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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수준 임상능력 확보…전세계 허가 경험 큰 강점"
산업 산업일반 2025.03.24 17:50:57“셀트리온의 강점은 대규모 글로벌 임상 수행 능력과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한 의약품 허가 경험과 노하우입니다.” 박재휘(사진)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전무)은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넥스트 이노베이션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무는 2006년 셀트리온에 입사해 바이오의약품 임상과 허가 분야에서 20년간 한 우물을 파온 베테랑이다. 임상과 허가 분야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 부분의 마무리 단계이자 상용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업무다. 박 전무는 “2010년 제품개발부문이 처음 만들어질 당시 아무도 해본 사람이 없었고 말로 표현 못 할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지금은 임상 환자 모집, 품질 높은 데이터 확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밴더 관리 등 A부터 Z까지 글로벌 톱 수준의 임상 및 허가 수행 능력을 가진 조직이 됐다”고 전했다. 박 전무는 ‘램시마’의 국내(식품의약품안전처), 유럽(유럽의약품청), 미국(미국식품의약국) 등 허가 실무를 맡았다. 그는 “과거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규제 기관에도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며 “바이오 의약품의 농도·구조·분석법 등에 대한 수천 가지 질문의 답을 구하고 설명하면서 개념을 하나하나 정립해나갔다”고 회고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허가를 받기 위해 수천 장에 달하는 전자 서류를 준비하고, 전문가 집단과 리허설을 통해 최종 ‘승인’이라는 결과를 얻기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박 전무는 “유럽의 경우 허가 막바지에 임상 데이터 문제로 백업 샘플로 처음부터 분석하고 검증하기도 했다”며 “최종 데이터 작성까지 정해진 기간을 맞추기 위해 6개월이 걸릴 작업을 불과 2개월 만에 해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온 ‘셀트리온인(人)’이 바라보는 현재와 미래는 어떨까. “셀트리온의 자부심은 한국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 1등은 아니지만 바이오시밀러 1등이라는 것입니다. 덕분에 식약처는 물론 대한민국 (바이오의) 위상도 많이 올라갔죠.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또 다른 혁신에 나서야 할 때죠.” -
'바이오 불모지' 韓, CMO·시밀러 리더로
산업 산업일반 2025.03.24 17:43:39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한국이 바이오 산업 불모지에서 글로벌 1위 경쟁력을 갖춘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두 회사 모두 허허벌판이었던 인천 송도 간척지에서 시작해 숱한 고비와 어려움을 뚫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우뚝 섰다. 송도는 두 회사의 분투에 힘입어 세계 최대의 바이오 생산기지, 세계 1위의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위치한 한국의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했다. 깃발은 셀트리온이 먼저 들었다. 셀트리온은 2002년 5월 1공장을 착공하고 위탁 생산(CMO)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는 단순 생산이 아닌 11종의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을 갖춘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퍼스트무버로 성장했다.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2013년 유럽의약품청(EMA),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았다. 램시마는 지난해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128년 국내 제약 산업 역사상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발 늦은 2011년 CMO 사업에 진출했지만 특유의 속도전을 펼치며 압도적인 생산력과 품질의 초격차 경쟁력으로 글로벌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 20곳 중 17곳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국내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을 달성해 제약·바이오 리딩컴퍼니로 성장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 산업은 30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역사에도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특히 국내 CMO와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짧은 시간에 급성장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왔다”고 말했다. -
"바이오도 삼성이 하면 다르다"…10년만에 CMO 초격차 '질주'
산업 산업일반 2025.03.24 17:42:45“삼성이 하면 다를 것이다.” “삼성이라고 별다른 뾰족한 수가 있겠나.” 2011년 2월 삼성이 글로벌 제약 서비스 기업인 퀸타일즈(현 아이큐비아)와 3000억 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나온 반응이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대표적인 기술집약적 지식 기반 산업이다. 특히 신약 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도 결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삼성의 바이오 분야 진출 역시 긍정론과 회의론이 동시에 교차했다. 결론적으로 바이오를 미래 산업으로 선택한 삼성의 판단은 옳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합작사 설립 발표 약 두 달 뒤인 2011년 4월 설립돼 10년 만에 글로벌 CMO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현재 국내외 고객사로부터 총 232건의 CMO 및 생산 프로젝트를 총 162억 달러(23조 원)에 수주하고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85%)을 고객사로 확보한 CMO 명가(名家)가 됐다. ◇선대회장이 뿌린 씨앗, 스피드 경영으로 완성=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은 2010년 5월 승지원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의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액정디스플레이(LCD) 등의 상품도 10년 이내 따라잡힐 수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바이오 사업을 삼성의 신성장 동력으로 공식화한 순간이었다. 