병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합병으로 인해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 다만 해외 시장의 경우, 배달의민족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현지에서의 경쟁 제한 이슈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120일(30일+90일)이지만, 추가 자료 요구와 보완 등에 걸리는 시간은 법정 심사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
'K배달' 매력에 글로벌 거인도 반했다
산업 생활 2019.12.13 17:02:00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K뷰티’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면 이제는 ‘K배달’의 경쟁력에 글로벌 업체가 주목했다. 글로벌 배달 거인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아시아 시장을 개척할 적임자로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를 지목한 것이다. 국내 배달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이미 국내 시장에서 DH가 이끄는 요기요와 경쟁해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점, 배달의민족의 사업 확장성이라면 아시아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봤다. DH는 미국 그럽허브, 영국 저스트잇 등과 함께 글로벌 음식 배달 업계의 거물로 꼽힌다. ◇글로벌 거물도 탐낸 경쟁력 뭐길래=배달의민족은 지난 2010년 음식 배달 전단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배달은 곧 전화’라는 공식을 깼다. 창업 7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DH의 구미를 당긴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은 사업 확장성이다. DH는 글로벌자본인 자신들이 요기요를 통해 한국시장에 진출했지만 배달의민족에 1위를 탈환하지 못한 것 외에 배달의민족의 상황 적응력을 높이 샀다. 배달의민족의 배달에서 한발 더 나간 비대면, 서빙·배달 로봇을 앞세운 푸드테크 서비스에도 가산점을 줬다. 배달의민족은 일부 매장에 ‘배민오더’ 시스템을 도입해 레스토랑에 방문한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고 각 테이블에 부여된 QR코드를 찍으면 메뉴 확인과 주문 및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대기업 중심의 로봇 시장에 외식업체 최초로 도전장을 낸 것도 배달의민족이었다. 국내에서 피자헛 등의 서빙 로봇에 이어 외식업계 최초로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국내 배달 시장에서의 위기감=DH와 배달의민족이 인수합병(M&A)으로 연합작전에 나선 것은 국내 배달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 국내 배달 시장은 배달의민족 등 스타트업이 시장을 개척해 10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했지만 커진 시장에 대기업의 자본력은 위협 요소로 남아 있다. 새벽 배송 시장이 마켓컬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각 대기업의 각축장이 된 것과 같이 배달 시장 역시 자본력 앞에서 취약한 구조다. 강력한 플랫폼과 자본을 무기로 추격에 나선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대기업과 온라인 유통업계로서는 이번 합병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가진 대기업의 공격에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며 “이런 위기감도 이번 인수합병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DH가 결국 국내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서 배달 앱 횡포 심화, 산업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양사는 기존 서비스의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600억원 규모의 혁신기금을 조성해 푸드테크 벤처 육성과 음식점의 해외 진출, 라이더의 복지 향상 등에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요기요’ 점유율 90% 육박…공정위 심사가 핵심 관문=배달의민족이 DH에 인수되면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 1·2·3위 업체가 모두 DH 아래 들어가는 만큼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핵심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합병으로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3,192억원이다. 요기요를 보유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매출도 적어도 3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사는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한다. 두 기업이 M&A를 할 경우 직전 연도 매출액이 각각 3,000억원과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배달의민족과 DH(요기요·배달통) 국내 합산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공정위 심사가 이번 M&A의 핵심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사가 사실상 ‘조건부 승인’을 염두에 두고 이번 M&A를 추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해외 시장의 경우 배달의민족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현지에서의 경쟁 제한 이슈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면적으로는 인수합병…장기적 윈윈전략=배달의민족으로서는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진출이 생존과제가 됐고 4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DH는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계 거대 자본을 앞세운 그랩·우버이츠를 따라잡을 노하우가 필요했다. 그 결과물이 이번 합병이다. 이번 협약에서 주목하는 것은 배달의민족과 DH가 50대50 지분으로 합작사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한 것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 사업 전반을 맡기로 했다.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으로서 최대주주이자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된다. 김 대표가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되는 셈이다. DH는 40여개국에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선두 업체지만 유독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말레이시아=그랩, 인도네시아=고젝’과 같은 공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우아DH아시아는 아시아 시장에서 그랩·우버이츠·고젝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랩과 우버이츠도 모두 국내 시장처럼 일본계 거대 자본이 투자한 업체들이다./김보리기자 세종=한재영기자 boris@@sedaily.com -
배달앱 결제 인기몰이...시장규모 5년새 8배↑ 3조
