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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 불똥, 디지털 피아노로 튀었다
산업 기업 2021.05.09 18:11:37전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의 충격파가 디지털 피아노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피아노 제작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품귀 현상으로 세계 1위 피아노 기업 야마하피아노의 수급에 이상이 생기면서 삼익악기(002450)와 HDC영창 등 국내 디지털 피아노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기가 많은 디지털 피아노 제품의 경우 길게는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마하피아노의 인도네시아 공장에 지난해 말부터 생산 문제가 발생해 디지털 피아노 수급 차질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악기 업계 관계자는 “야마하의 디지털 피아노를 국내에서 주문하면 짧게는 2개월, 길게는 5개월 뒤에나 제품을 받을 정도”라며 “생산되는 제품 중 극히 일부만 한국에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마하피아노 관계자도 “전자기기인 관계로 반도체 부족과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하의 디지털 피아노 품귀 현상은 최근 전자·자동차 업계에서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도체 품귀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인 디지털 피아노 역시 핵심 부품 수급이 힘들어지면서 최종 제품 생산도 계속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피아노는 그랜드피아노급 음색을 정교하게 재생해야 하기 때문에 건반 하나하나 음원 용량 자체가 크고 이를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도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한다. 더구나 지난해 말 일본의 반도체 기업 아사히카세이마이크로칩(AKM) 공장 화재까지 발생해 디지털 피아노 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 AKM사는 고급 오디오 장비에 쓰이는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 칩), ADC(아날로그·디지털 변환 칩) 등 오디오 칩을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AKM 공장 복구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AKM사는 지난달 공식 발표에서 “화재가 난 공장 복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피아노 수요는 증가하는데 생산이 지체되자 야마하 본사는 중국·북미·유럽 등 대형 시장 위주로 물건을 먼저 공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시장 공급 물량은 후순위로 밀리거나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피아노 수급 문제가 해결되려면 올해 말이나 돼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시장 위주인 삼익악기와 HDC영창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피아노 제품군이 많은 HDC영창은 야마하피아노를 사려는 대기 수요까지 몰리며 오랜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영창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에 대비해 제품을 최대한 확보했다”며 “디지털 피아노 매출도 올 초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면 HDC영창 역시 디지털 피아노 수급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피아노 인구 감소로 악기 업계가 그동안 계속 침체 상태였는데 현재는 물건을 대기 힘든 수준”이라며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문제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삼성 반도체 공장에는 '온실가스 퇴마사'가 있다
산업 기업 2021.05.09 16:24:00“저의 목표는 온실가스 100% 무배출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FT기술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손지은 박사는 지난 7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실가스 전문가로서 중·장기적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환경공학을 전공했을 때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숙명이자 평생 함께 가야 할 존재라고 생각했다”며 ESG 경영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 채널인 ‘삼성반도체이야기’를 통해 ‘내일도 애쓰지(ESG)’ 1편 ‘온실가스 퇴마사 편’을 공개했다. ‘내일도 애쓰지(ESG)’는 ESG와 관련한 주요 직무에서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직원들의 업무 및 회사 생활을 심도 있게 담아낸 영상이다. 이번 1편에서는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배기 처리 설비를 관리하는 손 박사의 일과가 소개됐다. 이날 영상에서 공개된 손 박사의 주 무대는 다름 아닌 옥상이다. 삼성전자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의 연구 끝에 도입한 온실가스 저감 설비가 바로 옥상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개발한 옥상 통합 온실가스 저감 설비는 웨이퍼 표면을 세밀하게 깎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온실가스를 처리하는 시설로 2009년 화성사업장 12라인에 도입했다. 손 박사는 “옥상으로 올라가면 배관들을 많이 지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숲속과 정글을 헤쳐나가는 느낌”이라면서도 “다음 세대를 위해 온실가스를 환경적으로 잘 처리해서 내보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가장 뿌듯한 순간으로 손 박사는 “온실가스 저감 설비에 들어가는 새로운 촉매 개발을 완료했을 때”를 꼽았다. 