삼성은 결정이 내려지자 특유의 속도전을 펼쳤다. 신속한 대규모 투자 결정이 거듭 이어졌다. 방향을 설정한 지 불과 1년도 안 된 2011년 2월 CMO 사업 진출을 선언했고 그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켰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경제자유구역 내 약 27만 ㎡(약 8만 평) 부지 매입 계약부터 인허가 등 각종 행정 절차, 1공장 착공과 가동 및 생산 계획을 공개하며 사업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 ◇삼성도 바이오는 후발 주자…제로베이스에서 이뤄낸 첫 수주=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5월 1공장 착공식을 열고 3만 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바이오의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같은 각국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규제 산업이다. 더구나 삼성은 바이오나 제약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도 통하지 않았고 바이오의약품 생산 경험도 없는 후발주자의 핸디캡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경험이 없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을 건설 중인 1공장으로 끊임없이 초청해 특장점을 설명하며 설득했다. 이 같은 노력은 2013년 7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의 첫 상업 생산 계약으로 이어졌고 3개월 뒤에는 스위스 로슈와 생산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제2캠퍼스 시대 4월 개막…1~4공장 노하우·첨단기술 결정체=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력 18만 ℓ를 보유한 5공장을 다음 달부터 가동한다. 제1캠퍼스(1~4공장)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제2캠퍼스(5~8공장) 시대의 막을 여는 것이다. 5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이 총 78만 4000ℓ에 달해 세계 1위의 초격차 생산력을 확보하게 된다. 2011년 5월 1공장 착공식을 열고 인천 송도에 3만 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설한 지 14년 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증설을 계기로 제2바이오캠퍼스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36만 ㎡에 달하는 11공구 부지에는 5공장을 시작으로 6~8공장 및 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이 순차적으로 건설된다. 6~8공장 역시 5공장과 같은 레이아웃으로 설계하고 빠른 공정을 위해 건물의 구성 요소를 공장에서 제조한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식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들은 “제2바이오캠퍼스가 새로운 ‘신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4년 전과 조금 다른 것은 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
“원전 수출은 종합예술”…KEDO 덕에 바라카서 쾌거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3.18 05:30:00“맨체스터 시티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한 다음 날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일간지에 축하 광고를 실었죠.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변준연 전 한국전력공사 부사장은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최종 사업자로 깜짝 선정된 것은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나라가 우승컵을 거며쥔 것과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첫 시도부터 성공하긴 어렵다”며 기대하지 않았는데 미국·프랑스·일본과 같은 쟁쟁한 원전 선진국을 제치고 계약을 따냈기 때문이다. 바라카 원전은 UAE 사막 한가운데 1.4GW 원자로 4기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으로 규모가 200억 달러(약 29조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수주한 지 15년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단일 사업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플랜트라는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변 전 부사장은 “바라카에서 한국은 세계 여섯 번째 원전 수출국이 됐고 UAE는 아랍 국가 최초 원자로 보유국이 됐다”며 “‘신이 내린 축복’이라는 의미 그대로 바라카는 한국과 UAE 양쪽 모두에게 축복이 됐다”고 말했다. ◇모두가 “안된다”…사무실 없이 수주전 지금은 신화가 됐지만 수주전이 진행되던 2009년만 해도 국내외 분위기는 ‘비관론’으로 요약됐다. 해외 원전 건설 경험 없는 공기업이 산업·물류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사막 한가운데 원전을 지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변 전 부사장은 “당시 국회에서 국회의원 수십 명이 참여한 토론회가 열렸다.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안 될 거라고만 성토하더라”며 “여당 의원들조차 기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국제사회에서도 프랑스를 가장 유력한 수주 후보자로 점치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UAE와 프랑스의 외교 관계가 긴밀했기 때문이다. 변 전 부사장은 “2009년 2월 입찰 설명회가 열렸을 당시 미·일·프 관계사 20여 곳이 모였다”며 “제가 한전 대표로 참석했는데 그 누구도 KEPCO(한전)가 뭐 하는 곳인지 관심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기대가 낮다 보니 협상단의 여건은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변 전 부사장은 “현지 상주 사무실도 꾸리지 못했다”며 “경쟁사들은 협상이 열리는 7성 호텔에 상주하며 물밑 접촉을 하는데 우리는 왕복 1만 4000㎞를 오가는 데만 며칠씩 버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2009년 한 해 동안 사실상 격주에 한 번씩 UAE를 방문했다”며 “당시만 해도 아부다비에서 한국으로 오는 노선이 새벽 3시에 하나밖에 없어 무박 사흘 출장이 되는 일도 허다했다”고 기억했다. ◇엘리베이터 뜯어고친 고객 우선 세일즈 열악한 조건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객 감동 세일즈’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었던 본사의 엘리베이터와 기도실이 대표 사례다. UAE 측의 방문이 잦던 2009년 당시 본사의 6개 주 엘리베이터 중 하나를 황금색으로 바꿨다. UAE 사람들이 황금색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한 조치였다. 