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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소 입력하면 AI가 전세 계약 위험 요소 알려준다
사회 전국 6분전경기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한 ‘디지털 기반 사회현안 해결 프로젝트’ 공모에서 ‘AI 기반 전세사기 예방 시스템 구축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부동산 거래 전 과정을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위험요소가 발견될 경우 즉시 경고하는 사전예방형 시스템이다. 전세 계약 시 임차인이 복잡한 서류 확인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보다 쉽고 정확하게 계약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시스템이 계약 전·중·후 단계별로 모니터링해 근저당 과다, 허위 소유권, 보증금 미반환 등 주요 전세사기 위험을 조기에 탐지·대응할 수 있다. 계약 전에는 집 주소만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등기부·시세·근저당·신탁 등 공개 정보를 자동 분석해 계약의 안전도를 진단하고, 임대인 신용·채무 등 개인정보 항목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동의하에 분석·제공한다. 계약 후에는 등기부 변동 사항을 실시간 감시하여 권리침해나 허위 소유권 이전 등 위험을 즉시 알림으로써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경기도는 11월 중 NIA와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에 공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관 받아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직접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14억 원(국비 12억 원, 도비 2억 원)이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최근 수도권과 경기도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으로 실수요자와 임차인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권리관계 확인 미흡이나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전세사기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 플랫폼을 넘어 임차인의 안전을 지키고 사기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실질적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제명 조병길 사상구청장 “내년 지선 출마”
사회 전국 23분전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이 13일 재개발 주택 매입 의혹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조 구청장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구청장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에 대해 구민께 사과드린다”면서도 “부동산 투기나 사적이익을 추구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돈을 벌 생각이었다면 8년이나 걸리는 재개발사업장이 아닌 관 추진 사업장 주변 부동산을 매입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렸을 것”이라며 “70세 중반에도 사상구에 계속 살기 위해 편리한 곳으로 이사하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재개발 인허가권자의 주택 매입 부적절성 지적에 대해서는 “사상구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13곳 있지만 정비구역 지정은 부산시장이 최종 결정한다”며 “구청은 형식적 역할만 하고 있어 이해충돌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제명 처분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조 구청장은 “대선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공적은 생각지 않고 바로 제명한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국민의힘이 측은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구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며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조 청장은 “구민의 선택으로 구청장이 된다면 재개발구역 주택 매입금액 1억8000만원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청장은 지난 2월 부부 공동명의로 사상구 괘법1구역 주택을 매입했다. 이후 해당 지역이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자 사전 정보 취득 의혹이 제기됐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3일 그를 제명 처분했다. -
野 김은혜 "대장동 7800억, 청년 2만년 일해야 벌 돈…항소 포기는 '국가 포기'"
정치 정치일반 25분전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7800억 원에 달하는 대장동 사건 범죄 수익을 두고 “20대 사회 초년생이 2만 1천 262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항소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추징됐을 대장동 범죄수익 7814억 원은 천 원짜리로 이어 붙이면 12만 2천 km, 지구를 세 바퀴나 돌 수 있는 천문학적 액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꿈같은 이 돈, 대장동 일당들에겐 손쉬웠다”며 “‘그분’이 직접 설계한 대장동에 천만 원을 투자해 121억을 배당받고, 2400만 원을 투자해 282억을 배당받는 ‘신의 손’으로 11만 5000%의 수익률을 거뒀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런 ‘기적’이 오직 ‘그분’ 옆에서만 일어난다”며 “법무부 장관의 압력이 없었다면 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청년 5209명에게 1억5천만 원 (버팀목) 전세자금을 긴급 지원해 줄 수 있는 큰돈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7천억 막대한 범죄수익을 청년들에게 돌려줄 길은 이제 사라졌다. 국민은 울고 대장동 주인은 웃게 된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항소 포기’는 한 개인의 죄를 지우기 위해 국가 사법시스템을 지워버린 ‘국가 포기’”라고 질타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동기 법무부 장관의 엄호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단군 이래 최대 비리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확신만 강하게 해줄 뿐”이라며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반국가 행위를 국정조사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