지난해 7월 삼성은 약 3년간 협력사와의 공동 연구 끝에 올해 3월 새로운 촉매를 온실가스 저감 설비에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 내 약 10대의 온실가스 저감 설비가 설치돼 가동 중이며 이를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손 박사는 “지금 당장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언젠가 (온실가스를) 완전히 배출하지 않는 상태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배기 방지 시설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날이 오면 은퇴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반도체 총력전’ 예고한 與…송영길 특위 위원장 겸임하나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1.05.09 15:53:47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는 안을 검토하는 등 반도체 산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다만 정치권이 4·7재보궐선거와 당대표·원내대표 선거 등을 거치며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오는 ‘뒷북 대처’라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번 주 초 당내 반도체특별위원회 확대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당내에서는 송 대표가 직접 반도체 특위 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송 대표가 직접 특위를 맡는 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그만큼 반도체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이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송 대표는 지난 6일 울산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해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반도체 특위는 개편안이 확정되는 대로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통합 예비타당성조사 심사'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10년 간 반도체 석·박사 인력을 3,000명 육성하는 내용의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 연계 민관협력 산학 원천기술 개발사업'이 과기부 예타 심사에서 최종 탈락한 이유를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은 "인력 양성 사업과 관련해 과기부와 산자부가 주장하는 내용이 다르다"며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부처들이 함께 모여 예타 심사를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회 과방위는 오는 13일 여야가 함께하는 반도체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원욱 과방위원장이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반도체TF 구성 필요성을 제기하자 야당은 공영방송TF를 함께 구성한다는 전제로 동의했다. 여당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우선 과기부 현안 보고부터 받을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 현장을 방문하고 전문가 의견을 듣는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반도체 특위는 오는 8월까지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반도체 인력 양성 제도 개선, 화학물질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반도체지원특별법을 발의하고 이를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
반도체 쇼크 덮친 車업계…올해도 노사 리스크로 신음
산업 기업 2021.05.09 11:27:44올해 자동차 업계 노사가 또다시 험난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차질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오는 12~14일 열릴 임시대의원 대회에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하고 상견례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정년 연장, 신사업에 대응한 일자리 지키기, 임금 인상,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임단협의 변수는 최근 설립된 MZ세대(밀레니엄세대+Z세대) 중심의 ‘사무·연구직 노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섭권은 생산직 중심의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지부가 갖고 있다. 하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사무직 임금 인상에 대한 요구가 격해지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아도 노사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금협약 교섭에서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과 정년 65세 연장,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노조는 지난해 4주간 부분파업을 벌였지만 결국 기본급 동결에 합의하며 양보한 만큼 올해 임금 협상에서는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극한의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6∼7일 예정된 노사 본교섭이 결렬된 뒤 현재까지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7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했지만, 노조의 기본급 7만1천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의 요구에 대해 사측이 기본급 동결과 격려금 500만원 지급을 제시하면서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측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사측은 지난해 790억원대 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해 지난해 말 유럽 수출을 시작한 뉴 아르카나(XM3)의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월 9만9,000원, 성과급격려금 1,000만 원 일시급 지급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인천 부평 1·2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의 미래발전 계획을 확약해줄 것도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차질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부평공장 가동률은 50%까지 내렸고, 이달부터 창원공장은 50% 감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차 전환과 반도체 수급난이라는 큰 싸움에 나서야 하는데 집안 갈등에 발목을 잡힌 것”이라며 “노사가 경영 위기를 고려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
[뒷북경제] 반도체에 56兆 쏘는 미국, 한국은 이제야 세금 감면 검토