본사 회의실 중 하나를 기도실로 리모델링하기도 했다. 무슬림이 하루에 다섯 번씩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한 배려다. 공사 당시 이슬람 율법에 맞춰 기도실과 세족실까지 완벽하게 구비해 UAE 사절단이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사업 수주 이후에도 고객 관리는 이어졌다. 한전은 2011~2012년 시즌 맨체스터 시티 FC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하자 다음 날 바로 UAE 최대 일간지에 축하 광고를 내기도 했다. 구단 보유주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를 겨냥한 ‘감동’ 마케팅이었다. 변 전 부사장은 “계약이 끝났다고 고객관리에 소홀하면 안 된다”며 “계약 후에도 각고의 노력을 통해 UAE 측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전뿐 아니라 민간 협력사와 정부까지 총동원된 ‘원팀 전략’도 수주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한전 고위급 인사들은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청와대와도 접촉하며 역량을 결집했다. 대통령이 친서를 전달하고 정부에서 경제·안보 협력을 약속한 덕에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한국식 원팀이 효과를 보자 바라카에서 고배를 마신 프랑스와 일본은 한전 모델을 벤치마킹해 각각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일본 국제원자력개발주식회사(JINED) 중심의 수직화된 수출 체계로 개편하기도 했다. 변 전 부사장은 원전 수출은 단순히 기술이나 설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정치·문화·국방이 총망라된 종합예술이라고 강조했다. 변 전 부사장은 “원전 세일즈에서 우리 원자로가 얼마나 좋은지 설명하는 것은 하수”라며 “상대 측은 이미 기술 분석은 끝낸 상태다. 중요한 것은 패키지 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한국과 UAE 관계는 각별해졌다. 아크부대가 파병되는가 하면 아부다비의 셰이크칼리파병원은 서울대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2009년 전략적 동반자가 된 이후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됐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한국이 맺는 외교 관계에서 동맹 바로 아래 단계다. ◇“KEDO때 해봤다”…준비된 팀코리아 변 전 부사장은 바라카 원전이 엄밀한 의미에서는 한국의 최초 해외 원전 사업이 아니라고 귀뜸했다.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진행된 대북경수로(KEDO) 사업에서 해외 건설 경험을 축적했다는 의미다. KEDO는 1994년 체결된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추진된 기구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1GW급 가압경수로 2기를 북한에 지어준다는 내용이다. 공개입찰도 아니었고 한반도 내에서 진행된 사업이지만 발주처가 미국·일본·EU로 구성된 KEDO 집행위원회였던 데다 현장 근로 인력에 우즈베키스탄 인력도 파견돼 사실상 해외 건설 사업 성격을 띠었다. 변 전 부사장은 “KEDO 사업을 진행하며 원전 관련 국제 계약도 체결하고 시공·감리·조달 등 각종 업무에서 글로벌 표준 양식에 맞춰 작업 했다”며 “당시 KEDO 집행위 요구에 맞춰 업무한 경험을 십 년 넘게 쌓아둔 덕에 UAE 측의 세세한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 전 부사장은 “바라카 원전 공사가 최고조였던 2016년에는 총 34개국에서 온 2만 2000여 명의 인력이 사막 한가운데서 함께 숙식하며 작업해야 했다”며 “KEDO 경험이 없었다면 그 엄청난 작업을 원활히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006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KEDO 사업이 중단된 것도 바라카 수주의 원동력이 됐다. KEDO 사업에 참여했던 한전과 협력사로서는 새로운 해외 사업이 없으면 당장 일감이 끊길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UAE에서 원전 신설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전 측이 삼성동 본사 지하에 민간 시공사 직원과 국내외 전문가까지 포함해 80명 규모의 워룸을 꾸린 이유다. 변 전 부사장은 “시간이 지난 뒤 UAE 측과 이야기해보니 수주에 임하는 태도부터 한국은 남달랐다고 하더라”며 “프랑스와 미국은 협상단을 다소 무례하게 대하고 일본은 과잉 의전만 하는 반면 한국 측에서는 열정과 절실함이 느껴졌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KEDO 사업 무산으로 한국이 회수 못한 투자금이 약 15억 달러”라며 “그 수업료를 낸 덕에 바라카에서 200억 달러 사업을 수주했으니 전화위복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
고리1호 54년만에…K원전 '엘리트클럽' 출범 [다시, KOREA 미러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17 18:06:59한국이 전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에서 개발과 운영 노하우를 모두 갖춘 초일류 국가로 인정받았다. 원전 수출 국가만 운영할 수 있는 ‘오너 클럽’이 최근 공식 출범하면서다. 현재 오너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프랑스·캐나다 등 4개 국가뿐이다. 1971년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전수로 고리 원전 1호기의 첫 삽을 뜬 지 54년 만에 우리나라가 원전 최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7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한전KPS·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원전 기업,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운영하는 UAE에너지공사(ENEC) 등과 함께 한국 독자 원전인 ‘APR-1400’의 오너 그룹 출범식을 열었다. 이 그룹은 원자로 운영 기관들이 기술 협력과 운영·정비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모품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결성하는 단체다. 오너 그룹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대표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했다는 의미라는 게 한수원 측의 설명이다. 한수원은 최종 사업자 발표가 임박한 체코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 등으로 APR-1400을 수출해 오너 그룹 회원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전 세계 200여 개국 중 원전을 가동하는 나라는 32곳 정도에 불과하다”며 “그중 수출까지 가능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곳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산업 전기료, 세계 최하위…'K제조업 버팀목' 된 한전