산업 생활 2019.12.13 16:43:51“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지난 2010년 6월 김봉진 대표가 이끄는 우아한형제들이 음식 배달 서비스 앱인 ‘배달의민족’을 들고 나오며 본격화됐다. 이전까지 소비자들은 매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음식을 배달시켰지만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면 말 한마디 없이 다양한 음식을 현관 앞까지 배달시킬 수 있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2년 만에 월간 주문량은 200만건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누적 다운로드 수 4,000만건을 넘어섰다. 이 덕분에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 249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이듬해 흑자로 전환해 지난해에는 5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과 국내 배달 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는 2012년 ‘요기요’를 출시했고 2015년에는 ‘배달통’까지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 기준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5.7%, 요기요와 배달통이 44.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서비스 사업자 간의 경쟁과 모바일 결제 시스템 발달, 1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배달 앱 이용자 수는 2,500만명을 돌파해 국민 2명 중 1명이 이용하는 수준으로 보편화됐다. 배달 앱 결제 규모도 2013년 3,676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5년 만에 8배 이상 커졌다. 그러나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수수료 부담과 영업지역 침해 등 다양한 논란도 뒤따랐다. 게다가 서비스 업체가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대표적인 곳이 ‘e커머스 업계 공룡’으로 불리는 쿠팡이다. 쿠팡은 5월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시범 운영하며 시장 참전을 선언했다. 현재 서울 17개구를 포함해 경기도 수지와 기흥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초에는 경기도 전역으로 쿠팡이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이츠는 초반에 최소주문금액 0원, 배달비 0원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에 업계에는 위기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거대 외국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이 같은 위기감이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합병이라는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음식 배달 시장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아직도 전화 주문이 압도적”이라며 “앞으로 수많은 경쟁자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K배달 경쟁력에 글로벌 거인도 반했다
산업 생활 2019.12.13 16:34:06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인 배달의민족이 국내 2위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전 세계 43개 국가에 서비스하고 있는 글로벌 배달 거물 역시 토종 스타트업인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을 인정한 것이다. 두 기업의 연합은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후발 정보기술(IT) 대기업과 온라인 쇼핑 업계의 도전에 맞설 확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DH의 아시아 사업을 맡아 글로벌 배달 앱의 각축장인 동남아 시장에 배달의민족의 한국적 DNA를 심는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13일 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의 내용으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이번에 인수하는 투자자 지분 87%는 힐하우스캐피털·알토스벤처스·골드만삭스·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보유하고 있다. DH는 유럽·아시아·중남미·중동 등 전 세계 43개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업체로, 국내에서는 배달 앱 시장 점유율 2위·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업체 인수를 글로벌 진출의 전략으로 삼아온 DH는 이번에 배달의민족까지 흡수하며 한국 시장 진출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5~60%, DH의 요기요와 배달통이 합산해 40~45%였다. 국내 배달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은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갖기 위해, DH는 배달의민족의 노하우로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 대표는 우아DH아시아 회장을 맡아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을 맡는다. DH는 현재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지만 경쟁사인 그랩·우버이츠·고젝 등 글로벌 플랫폼에는 수세가 밀리는 상황이다. 김 대표의 노하우를 DH에 접목해 일본계 거대 자본이 투자한 그랩·우버이츠와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회사를 지키기 위해 주식시장 상장과 신규투자 유치,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했다”면서 “DH와의 협상을 통해 더 큰 기회를 얻고 보다 강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M&A를 결정했다”고 말했다./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
배달의민족, 요기요 독일 모회사에 매각…"유니콘 독일 자본에 넘어가"
산업 기업 2019.12.13 11:41:59배달의민족이 요기요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버리히어로와 기업가치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를 기준으로 국내외 우아한형제들의 주주들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에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로써 우아한형제들의 최대주주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된다. 김봉진 대표를 포함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13%)은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되며,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된다. 이번 거래는 토종 인터넷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DH가 독일 증시 상장사여서 이번 거래로 우아한형제들은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에 나서지만 국내 시장에서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가 서비스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독자 운영된다. 양측은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경쟁 체제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각각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양사는 합작회사도 설립한다. 이번 조인트벤처(JV) 설립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이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의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 김봉진 대표는 신설 법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Chairman)을 맡아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 사업은 물론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한다. DH는 현재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에서 배달 사업을 실시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대형 IT플랫폼들의 도전에 맞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민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배달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우아한형제들 경영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주총 등을 거쳐 내년 초 CEO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엔씨소프트, SK플래닛 등을 거쳐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잘 나가던 편의점, 배달 앱과 유사 점포에 발목