경제 · 금융 정책 2021.05.08 08:29:48정부가 지난 6일 반도체 산업에 대해 세금감면(세액공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코로나 충격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지탱해 주는 게 반도체 산업이니까 분명 반가운 소식은 맞습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만한 처지도 아닙니다. 미국·중국·대만 등 우리 경쟁국들은 이미 저 앞에서 달려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경쟁국들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은 ‘반도체산업지원법’ 등을 통해 각종 연구개발(R&D)과 인프라에 최대 500억 달러(약 56조 3,000억 원)를 쏟아붓기로 했고,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장비·원자재 등에 관세를 물리지 않는 파격적인 혜택을 이미 주고 있습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최강자인 TSMC를 앞세운 대만도 연구개발(R&D) 투자비의 최대 15%에 대한 세액 공제와 패키지 공정 테스트 비용의 40%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놓치면 산업 생태계의 주도권까지 놓치게 된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지원 대책에 담겨 있는 셈입니다. 그럼 대한민국은 어떨까요. 정부도 그동안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 등 각종 회의체를 만들어 나름대로 지원책을 내놨습니다. 수천억 원대 기금도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막상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게는 유독 혜택이 야박했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이제야 세금 혜택을 주기로 한 것도 이러다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부랴부랴 특별 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세계 1위지만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다른 나라에 뒤처지고 있어 지금이라도 미국 등 경쟁 국가 수준의 파격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세액 공제율 확대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세액공제) 혜택은 연간 수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일단’ 전망되고 있습니다. 예들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R&D 및 시설 투자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확대됩니다. 현재 전통 제조업 분야 대기업들의 기술 투자는 대부분 ‘일반 업종’으로 분류돼 1%(시설 투자)~2%(R&D) 수준의 세금 감면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강 제조사인 포스코가 올해 1,000억 원 규모의 일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고 가정할 경우 이 투자 금액의 1%인 10억 원만 산출 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식입니다. 대기업이더라도 ‘신성장·원천기술’ 분야에 투자한 것으로 인정 받으면 R&D 공제율이 20~30%까지 늘어나고 시설 투자 공제율도 3%까지 확대되지만 이 같은 ‘인증’을 받는 것 자체가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일반, 신성장·원천기술 외에 ‘반도체’ 트랙이 별도로 추가됩니다. 반도체 투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정부는 별도 공제율을 아직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이 반도체 R&D에 대한 공제율을 40%로 상향하는 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해둔 상태다. 시설 투자 세액공제도 3% 이상 수준으로까지 상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런 세율을 기업들에 반영해보면 대략적인 세금 감면 액수를 추산해볼 수 있습니다. 가령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시설 투자액은 약 32조 9,000억 원인데, 이 금액 전부를 개정 세법상 공제 대상으로 인정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는 약 9,870억 원(32조 9,000억 원×3%) 이상의 법인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도 약 21조 1,114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이 금액 전부가 세법상 R&D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또 일명 ‘반도체 트랙’에 우리가 이미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관련 투자는 인정하지 않고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AP·이미지센서)만 인정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이 경우 실제 세금 감면 혜택은 앞서 제시한 것보다는 상당히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단 조세특례법을 개정해 세금 감면 제도를 설계해놓으면 일몰 기간이 다가오더라도 혜택을 종료하기 어려워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기왕에 지원을 맘먹었다면 수천억 원대 혜택을 줘 공격적인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
취임식도 않고 반도체 현장 달려간 문승욱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1.05.07 15:34:0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행보로 반도체 기업을 찾았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다툼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산업 현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문 장관은 7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반도체 기업 실리콘마이터스에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계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스마트폰용·디스플레이용·차량용 전력 반도체 및 모바일 IC 설계 기업이다. 간담회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디자인하우스 및 IP 설계 기업 등 시스템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문 장관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정보기술(IT) 산업으로 확산하고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장관 취임식도 않고 달려왔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반도체 업계의 투자를 이끌기 위해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원책에는 기존 체계와 별도로 반도체 지원 트랙을 만들어 연구개발(R&D)에 최소 30% 이상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시설투자에 대해서도 추가 세액공제를 해주는 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반도체 벨트 전략’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문 장관은 “반도체 투자 관련 재정·세제·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면서 “특히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급 부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최첨단 선단 공정뿐만 아니라 8인치 파운드리 공정 투자도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또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중견 팹리스의 성장을 돕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설계지원센터가 있는 판교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지원센터 등 인프라 시설을 보강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SW)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판교를 오는 2030년까지 팹리스의 창업과 성장의 요람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협력해 중소 업체에 대한 기술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날 삼성전자와 협업해 모바일 기기, 통신·네트워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분야 총 505건의 기술을 중소기업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분야는 모바일 기기(213개), 반도체(68개), 통신·네트워크(45개), 의료 기기(31개), 디스플레이(68개), 가전(20개), 오디오·비디오(27개), 기타(33개) 등이다. 