경제·금융 공기업 2025.03.17 18:05:20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핵심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뒷받침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2023년 평균 산업용 전기요금은 ㎿h당 122.1달러로 2020년(94.3달러) 대비 29.5% 상승했다. 주택용 전기요금 역시 같은 기간 ㎿h당 103.9달러에서 130.4달러로 25.5% 올랐다. 연평균 8~9%씩 산업·주택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셈이다. 인상률만 보면 우리나라 요금이 상당히 비싼 수준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해당 기간 전력 요금을 높인 것은 한국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한 데다 데이터센터 설치와 인공지능(AI) 산업 발달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로 세계 각국에서 전기요금을 가파르게 올렸다. 실제로 영국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2020년 155.8달러에서 2023년 321.4달러로 2배 이상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제조업 국가인 독일도 같은 기간 산업용 전기요금을 173.4달러에서 220.1달러로 30% 인상했다. 이에 2023년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35개국 중 26위에 불과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이 한국보다 저렴한 국가는 헝가리와 튀르키예 단 두 곳뿐이었다. 전기 업계에서는 중장기 전력망 구축을 고려해서라도 전기요금 현실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지만 여전히 부채가 205조 원에 달한다”며 “그동안 누적된 손해를 만회하려면 원가보다는 더 받는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산업 발전에 따라 급증하는 송배전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한전의 재무구조 안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중대사고 확률 100만분의 1…'종주국' 美도 유일하게 인정한 K원전
경제·금융 공기업 2025.03.17 18:04:15한국이 개발한 독자 원전인 ‘APR1400’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경제적인 가압경수로’다. 한국이 처음으로 스스로 만들어낸 한국형 표준 원전(OPR1000)에서 발전 용량을 키우고 각종 안전 장비를 강화한 덕에 국제 기준에 비춰 봐도 APR1400보다 나은 노형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17일 “정치적 요인을 빼고 순수하게 기술적 측면만 보면 APR1400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 미국 외 국가에서 만들어진 원전 중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받는 데 성공한 제품은 APR1400밖에 없다.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미국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품질이 보증된다는 이야기다. APR1400은 미국 못지않게 까다로운 유럽연합(EU)의 사업자요건(EUR)도 획득했다.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APR1400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우선 원자로 노심 융해 등을 막기 위한 비상 냉각수 안전주입계통(SIS)이 기존 한국형 원전인 OPR1000에서는 2개였지만 APR1400에서는 4개로 늘었다. 여기에 격납고의 밀폐성도 높이고 각종 보조 장치의 안정성도 높여 중대 사고가 발생할 기술적 확률을 연간 10만분의 1회에서 100만분의 1회로 획기적으로 낮췄다. 내진 설계도 강화했다. OPR1000은 규모 6.4의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됐다면 APR1400은 규모 7.3의 지진에도 거뜬하다. 반면 APR1400 원자로 1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1.4GW로 OPR1000보다 40% 향상됐다. 설계수명은 기존 40년에서 60년으로 50% 더 증가했다. 아날로그 버튼과 밸브로 조작하던 원전의 주 제어 장비도 모두 디지털 장비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건설 단가 역시 프랑스나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20%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국제사회에서도 APR1400의 경쟁력은 두루 인정받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사이먼 보언 영국 원자력청 의장은 영국 원전 개발 계획을 밝히며 APR1400이 적용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를 두고 “최근 20년 내 가장 성공적인 원전”이라고 평가했다. UAE원자력공사(ENEC) 관계자 역시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APR 오너스그룹 출범식에서 “APR1400은 가압경수로 원전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보름마다 1.4만㎞ 비행…K원전, UAE 마음 뺏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17 18:03:51“맨체스터 시티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한 다음 날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일간지에 축하 광고를 실었죠.