6·27 여파…3분기 아파트 거래금액 23.7%↓[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13 10:40:04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3분기 전국 아파트 시장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13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1만 4941건으로, 직전 분기(14만 406건) 대비 18.1% 감소했다. 거래금액은 58조 6872억 원으로 23.7% 줄었다. 전년 동기(12만 1973건, 62조 7501억 원)와 비교하면 각각 5.8%, 6.5% 하락했다. 월별로 보면 9월 거래량(4만 6690건, 26조 8561억 원)은 8월(3만 3579건, 15조 4975억 원)보다 다소 반등했지만, 분기 전체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도별로는 제주(8.5%), 부산(5.3%), 경북(1.4%)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동반 하락했다. 세종은 2165건에서 809건으로 62.6% 급감해 감소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인천(-30.2%), 서울(-29.1%), 경기(-25.7%), 대전(-13.2%) 순이었다. 거래금액 기준으로도 세종(-62.8%)의 낙폭이 가장 컸으며, 인천(-32%), 서울(-31.8%), 경기(-26.5%)가 뒤를 이었다. 한편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25만 7871건, 거래금액은 104조 21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거래량 30만 56건, 거래금액 125조 9934억 원) 대비 각각 14.1%, 17.3% 줄어든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거래량은 2.6%, 거래금액은 4.7%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거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아파트 거래량은 전 분기보다 18.1% 줄었고, 토지(-13%), 연립·다세대(-11.9%), 단독·다가구(-9.8%), 오피스텔(-6.5%), 상업·업무용 빌딩(-3.4%)이 뒤를 이었다. 거래금액 기준으로도 아파트는 23.7%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3분기 전국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기조 속에서 자산 유형과 지역별로 상이한 거래 양상을 보였다"며 "특히 주거용 부동산은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 활동이 제한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
CU, 美 하와이 1호점 오픈…“업계 최초 탈 아시아 진출”
산업 생활 2025.11.13 10:11:09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미국 하와이에 점포를 열고 K편의점 최초로 탈 아시아 진출에 나섰다. CU는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1호점인 ‘CU 다운타운점’을 오픈했다고 13일 밝혔다. BGF리테일은 올해 5월,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하고 하와이 현지 기업 ‘WKF Inc.(이하 WKF)’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Hawaii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이하 MFC)을 통해 미국 편의점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6개월 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현지 파트너사인 WKF는 부동산 개발 및 투자 사업을 비롯해 유통과 출판, 미디어까지 폭넓은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전 세계적으로 K컬쳐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짐에 따라 한국의 최신 소비 트렌드와 현지화 요소를 적극 활용해 매장을 구성했다. CU 다운타운점은 약 70평 규모의 대형 편의점으로 호놀룰루시의 최대 중심상업지구인 다운타운 오피스가에 위치해 있다. 인근 오피스 근무자를 비롯해 호텔 투숙객과 관광지 방문객, 로컬 주민들까지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해당 점포는 ‘K푸드와 알로하의 만남(K-food meets Aloha)’이라라는 콘셉트로 △CU 차별화 △컬래버레이션 △K라이프스타일 세 가지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외국인들에게 인기 높은 K푸드는 물론, 라면, 즉석밥, 휴지 등 생활 밀착형 상품들까지 다채롭게 구성했다. CU의 히트 상품인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노티드 도넛 시리즈, 피마원 하이볼, 생과일 하이볼 등도 수출, 판매한다. 무엇보다 외식 물가가 높은 하와이 특성상 간편식에 중점을 뒀다. 전주비빔, 참치마요, 닭갈비 등 한국인들이 즐기는 다양한 한식부터 미국의 인기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TOP Chef’ 2회 준우승을 기록한 유명 셰프 ‘셸든 시메온(Sheldon Simeone)’과 함께 개발한 김치갈비 도시락 등 한식 퓨전 레시피도 내놨다. 또한 하와이 대표 메뉴인 스팸 무스비 주먹밥과 로코모코 도시락 등으로 구성했다. 즉석에서 ‘한강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 라이브러리 존도 마련하고 떡볶이 등은 밀키트로 만들어 고객들이 직접 K분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다. 한편 다양한 K라이프스타일 상품들도 전면에 배치했다. 해외 고객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K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스크팩, 선블럭, 틴트 등 총 40여 종의 기초 및 색조 화장품을 판매한다. MZ세대들의 대표 놀이 문화로 자리잡은 즉석 사진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아울러 하와이 편의점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을 적용했다. BGF리테일은 CU 다운타운점을 시작으로 와이키키 해변과 같은 하와이 대표 관광지와 알라모아나, 카할라 등의 중심 상업지, 고급 주거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입지에 출점할 계획이다. 각 입지별로 세분화된 점포 포맷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개점해 향후 3년 내 50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성국 BGF리테일 부회장은 “지난 30여 년 간 BGF가 쌓아온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와 체계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기반해 이제 하와이에서도 한국의 맛과 감성, 혁신적 편의점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며 “미주 진출을 통해 한국 편의점 산업의 글로벌 파워를 증명하고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K트렌드 플랫폼으로서 위상을 높여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 스톡커] "집 사려고 주식 오징어게임", 美 'K개미 경보'