산업부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을 실천하고자 하는 대기업·공기업 등과 함께 기술 이전을 지원하고 있다.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
송영길, 현대차 공장 찾아 “반도체 특위 확대…수급 현황 체크”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1.05.06 17:51:45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반도체 특별위원회를 확대·보완해 차량 반도체 수급 현황을 체크해보고 어떻게 대안을 만들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송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울산 북구에 위치한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갑자기 차량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나 생산에 차질을 빚게 돼 아주 걱정이 많았다”며 “특히 차량 반도체 자체 생산이 거의 없이 98% 이상을 TSMC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반도체 특위를 만들었는데 새 지도부가 구성돼 확대·보완하려고 한다”며 “반도체 특위를 통해 차량 반도체 수급 현황을 체크해보고 앞으로 어떻게 차량 반도체 수입의 다변화나 생산, 기술, 개발 등을 뒷받침할지 살펴보고자 현대차를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현대차 보고를 듣고 (반도체 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의 보고도 들어 새 지도부의 반도체 특위를 확대·보강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차 방문에는 양 의원과 고용진 수석대변인, 울산에 지역구를 둔 이상헌 의원이 참석했다. 당초 최고위원들도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울산에서의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감안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다. 앞서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세제·금융·기술 개발 등을 총망라한 반도체 산업 강화 대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
'특혜'라며 미적대던 정부, 반도체 위기에 '늑장지원'
경제 · 금융 정책 2021.05.06 17:40:36정부가 반도체 투자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공식화한 것은 이대로 가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미국·중국·대만 등 경쟁 국가들에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반도체산업지원법’ 등을 통해 각종 연구개발(R&D)과 인프라에 최대 500억 달러(약 56조 3,000억 원)를 쏟아붓기로 했으며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장비·원자재 등에 관세를 물리지 않는 파격적인 혜택을 이미 주고 있다. 하지만 당정은 그동안 이런 세금 감면 혜택이 대기업에만 집중된다는 ‘특혜’ 논리를 앞세워 지원 확대를 망설이다가 속도전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부랴부랴 특별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세계 1위지만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다른 나라에 뒤처지고 있어 지금이라도 미국 등 경쟁 국가 수준의 파격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세무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세액공제 확대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세액공제) 혜택은 연간 수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체적인 시행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만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R&D 및 시설 투자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확대된다. 현재 전통 제조업 분야 대기업들의 기술 투자는 대부분 ‘일반 업종’으로 분류돼 1%(시설 투자)~2%(R&D) 수준의 세금 감면을 받는다. 예를 들어 철강 제조사인 포스코가 올해 1,000억 원 규모의 일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고 가정할 경우 이 투자 금액의 1%인 10억 원만 산출 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식이다. 대기업이더라도 ‘신성장·원천기술’ 분야에 투자한 것으로 인정 받으면 R&D 공제율이 20~30%까지 늘어나고 시설 투자 공제율도 3%까지 확대되지만 이 같은 ‘인증’을 받는 것 자체가 까다롭다. 글로벌 톱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삼성전자도 상당수 투자가 일반 투자로 분류돼 세액공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일반, 신성장·원천기술 외에 ‘반도체’ 트랙이 별도로 추가된다. 반도체 투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정부는 별도 공제율을 아직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이 반도체 R&D에 대한 공제율을 40%로 상향하는 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해둔 상태다. 시설 투자 세액공제도 ‘3%+α’까지 상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세율을 삼성전자에 반영해보면 대략적인 세금 감면 액수를 추산해볼 수 있다. 가령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시설 투자액은 약 32조 9,000억 원이었다. 