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변준연 전 한국전력공사 부사장은 “UAE 원전 수주전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최종 사업자로 낙점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바라카 원전은 UAE 사막 한가운데 1.4GW 원자로 4기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으로 규모가 200억 달러(약 29조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수주한 지 15년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단일 사업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플랜트라는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수주전이 본격화한 2009년만 해도 우리나라가 사업을 따낼 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국제사회에서도 프랑스를 가장 유력한 수주 후보자로 점치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UAE와 프랑스의 외교 관계가 긴밀했기 때문이다. 변 전 부사장은 “2009년 2월 입찰 설명회가 열려서 가보니 누구도 한전이 뭐 하는 곳인지 관심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기대가 낮다 보니 협상단의 여건은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사들은 7성급 호텔에 상주하며 협상을 벌이는데 우리 대표단은 한국에서 아부다비까지 격주에 한 번씩 왕복 1만 4000㎞를 오가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았다는 게 그의 회상이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객 감동 세일즈’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었던 본사의 엘리베이터와 기도실이 대표 사례다. UAE 측의 방문이 잦던 2009년 당시 본사의 6개 주 엘리베이터 중 하나를 황금색으로 바꿨다. 사업 수주 이후에도 고객 관리는 이어졌다. 한전은 2011~2012년 시즌 맨체스터 시티 FC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하자 다음 날 바로 UAE 최대 일간지에 축하 광고를 내기도 했다. 구단 보유주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를 겨냥한 ‘감동’ 마케팅이었다. 한전뿐 아니라 민간 협력사와 정부까지 총동원된 ‘원팀 전략’도 수주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한전 고위급 인사들은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청와대와도 접촉하며 역량을 결집했다. 대통령이 친서를 전달하고 정부에서 경제·안보 협력을 약속한 덕에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한국식 원팀이 효과를 보자 바라카에서 고배를 마신 프랑스와 일본은 한전 모델을 벤치마킹해 각각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일본 국제원자력개발주식회사(JINED) 중심의 수직화된 수출 체계로 개편하기도 했다. 변 전 부사장은 원전 수출은 단순히 기술이나 설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정치·문화·국방이 총망라된 종합예술이라고 강조했다. 변 전 부사장은 “원전 세일즈에서 우리 원자로가 얼마나 좋은지 설명하는 것은 하수”라며 “상대 측은 이미 기술 분석은 끝낸 상태다. 중요한 것은 패키지 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한국과 UAE 관계는 각별해졌다. 아크부대가 파병되는가 하면 아부다비의 셰이크칼리파병원은 서울대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
원전 3대 핵심설비 국산화…100년 뒤에도 '안전한 전기' 만든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3.17 18:03:35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새울원자력발전소는 최근까지 주 출입구를 2개 운영했다. 공정률 96.1%를 기록하고 있는 새울 3·4호기 작업 차 하루에도 수백 명의 근로자가 오가고 자재 트럭이 드나드는 탓이다. 번잡한 공사 현장이지만 최고 등급의 보안 시설에 어울리게 모든 출입자가 두 차례에 걸친 신원 확인 작업을 거친 뒤에야 현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새울 3·4호기 옆으로는 한국형 차세대 가압경수로 APR1400 모델이 처음으로 적용된 새울 1·2호기가 쉴 새 없이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가동된 지 8년이 넘은 탓에 새울 1·2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수조에는 이미 300여 다발의 사용후핵연료 봉이 열기를 식히고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APR1400의 가장 큰 특징은 40년이던 설계수명을 60년으로 늘렸다는 점”이라며 “30~40년의 계속운전을 고려하면 100년 가까이 쓸 수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새울 1호기는 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니 2075년이 되면 설계수명이 다한다. 하지만 두세 차례 계속운전 허가를 받는 것만으로도 2100년까지 거뜬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한수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새울 1호기를 모델로 지어진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4기는 물론 새울 1호기 이후 한국에 지어진 APR1400 원전 5기 모두 사실상 22세기까지 ‘현역 장비’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원자력 업계 관계자들은 새울 1호기 공사의 첫 삽을 뜬 지 18년이 지나면서 한국의 원자력 기술 수준도 상당히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압경수로의 3대 핵심 장비로 불리는 △냉각재 펌프 △증기발생기 △제어계측장치(MMIS)를 모두 국산화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3대 장비에 더해 증기터빈과 가압기 등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어느 나라든 원전을 만들려면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자신감이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바라카 원전 수출 당시만 해도 국내 기술 부족과 현지 사정 등으로 주요 설비를 미국·일본 회사로부터 수입해야 했다”며 “이제는 한국 제품의 수준이 높아져 오히려 원전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선진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 제품을 주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증기발생기와 터빈, 가압기, 냉각재 펌프 등 핵심 설비 제조 기술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집트·중국·캐나다 등에서 원전 기자재를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최대 소형모듈형원전(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에도 증기발생기와 원자로를 납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SMR 시장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미국이 설계 기술 등 원천 기술에서 앞서지만 제조 역량은 우리가 한 수 위”라며 “대형 원전과 SMR 모두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초격차 비밀병기’ 넥스트 퀀텀닷 개발 한창