국제 정치·사회 2025.11.13 10:06:07최근 환율을 비롯한 각종 대외 변수로 코스피지수 변동성이 극대화된 가운데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장밋빛 전망을 믿고 빚까지 내 투자에 나서자 주요 외신들도 이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 ‘큰손’들이 집결한 미국에서 악재가 발생해도 개인들의 매수로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형국이라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최근 한국의 주식 투자 열풍이 집값 급등과 연관돼 있다고 보는 외신도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실패하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이를 따라잡기 위한 사람들이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미국에서 코스피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할수록 증시 수급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 월가의 이같은 부정적 인식에 당분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 투자자들이 몰리는 미국 주식의 변동성이 최근 급격하게 커지는 데 대해서도 월가에 좋지 않은 시선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자칫 월가 투자자들이 한국 개인이 투자한 주식을 위험 종목으로 분류하고 외면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 “코스피 혼자 변동성 최고”…파생 전문가 “랠리 피로로 위험 분산해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최근 코스피시장에 대해 “한국 주식 변동에 대한 베팅이 급증하면서 올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시장의 랠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스피200 변동성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촉발된 4월 시장 침체 당시 수준으로 뛰어올랐다”며 “이는 다른 시장은 상대적으로 평온한 상태에서 드물게 벗어난 급등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코스피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73%의 연간 상승폭을 기록하며 전 세계 다른 모든 지표를 능가하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와 같은 반도체주 덕분에 85%로 더 많이 상승했다”며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와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간 격차가 2004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VIX는 향후 30일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한 지수로 ‘공포 지수’라고도 불린다. 실제 CNBC에 따르면 VKOSPI는 지난 7일 41.88을 기록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시장이 급락했던 4월 수준으로 올랐다. 이 지수는 상호관세 발표 직후인 올 4월 7일 44.23까지 치솟았다가 이후에는 10%대 후반~20%대 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다시 급등하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30%대로 치솟았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VKOSPI에 반영됐다”면서도 시장 조정이 임박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랠리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커졌고 콜옵션(매수할 권리)이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인공지능(AI) 관련주 ‘거품론’으로 코스피가 단기 침체를 겪자 한국 보유 자산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코스피가 3.7% 하락하며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데 따라 1조 6500억 원(약 11억 달러) 상당의 선물을 매도했다. 블룸버그는 자체 자료를 인용해 콜옵션과 풋옵션의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면서도 이 가운데 코스피200의 10% 이상 상승에 베팅하는 1개월 만기 콜옵션의 내재 변동성이 최근 1년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생상품 업체 클리프턴 디리버티브의 존 레이 파생상품·변동성 전문가는 최근 ‘스마트카르마’에 글을 올리고 “코스피 랠리에 피로의 징후가 보인다”며 “위험을 피하려면 헤지(위험 분산) 옵션을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스마트카르마는 전 세계 투자 분석가와 기관 투자자를 연결하는 AI 기반 투자 플랫폼이다. FT “서학개미가 미국 증시 변질시켜…한국인 투자 주식은 급등락”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개인들의 공격 투자에 주목한 외신은 더 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2일 ‘오징어게임 시장: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밈 주식을 이끄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한국 개인들이 특유의 공격 투자 문화를 미국 증시에 이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밈 주식은 온라인 상의 인기를 기반으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주식을 뜻한다. 오징어게임은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거액의 상금을 타기 위해 목숨을 건 생존 게임에 참여하는 얘기를 다룬 한국 배경의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제목이다. FT는 “한국의 개인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월가에 취해 자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용한 공격적인 거래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들이 일부 미국 상장사의 급격한 주가 변동에 기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FT는 이어 “높은 수준의 위험 감수, 무리한 행동, 레버리지(차입 거래) 사용으로 유명한 한국 투자자들은 올해 미국 시장에 몰려들어 월가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일부 주식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며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량은 1700억 달러(약 250조 원)로 올 들어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케디언 자산운용사의 오언 라몬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를 두고 “이런 투기성 자금의 유입이 주식 가치를 왜곡해 미국 시장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한국 투자자들은 자국에서 수년 동안 투기성 주식을 매수했고 이것은 미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몬트 매니저는 올 초 한국 개인들의 투기성 투자를 오징어게임에 비유해 비판하는 글도 쓴 인물이다. 