이 금액 전부를 개정 세법상 공제 대상으로 인정 받는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는 약 9,870억 원(32조 9,000억 원×3%) 이상의 법인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비용(약 21조 1,114억 원)은 사업보고서에 공시되는 R&D 비용과 세법상 R&D 비용의 정의와 인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금액 전체에 대한 세액공제가 이뤄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반도체도 메모리(D램·낸드플래시)와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AP·이미지센서) 등 여러 가지 제품으로 나뉘는데 이 제품들이 모두 반도체 트랙에 올라탈지, 아니면 일부만 올라탈지 등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현 상태에서 세액 감면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단 조세특례법을 개정해 세금 감면 제도를 설계해놓으면 일몰 기간이 다가오더라도 혜택을 종료하기 어려워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부는 한편 세액공제 확대와 더불어 다양한 ‘K-반도체 벨트’ 종합 정책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소부장 반도체펀드와 모태펀드, 시스템 반도체 상생펀드 등에 총 2,800억 원을 추가 지원해 직접 자금 지원을 늘리는 한편 산업은행이 나서 시설 자금 장기 저리 융자 프로그램도 추가 조성할 방침이다. 반도체 인력을 늘리기 위한 대학 내 정원 조정도 추진한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이날 “업계에서는 현재 연간 1,856명인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산업 성장세 확대 등을 감안해 대학 내 학과를 조정하는 한편 대학원 정원 증원, 공동 학과 신설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
윤호중 "차량용 반도체 지원..파격 대책 준비 중"
정치 정치일반 2021.05.06 10:51:1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세제·금융·기술 개발 등을 총망라한 반도체 산업 강화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민주당은 어려움에 처한 차량용 반도체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사양 반도체 시장을 한국이 선점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추가 방안도 제시해 나가겠다"면서 "단기적으로 해외 부품의 긴급 조달 방안부터 반도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중장기적 논의 등에 대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는 이날 오후 울산 현대차 공장도 방문하기로 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국정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야당도 힘을 보태달라"며 야당의 협조도 당부했다.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보고서 채택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하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세대와 지역의 벽을 넘어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으로,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회복을 위해 국민을 통합시켜 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
美 반도체 공세에 놀란 정부... 투자 세액공제 '30%+α'로 확 늘린다
경제 · 금융 정책 2021.05.06 10:24:36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달 중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K-반도체 벨트전략’도 공개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제9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반도체 육성계획 추진 전략을 내놨다. 우선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대기업에 대한 R&D 및시설투자세액 공제율은 일반업종이 1~2%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성장·원천기술로 인정 받는 경우에 한해 각각 3%(시설투자), 20~30%(R&D)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기업이 반도체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양산시설 확충에 나설 수 있도록 기존 신성장원천기술 이외의 별도 트랙을 만들어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도체 R&D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40%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직접 자금 지원도 더 확대하기로 했다. 소부장 반도체 펀드와 모태펀드,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 등에 총 2,8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산업은행이 나서 시설자금 장기저리융자 프로그램도 추가 조성할 방침이다. 반도체 인력을 늘리기 위한 대학 내 정원 조정도 추진한다. 홍 부총리는 “업계에서는 현재 연간 1,856명인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산업성장세 확대 등을 감안해 대학 내 학과를 조정하는 한편 대학원 정원 증원, 공동학과 신설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
① 4년전처럼 반도체 초호황인데…삼성, TSMC 공세에 파운드리 격차 더 벌어져
산업 기업 2021.05.05 16:35:25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7년의 데자뷔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005930)가 기회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는 선두 주자인 대만 TSMC에 투자 규모에서 밀려 추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초격차’ 전략으로 세계 1위를 유지하던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시장점유율이 줄어들어 경쟁사들에 위협을 받는 국면이다. 더구나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을 기점으로 미국이 TSMC, 일본 기업들과 연합해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수감으로 총수 부재인 삼성전자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 미국의 대중 규제가 강화되면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①파운드리 추격 시급한데 투자에서 밀려=파운드리는 자체 반도체 제품을 출시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생산 전문 기업이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급증한 주문을 소화하지 못할 만큼 파운드리 업계는 슈퍼사이클의 중심에 있다. 