산업 산업일반 2025.03.10 17:44:416일 찾은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연구소. 4층 연구실에 들어서니 삼성전자 소속 연구원들이 플라스크 안에 든 용액 속에서 입자를 만드는 작업을 반복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온도를 조절하고 투입 물질을 바꿔가며 공들여 만든 물질을 가까이 들여다봤지만 맨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입자의 정체는 바로 퀀텀닷(QD).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한 이 입자는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이 TV 필름을 통과할 때 갖가지 색으로 바뀌는 역할을 하는데 삼성전자가 독보적 기술을 자랑하는 QLED TV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삼성이 2015년 개발한 QD 기술은 삼성의 TV 초격차를 또 한번 굳건하게 했다. 원래 QD의 주 재료인 카드뮴은 비싸고 밝은 빛을 견디지 못했다. VD사업부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부문) 산하 중앙연구소 SAIT와 함께 2013년 불가능해 보이던 카드뮴 없는 QD 개발에 착수해 2년 만에 성공했다. 경쟁사들은 여전히 삼성에 비견할 카드뮴 없는 QD를 개발하지 못해 TV의 초격차 기술이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삼성은 새로운 10년의 초격차를 만들어 낼 ‘넥스트 QD’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후보 기술로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무안경 3차원(3D), 투명 디스플레이, 전자 종이(이페이퍼) 등이 꼽힌다. 일단 상용화가 가깝고 시장성이 높은 기술은 이페이퍼와 무안경 3D 기술. 종이지만 전기신호를 통해 잉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페이퍼는 종이의 역할을 대체할 만큼 사업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소비 전력을 낮추고 휴대성을 높이는 데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손상현 삼성전자 VD사업부 선행디스플레이랩장은 “어떤 가격표를 매기든 납득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불가능해 보일 만큼 목표를 높게 잡고 끈기 있게 달성해온 것이 10년 넘게 초격차를 유지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
“고정관념 깬 혁신이 TV 왕국 지속 비결”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10 17:43:05“이건희 선대회장께서 규격에 관계없이 촬영한 그대로 방영할 수 있는 브라운관을 만들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을 때 직원들은 황당해하며 다들 반대했죠. 하지만 그런 파격 때문에 해당 제품은 대성공을 거뒀어요.”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선대회장의 지시로 탄생한 ‘삼성 명품플러스원 TV’ 개발 과정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1967년 삼성에 입사한 그는 삼성전자(005930) 전략기획실장과 삼성전관(삼성SDI(006400)) 사장 등을 거치며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 선대회장을 보좌했다. 1996년 출시된 삼성 명품플러스원은 당시 TV의 표준 화면 규격(4대3)과 달리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화면 규격인 12.8대9 비율을 갖췄다. 이 제품의 성공으로 경쟁사보다 20% 이상 저렴했던 삼성 TV의 가격이 경쟁사의 96% 수준까지 높아졌다. 손 전 원장은 “선대회장은 방송을 찍고 난 다음 TV로 나올 때 양쪽 1~2인치가 잘리는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며 “영화나 드라마에 양측 끄트머리에 임팩트 있는 장치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상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전자뿐 아니라 코닝이 새 유리를, 삼성전관이 이에 적합한 브라운관을 개발하며 머리를 맞댔다. 손 전 원장은 “단순히 제품 규격을 깨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선대회장은) 조직 간 융합 문화를 만들어 관계사들이 조직 이기주의에서 탈피하기를 원했다”며 “관계사들이 손잡고 세상에 없던 제품을 개발하면서 기술 융합과 신시장을 개척하는 문화가 뿌리내리기를 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 문화는 삼성전관이 브라운관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밑바탕이 됐다. 손 전 원장은 “황창규 사장한테 전화해 ‘어떻게 메모리 1위를 했느냐’고 물었더니 수요공정회의를 언급했다”며 “초일류 브라운관이라는 목표를 잡고 ‘금요공정회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이 브라운관 사업 1위를 차지하는 발판이 됐던 원적외선 브라운관, 프레시바이오 브라운관 등의 아이디어들이 금요회의에서 탄생했다. 손 전 원장은 한국 TV가 세계 1위를 지키려면 규격을 깨는 과감함과 융합 문화를 지속·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 본원 경쟁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명품’의 반열에 오르면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문제가 없다는 조언이다. 그는 “이태리의 구두, 프랑스의 패션이 명품으로 대접받는 이유는 단 하나, 품질”이라며 “한국 산업의 품질이 벌써 중국에 뒤처지는 위기 상황을 맞았는데, 범국가적으로 산업의 본원 경쟁력을 살려야 제조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가전구독 확대…수요가뭄 돌파