라몬트 매니저는 “극단적인 비주류(The lunatic fringe)들이 점점 미친듯이 많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한국 투자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당시 낮은 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넘칠 때 겪었던 밈 주식 열풍이 올해 재현될 것이라는 데 끌리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큰 것으로 유명하고, 투기성 투자가 하루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만 달러짜리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예탁원 자료를 인용해 그 예로 지난 3개월 사이에 주가가 약 370%나 급등한 양자 컴퓨팅 기업 아이온큐의 경우 10월 말 기준으로 회사 주식 200억 달러어치 가운데 44억 달러를 한국 투자자가 소유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다섯 번째로 인기가 많은 미국 주식이라는 소개도 덧붙였다. 또 10월 한 달 동안 한국인들이 비욘드 미트의 주식을 23억 9200만 달러어치 매입했는데, 이 회사의 주가는 이 기간 현기증이 날 정도로 상승했다가 하락했다고도 보도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밈 주식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값 올라 주식 투자 안 할 수 없어”…월가 위험 신호에 외국인 수급, 美투자 수익 불안 FT는 이와 함께 한국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부동산 가격 폭등과도 연계됐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또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잠을 안자고 테슬라 등에 투자했다가 6억 원 가운데 1억 원 정도를 손해 본 30대 한국 직장인 투자자의 얘기도 굳이 소개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번 개인투자자도 많겠지만, 그만큼 해외에서 한국의 지나친 투자 열풍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코스피가 지난 10년 동안 두 배로 오르는 사이 S&P500지수는 원화 기준으로 300% 이상 상승했다. CLSA의 심종민 한국 주식 전략가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세계 다른 지역의 일반 사람들과 달리 매우 공격적”이라며 “AI 산업과 상법 개정에 대한 낙관론으로 한국 증시가 올해 최고로 상승했지만,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실적이 나은 월가로 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일반 한국인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융 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의 주식 투자 현상은 높은 부동산 가격과 부의 불평등과 관련이 있다.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이익을 빨리 얻길 기대하고 있다”고 짚었다.실제 ‘코스피 5000 달성’을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크게 반등하며 한때 4200선까지 단숨에 뛰어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도 성행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AI 거품론으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급락한 직후인 이달 5일 25조 8225억 원으로 늘어 2021년 9월 13일 기존 최고 기록을 4년 만에 갈아치웠다. 세계적인 증시 조정으로 코스피가 3% 가까이 폭락하는 와중에도 한국의 개인들만 이를 유독 ‘저가매수 기회’로 여긴 결과였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이 잔고는 6일에도 25조 8782억 원을 기록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정부까지 빚투를 장려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아 시장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김재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이 3분기 경제동향을 설명하면서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 여력은 아직도 충분하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등으로 인해 기업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증시 전문가도 아닌 그는 저가매수를 뜻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바이더딥(buy the dip)’ 전략까지 언급하며 국민들에게 주식을 사라고 부추겼다. 이달 4일에는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빚투를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발언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후 코스피가 하루 만에 폭락하자 크게 곤욕을 치렀다. 권 부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적정한 수준의 포트폴리오 관리와 위험 감내를 말하고자 했는데, 진의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한국 증시 변동성에 대한 미국 내 경고음이 잇따르면서 당분간 외국인 수급 여건이 아주 우호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 또 한국 개인들의 공격 투자 방법이 점점 월가에도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일명 ‘서학 개미’들의 기존 전략도 의심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급등으로 계층 사다리가 붕괴된 상황에서 젊은층이 그나마 돈을 불릴 수단조차 흔들릴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국토부, 10·15 대책 논란에 "시장 급박해 8월 통계 활용"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13 09:42:00국토교통부가 서울 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의 규제지역 해제 가능성에 대해 “몇 주 상승 폭이 줄었다고 해서 안정세로 보기 힘들다”며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10·15 부동산 대책’의 통계 누락 논란과 관련 “시장 상황이 급박해 9월 주택 동향이 공표되기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추석 연휴 기간에 엄청난 시장 변화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고 국토부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해 대책 발표를 15일로 정하게 됐다”며 “6~8월과 7~9월 주택가격 동향을 비교해 어떤 걸 써서 더 넓게 지정하고 좁히고 그런 고민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대책’과 관련 정량적 요건을 충족하려고 의도적으로 9월 통계 대신에 8월 통계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따르면 9월 통계를 반영하면 서울 도봉·은평·중랑·강북·금천구와 경기 성남 수정·중원구 