앞서 2019년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며 10년간 13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8%로 2030 계획을 발표한 2019년 1분기(19.1%)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같은 기간 48.1%에서 56%로 점유율을 늘린 1위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투자 규모에서도 밀려 앞으로 파운드리 사업 역전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TSMC는 올해 초 280억 달러(약 31조 5,000억 원)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에는 향후 3년 동안 1,000억 달러(약 112조 6,000억 원)를 더 쏟아붓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는 산업의 특성상 조금이라도 앞선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시장점유율과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10년 동안 투자할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단기간에 쓰겠다고 한 TSMC의 물량 공세를 고려하면 추격이 쉽지 않은 것이다. ②메모리 반도체 수성도 위태=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를 장기간 유지해온 메모리 반도체에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삼성전자는 1993년 D램 시장 1위에 등극한 후 선두를 내준 적이 없다. 그러나 시장 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6년 46.6%에서 지난해 41.7%로 하락하는 등 최근 1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후발 기업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신제품 개발이 경쟁사에 비해 늦어진 결과다.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권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176단 3차원 낸드 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다. 낸드는 높게 쌓을수록 용량과 효율이 개선되는 제품인데 당시 삼성전자의 최첨단 제품(128단)에 비해 성능이 좋은 것이어서 삼성 내부에서도 기술 역전에 대한 충격이 컸다. 또한 마이크론의 경우 글로벌 낸드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몸집을 불리면 2002년부터 낸드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③리더십 부재에 투자 결정 지연=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지만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로 상황 반전의 발판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1월 국정 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수감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반도체 위기론이 확산되자 산업계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 사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지금은 반도체의 위기,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반도체 투자와 고용을 통해 한국 경제 반등의 마중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④점점 강도 높아지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발 벗고 나설 정도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삼성전자에 리스크 요인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TSMC를 필두로 한 대만 기업들과 소재·장비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일본 업체들과 연합해 중국을 배제하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1곳만 지을 계획이었지만 이를 6곳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이러한 TSMC의 투자 확대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와 밀월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기술 추격을 억제하기 위해 반도체 미세공정의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다른 장비로 확대할 방법을 마련 중이다. 이 경우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
與 이원욱 "이재용 사면 필요성 강력해…반도체 위기 극복해야"
정치 정치일반 2021.05.04 11:25:06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우 불안한 경제와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국민들도 요구하고 있고 정부가 좀 적극적인 고민을 해야된다"고 말했다. 최근 보수 야당과 종교계가 이재용 부회장 특별사면을 요구했지만, 여권에서 이를 공식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이 의원은 반도체 문제가 이번 달 말 열릴 한미정상회담의 의제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일각에선 반도체 투자를 약속하고 백신을 공급받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반도체 투자를 우리가 미국에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투자를 하려면 투자에 대한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한국에선 투자할 회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도일 텐데, 그 삼성전자의 이 부회장이 지금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반도체 수급 상황, 미국에 대한 투자 등을 봤을 때 이재용 부회장 사면 필요성이 강력히 존재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
성큼 다가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삼성·SK, 하반기 실적 날개달까 [D램값 26% 폭등]
산업 기업 2021.05.01 09:10:00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이 지난달 26%까지 오르며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산업이 장기 호황을 의미하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달 30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3월말에 비해 26.67% 상승한 3.8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월 한 차례 가격이 5.26% 오른 뒤 별다른 움직임 없이 횡보를 거듭하다 2분기 계약을 시작하는 4월에 갑자기 뛴 것이다. 2017년 1월 고정거래가격 35.8% 상승 기록을 세운 이래 가장 최대의 상승 폭이다. 서버용 D램 가격도 클라우드 기업들의 재고 확보 움직임으로 15~18%가량 상승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상승했다. 