산업 산업일반 2025.03.10 17:41:49LG전자(066570)가 구독 서비스를 앞세워 가전 시장 침체 극복에 나섰다. 지지부진한 가전 수요와 달리 구독은 사업 시작 2년 만에 매출이 2조 원에 육박하며 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가전 구독 사업의 성장률 목표를 두자릿수로 정했다. 가전 구독이란 소비자가 단순히 제품을 사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신문처럼 월 구독료를 내며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형태다. 무상 서비스에 전문가의 주기적 관리까지 더해지고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소비자 호응도 높다. 고물가에 가전 구매도 감소해 지난해 12월 국내 가전제품 판매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0.4% 줄어든 2조 3001억 원에 그쳐 202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하지만 LG전자의 지난해 가전 구독 매출은 75% 이상 늘며 약 2조 원에 달했다. LG 베스트샵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 중 구독 비중도 40% 안팎에 달한다. LG전자의 가전 구독이 인기를 끌자 삼성전자도 가세해 스마트폰까지 구독 서비스를 확대할 정도다. LG전자는 올해 다양한 국가에서 구독 서비스를 신규 출시한다. 지난해 대만(7월)과 태국(10월)에서 구독을 론칭했는데 올해는 인도와 싱가포르·홍콩 등에서 새로 선보인다. 구독이 낯선 현지 고객들을 위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도 꺼냈다. 말레이시아에서 브랜드 앰배서더이자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동메달리스트인 리지지아를 모델로 활용한 게 대표적이다. 기업간거래(B2B)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B2B 고객을 대상으로 가전뿐 아니라 서빙로봇·전자칠판 등을 구독으로 제공한다. 올 1월에는 전자칠판과 네이버의 비즈니스 솔루션 클로바노트를 묶은 패키지 상품도 출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독 인기는 ‘편리미엄’을 중시하는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며 “계약 기간과 관리 주기, 서비스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해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스타일러 만든 LG 발명왕 "R&D엔 실패 없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10 17:40:57“연구개발(R&D)에는 실패가 없습니다. 당장 성과가 없어도 다른 제품에 언제든지 적용할 수 있거든요.” 김동원(사진) LG전자(066570) HS기반기술연구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전 R&D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 소장은 트롬 스타일러와 트롬 트윈워시 등 신가전 개발을 주도한 기술통이다. 이들 제품은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낸 대표적 ‘혁신 사례’로 꼽힌다. 김 소장은 세상에 없던 가전 개발의 시작점은 ‘고객의 불편함을 상상해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일러는 ‘매번 빨기 힘든 옷을 세탁소에 맡기는 번거로움을 어떻게 해소할 순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트윈워시도 옷에 따라 소재별로 여러 번 세탁기를 돌리는 불편함을 해결하려다 고안됐다. 아이디어가 생겨도 구현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통상 가전제품의 선행 연구개발 기간은 1년이지만 스타일러와 트윈워시는 8년 넘게 걸렸다. 개발을 완료해도 고객 조사 과정에서 원하는 성능이 나오지 않으면 이를 보완할 기술을 연구해야 했다. 김 소장은 “스타일러 실험을 위해 일부러 담배·삼겹살 냄새를 옷에 묻히는 과정을 반복했는데 주변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면서 “트윈워시는 진동 테스트를 많이 했는데 ‘도대체 뭘 하길래 건물 전체가 울리느냐’는 원성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 소장이 쌓아 올린 특허 실적에서 입증된다. 가전사업부 ‘발명왕’으로 불리는 그는 1996년 입사 후 1000개가 넘는 특허를 출원했다. 재직 기간으로 단순 환산해도 일주일에 한 개 꼴이다. 김 소장은 “스타일러는 2011년 출시됐지만 초기 특허는 1990년대부터 출원했고 2015년 출시된 트윈워시도 첫 특허는 1998년 제출했다”며 “당시에는 기술이나 소음 문제로 사업화에 이르지 못했지만 결국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가전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대해 김 소장은 “내수 시장이 워낙 크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중국의 특성을 살려 기술력이 상당하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계속 앞서 나가려면 돈을 더 지불해도 아깝지 않은 차별적 기술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에너지 절감과 제품 성능을 개선한 ‘코어테크’ 등 핵심 기술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
“소니 꺾자” 최정예 500명 R&D 투입…TV 1위 만든 ‘기술 특명’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10 17:40:371998년 10월 29일 전 세계의 시선이 삼성전자(005930) TV로 쏠렸다. 최고령 우주비행사인 존 글렌 미국 상원의원이 탑승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 장면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삼성전자의 디지털 TV를 타고 송출된 것이다. 10년간 500억 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투자와 5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기술 개발에 매달린 결과였다. 디지털 TV의 첫 상용화는 흑백 TV에서 60여 년, 컬러 TV에서 30년가량 늦었던 삼성전자가 경쟁 업체를 모두 따돌리고 신기술 고지를 선점한 상징적 순간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2006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전자 왕국’ 소니를 꺾고 1위에 등극했으며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빨리 배워 독자 기술로 넘자…‘24시간 풀가동’=삼성전자는 수십 년 업력 차를 따라잡으려 투트랙 전략을 썼다. 앞선 기업의 기술을 집약적으로 전수받는 동시에 시장 판도를 바꿀 독자 기술 개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969년 일본 산요전자와 합작해 TV 사업을 시작했다. 첫해 매출은 4000만 원에 불과했고 삼성이 전자사업을 시작한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엔지니어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직접 외국산 TV를 뜯어보고 조립하며 부품을 연구해 독자 기술을 축적했다. 성과는 빨랐다. 삼성전자는 사업에 착수한 지 2년 만인 1971년 파나마로 흑백 브라운관 TV를 수출하며 해외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에는 독자 기술로 만든 브라운관 TV를 처음 출시했다. 1975년에는 예열 없이 화면이 바로 켜지는 순간 수상 방식 브라운관인 이코노TV가 국내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석유 파동 여파로 에너지 절약 움직임이 일던 소비자 수요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였다. 