산업 생활 2019.12.12 16:11:52경기 불황 속에서도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온 편의점 업계가 소포장 배달 서비스를 본격화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과 편의점으로 변신한 슈퍼 등 이른바 ‘유사 편의점’ 등장에 덜미가 잡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최근 간편식과 생필품 등 2,500여개 제품을 서울 전역에서 1시간 이내 배송하는 ‘B마트’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5,000원 이상을 주문하면 4,000원 할인권은 물론 무료 배송까지 제공하면서 이용이 폭주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이 밀려 주문을 일시 정지하는 상황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B마트가 내걸은 ‘초소량 번쩍 배달의 시대’라는 타이틀처럼 B마트의 상품 구성이나 타깃은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1인 가구. 특히 5,000원 이상만 구입하면 배송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다른 배달 앱과 제휴한 편의점 배달 서비스보다 최소주문금액이 절반이나 낮다. 한 편의점 점주는 “주문량이 어마어마했다고 들었다”며 “편의점은 앞으로 술과 담배가게로 남을까봐 우려된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편의점의 위기감은 날로 고조되는 모습이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자율규약을 시행하면서 신규 출점이 제한된 가운데 이른바 유사 편의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 특히 슈퍼마켓과 같은 100평 안팎의 대형 매장이 편의점화 해도 거리 제한을 받지 않아 기존 편의점과 같은 건물이나 바로 옆에 들어와도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GS리테일은 H&B 스토어 랄라블라에 식음료 코너를 강화한 테스트 매장을 운영 중이고, 롯데슈퍼도 슈퍼 안에 편의점처럼 취식·조리 공간을 마련한 델리카페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강남의 한 롯데슈퍼 델리카페는 CU편의점과 불과 10m 거리에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유사 편의점들이 자율규약의 근간을 흔들고 기존 편의점들의 영업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 포화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써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잡기 위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융복합 서비스와 매장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편의점 업계 경쟁도 브랜드 싸움에서 벗어나 유통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공유주방에 주문·배달 '원클릭'.."사장님은 조리만 신경쓰면 돼요"
산업 기업 2019.10.28 17:37:38“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식당 주방에서 일했는데 일주일 만에 바로 몸살이 나더라고요. 육체적으로 일하기 힘든 주방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주방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했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시스템이 답이라고 생각해 이를 고스트키친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28일 최정이(사진) 고스트키친 대표는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주방이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는 공간과 주문 정도만 제공하고 있지만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해 식당 사장님들의 매출 증진까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고스트키친은 ICT 기반의 배달전문 공유주방을 표방한다. 공유주방은 주방설비나 인테리어 비용, 거액의 권리금을 필요로 하지 않아 초기 창업비용을 절감한다는 측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고스트키친은 통상 조리공간과 기구만 제공하는 공유주방과 다르게 원스톱으로 주문·배달접수를 처리한다. 현재 배달주문 플랫폼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푸드플라이 등으로 다양하다. 이 때문에 식당 사장님들은 각각의 플랫폼을 여러 대의 단말기에 설치한 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이를 배달 플랫폼에 접수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고스트키친은 이 같은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시스템 ‘발가락’을 입점 업체에 제공한다. 업체는 태블릿 한 대와 빌프린터로 주문을 확인하고 조리만 하면 되며, 플랫폼의 주문접수와 배달접수는 발가락이 자동으로 처리한다. 어느 플랫폼을 쓰든 하나의 태블릿에서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최 대표는 “우리가 굉장히 쉬운 일을 ‘발로 한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이 시스템도 사장님들이 더 쉽게 식당을 운영했으면 해서 ‘발가락’이라고 이름 지었다”며 “주문받는 게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주문을 체크에서부터 배달원 호출을 원클릭으로 만드는 것만으로 인력을 줄일 수 있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가 이처럼 배달음식점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것은 직접 배달음식점 사장으로 2년여간 활동했기 때문이다. 일명 ‘배민마피아’로서 우아한형제들에서 배민수산과 배민키친 출시를 주도했던 최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퇴사한 뒤 배달음식점을 차렸다. 셰프 등 14명의 직원들과 함께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음식을 주문받고 조리한 뒤 배달하는 생활을 했고, 공학도로서 개선할 부분을 발견했다. 최 대표는 지난 1997년과 2001년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학·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주방에서 일하면서 이 일이 얼마나 육체적으로 힘든지를 체감했다”며 “공학도의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식재료의 저장에서부터 주문, 전처리과정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해 바로 적용, 실제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고스트키친은 지난 7월 삼성점을, 8월에 강남점을 오픈했다. 오픈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두 곳 모두 이미 임대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신규 창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천만원의 보증금이나 관리금이 필요한 일반 식당과 다르게 고스트키친은 보증이 1,000만~1,200만원에 월 사용료 150만~170만원, 월 관리비 25만원만 있으면 누구나 입점할 수 있어서다. 최 대표는 “12월에는 현재 공사 중인 송파점까지 오픈할 예정”이라며 “다음달부터는 손님이 고스트키친에서 음식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제공하며, 앞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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