메모리카드와 USB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가격도 이달에 전달보다 8.57% 오르며 평균 4.56달러에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말 고정거래가가 전달보다 3% 하락하는 등 시황이 좋지 않았던 낸드플래시가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반전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여파로 PC 수요가 증가했고 기업 데이터센터 서버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몸값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값 26% 폭등] “슈퍼사이클 대비하자”…삼성전자, 하반기 2곳 신설라인서 낸드 양산 하반기 각국 경기부양책 영향 등으로 모바일·서버 등 전반 수요 증가전망 평택P2·中시안 낸드라인 가동 땐 분기 영업익 최대 11조까지 기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증하면서 하반기 이들이 선보일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와 코로나19발(發) PC·서버의 수요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올 하반기 2곳의 신설 라인에서 양산에 돌입하는 삼성전자가 호황의 과실을 선점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장조사 기관인 트렌드포스는 4월 말 기준 PC용 D램(DDR4 8Gb)의 고정 거래 가격이 전월에 비해 26.67%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같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에서 “현재 노트북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계속되는 쇼티지(부족) 상황”이라며 “지난해보다 20%가량 생산 목표를 높여 잡은 이들의 2분기 노트북 생산량을 감안할 때 PC용 D램 가격은 8% 더 상승할 수 있으며 3분기에는 3~8%가량 상승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서버용 D램도 클라우드 기업들의 재고 확보 움직임에 영향을 받았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서버용 D램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낸드플래시는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의 영향을 받아 보합에 머물렀던 가격을 털고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분기 한때 고정 거래 가격이 3%대로 하락한 이후 횡보를 걸어왔던 낸드플래시는 이달 말 제품 사양에 따라 기준 최소 4.37%에서 최대 8.57%까지 가격이 뛰었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극심한 공급 부족이 빚어지자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 일부를 자동차용 반도체로 전환했다”며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는 이미 슈퍼사이클 맞이에 분주하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우호적인 업황을 기대한다”는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지난 4월 29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D램을 중심으로 모바일과 서버·PC 등 응용처 전반의 수요 강세가 예측된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각국에서 펼친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를 시인하며 “고객사 일부는 1년 이상의 장기 공급이나 전략적 관계의 확대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반도체 업계는 지난 2017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P1 라인을 완공해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입었던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관심이 쏠린 곳은 경기도 평택의 P2에 새롭게 만들어진 낸드플래시 및 파운드리 생산 라인과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 신규 라인이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라인의 양산 타이밍이 슈퍼사이클과 맞아떨어질 경우 분기 영업이익 10조~11조 원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실적은 결국 고객사가 이미 확보한 재고 물량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높아진 반도체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해 실적 향상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홍남기 “반도체 R&D 세제 지원 확대 검토...K벨트 전략 거의 마무리”
경제 · 금융 정책 2021.04.28 17:04:00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반도체 첨단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SK하이닉스 등의 기업이 전력, 용수 등 인프라 구축과 세제 지원 같은 정부의 측면 지원을 많이 요구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놀라울 정도로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선진국 간 치열한 경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여당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40% 세액공제를 해주겠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야당에서는 50% 수준까지 높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최근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에 대해 홍 부총리는 “코로나 19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GVC)이 불안정성을 보이면서 파급 효과가 왔다”며 “단기적으로는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통관 간소화, 해외 확보협상을 할 때 백신예방접종자 자가격리 등의 측면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부품이 없어서 공장이 서는 일이 없도록 기업의 차량용 반도체 투자기술개발 로드맵을 만들어 여력을 확보하고, 기업 간 매칭을 위한 연계 시스템을 만들어주겠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미국의 반도체 서플라이체인 확보 움직임에 대해 “반도체는 국가산업으로 볼 때 핵심산업이고 미국, 중국, 유럽연합(EU)를 중심으로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 노력이 심화되어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빅3 경제장관회의에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동향을 점검하고 있고, K-반도체 벨트 전략 검토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는 등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유전 발견과 수출 이후 산업 전반의 투자가 위축돼 장기적으로 성장이 둔화된 ‘네덜란드 병’ 우려에 대해 홍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선두 지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반도체는 4차 산업시대에 필수 인프라가 됐기 때문에 ‘네덜란드병’ 우려 보다는 반도체 산업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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