공장도 일사불란하게 대응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까지 삼성전자 TV 제조 라인은 24시간에 가까운 풀가동 체제를 유지했다.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적기에 맞추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처럼 ‘불이 꺼지지 않는 공장’을 만들어 납기를 맞췄다”며 “TV를 필두로 전자 산업을 키우려던 삼성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전했다. ◇기술과 품질 양 날개로 디지털 TV 1등=기술과 품질 양 날개로 일본 소니를 꺾겠다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의지도 TV 사업 1위의 밑거름이 됐다. 선대회장은 2004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부문, 삼성SDI를 모아 ‘TV 일류화 위원회’를 꾸리며 “소니를 꺾고 1위를 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아날로그 시대는 늦었지만 디지털 시대는 출발선이 같다며 “삼성전자가 기술로 소니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은 “삼성전관 사장 시절 브라운관 시장점유율이 25%로 1위를 달성해 선대회장께 보고드렸더니 별다른 반응 없이 ‘그래도 기술은 소니라고 하지’라고 반문하셨다”면서 “궁극적으로 기술이 일류가 돼야 한다고 당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소니를 꺾는다는 발상은 삼성전자 임직원들도 기대할 수 없는 신화였다. 소니 TV가 100만 원에 팔리면 삼성 TV는 60만 원대 가격에 팔릴 만큼 시장 격차는 엄청났다. 하지만 선대회장의 의지와 비전을 실천하려 삼성 경영진은 반도체 사업부까지 우수 인재 500여 명을 선발해 TV 사업에 투입, TV에 들어가는 핵심 칩을 독자 생산할 수 있었고 이는 오늘날 삼성 TV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됐다. 그러면서 탄생한 제품이 삼성전자에 첫 세계 1위를 안겨준 보르도 LCD TV다. 이 제품은 스피커를 TV 밑으로 내리고 TV 모서리를 곡선으로 처리하는 세련된 디자인과 향상된 명암비, 시야각으로 시장의 판도를 뒤집었다. 2005년까지 세계 TV 시장을 석권하던 소니는 이듬해 삼성전자(14.6%)에 점유율이 2.6%포인트 뒤지며 2위로 내려앉았다. 한 번 1위에 오른 삼성 TV는 이후 거침없이 시장을 주도하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왕좌를 내주지 않고 있다. -
라디오 62대로 출발, 年 1100만대 세계로…'가전=LG' 굳혔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10 17:39:507일 찾은 LG전자(066570) 창원공장의 스마트파크1 라인에 들어서자 웅장한 기계음 사이로 12초마다 냉장고가 만들어져 나왔다. 성형부터 판금·발포 등 핵심 공정을 처리하는 1층 가조립 라인에서는 50여 대의 무인 물류로봇(AGV)이 600㎏에 달하는 적재함에 부품을 싣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공장 바닥에 깔린 작은 QR코드가 필요한 부품이나 부족한 자재 정보를 보내면 AGV가 이를 인식해 움직였다. 천장에 달린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부품이 조립 라인에 도착하면 로봇팔이 쉴 새 없이 용접과 조립을 반복했다. 하루에 생산되는 냉장고는 2000여 대. 오븐과 식기세척기 등 키친 제품, 세탁기와 건조기까지 포함하면 연간 1100만 대가 넘는 생활 가전이 이곳에서 생산돼 세계 각지로 팔려나간다. ◇부품 경쟁력이 곧 제품 경쟁력…외주는 없다=창원공장은 LG전자가 금성사로 출범해 세계 1위 가전 기업에 올라서기까지 역사가 집약된 공간이다. 금성사는 외제 라디오와 수입 TV가 국내시장을 지배하던 1958년 라디오 국산화를 결심한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의 결단에서 출발했다. 1년여의 노력 끝에 출시된 국산 라디오(A-501)는 한국 전자 산업의 태동을 알렸다. 1962년 금성사는 라디오 62대를 미국에 처음으로 수출했고 그해 3592대의 라디오를 미국에 팔았다. 이후 금성사는 선풍기(1960년), 냉장고(1965년), 흑백 TV(1966년), 세탁기(1969년) 등 가전 산업에서 ‘국내 최초’ 수식어를 휩쓸었다. 구자경 명예회장이 1976년 창원공장을 준공하면서 가전 사업의 위상은 한 단계 높아졌다. 냉장고와 세탁기·에어컨 등 백색가전뿐 아니라 컴프레서(기체 압축기)와 모터 등 가전의 ‘심장’ 격인 핵심 부품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 가전 생산기지가 꾸려진 것이다. 준공식 당시 구 명예회장은 “냉장고의 컴프레서 제품까지 완전 국산화할 것이고 기종도 다양하게 개발해 전기 부문의 새로운 비약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전 부품 연구개발(R&D)과 생산을 절대 외부에 맡기지 않는 LG전자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1973년 국내 최초 냉장고용 컴프레서 생산, 1998년 세계 최초 세탁기용 DD모터 상용화 등 가전용 모터·컴프레서 기술에서 압도적 위치를 굳힌 힘이기도 하다. 2017년 창원에 1500억 원을 투입, R&D센터가 건설돼 뿔뿔이 흩어진 연구 인력 간 시너지도 극대화됐다. ‘가전은 LG’라는 수식어의 원천인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 업체 중 모터와 컴프레서를 직접 개발·생산하는 곳은 드물다”며 “인건비나 비용 부담에도 프리미엄 가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기반”이라고 평했다. ◇불편 해결 위한 新가전…1위 역전 발판=LG전자 가전 사업이 글로벌 1위가 된 배경에는 백색가전의 강자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 불편을 해결하는 도전적인 신제품 개발에 뛰어든 것도 한몫했다. 건조기와 스타일러·무선청소기 등은 LG전자가 2010년대 이후 시장을 개척한 제품군이다. 일체형 세탁건조기, 신발관리기, 식물재배기 등 2020년 이후에도 신가전 출시는 활발하다. 신가전 개발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강조한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 사항)’를 집요하게 파고들자”는 경영 철학과도 맥이 닿아 있다. 소비자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자는 구 회장의 지론이 스타일러와 신발관리기, 일체형 세탁건조기로 이어졌다. 신가전 덕분에 LG전자는 백색가전 정체기에도 성장을 이어갔고 특히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진 코로나19 시기 신가전 판매율은 매년 두자릿수씩 상승했다. 그 결과 LG전자 가전사업부 매출은 2021년 처음으로 글로벌 최대 가전 업체인 월풀을 역전했고 지난해 격차를 11조 원까지 벌리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가전 회사로 발돋움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에서 가전제품마다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사랑받는 국민 기업으로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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