등 10곳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토부는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은 서울 외곽과 경기 일부 지역의 규제 해제 가능성에 대해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실장은 “통상적으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이 첫째 주는 많이 떨어지고 이후 상승 폭이 줄어드는 양상으로 전개된다”며 “현재 안정세라고 단정하기는 힘들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기존 규제지역과 추가로 확대가 필요한 곳 등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또 ‘10·15 부동산 대책’ 발효 이전에 체결한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매매 약정서(가계약) 효력을 인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등 재건축 추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져 거래 당사자 간의 계약 파기와 매매 무산 등 갈등이 불거지자 이를 일부 구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불안 우려와 관련, “매매가격 대비 전세 가격은 변동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
분양 물량 '뚝'…신축 희소성 높아진 수도권 청약시장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13 07:40:00올해 수도권 분양 실적이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2일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 통계누리 '주택건설 분양실적(공동주택)'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수도권 분양 실적은 5만 3646가구(임대 및 조합 제외)로 집계됐다. 최근 최저 수준이었던 2023년 3만 9615가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인천은 올해 1~9월 기준 분양실적이 7064가구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서울은 같은 기간 3216가구로, 2022년(2933가구)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경기는 이 기간 4만 336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4% 늘었다. 공공분양 물량이 나왔기 때문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사들마저 분양 일정 조율에 나선 만큼 분양 물량의 점진적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따른 신축의 희소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권역별 핵심 지역의 신축 단지로 수요자들의 선점 움직임이 집중되면서 청약통장 쏠림도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프라다·티파니급 대우 받는 라부부?"…中쇼핑몰 풍경 급변한 까닭
국제 인물·화제 2025.11.13 07:37:00중국의 소비 트렌드가 명품 중심의 ‘과시 소비’에서 감성과 정서적 만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내년 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대형 쇼핑몰 1층에 '라부부(Labubu)' 공식 판매처인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Pop Mart)' 매장이 입점한다. 주목할 점은 이 자리가 과거 나이키 에어 조던 매장이 있던 곳이라는 점이다. 매장 맞은편에는 프라다, 옆에는 티파니앤코가 자리해 있었던 ‘명품 벨트존’ 한복판에 팝마트가 들어서는 셈이다. 라부부를 중심으로 한 아트토이 열풍은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SCMP는 수집용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중국 쇼핑몰의 주요 매장을 점점 더 많이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 차이나의 재키 주 연구원은 “감성적 소비, 즉 비기능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가 쇼핑몰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밀크티, 향수, 캠핑 장비 등도 같은 흐름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반적인 소비 성장세는 둔화했다.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3%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명품 시장 역시 하락세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중국 명품 시장 규모는 2021년 4710억 위안(약 96조원)에서 지난해 3800억 위안(약 77조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최대 5%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감성적 만족을 제공하는 브랜드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팝마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5% 증가, 음료 브랜드 미쉐빙청(蜜雪冰城) 역시 39% 성장했다. 쇼핑몰 운영자들도 이에 맞춰 변화 중이다. 임대 수익 감소와 공실률 증가에 직면한 중국 쇼핑몰들은 ‘감성 소비’를 자극하는 브랜드를 새롭게 입점시키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홍콩 부동산 개발사 항룽 프로퍼티의 애드리얼 찬 회장은 “소비 욕구와 능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전과 같은 방식이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은 중국에서 재정적 가치를 비롯해 감정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
서울 '틈새 공급' 2만 8000가구 청사진 나온다…노후 청사·유휴지 개발 본격화[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13 07:30:00정부가 주택 공급 보완 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노후청사 및 유휴 국·공유지를 개발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에 국·공유지 활용 청사진을 내놓고도 실행하지 못했던 만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범부처 협조를 확실하게 담보하겠다는 계획이다. 12일 국토부에 따르면 관계 부처는 이르면 이번 주 출범을 목표로 주택 공급 관계장관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는 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주택 공급을 전담하는 장관급 회의를 만들겠다고 밝힌 데 따른 움직임이다.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는 지금까지 시장 상황과 세제, 대출 등의 의제와 함께 주택 공급을 다뤘지만 이제는 주택 공급만 논의하는 협의체를 따로 출범시키는 것이다. 첫 번째 주택 공급 관계장관회의는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부처 간 협조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부는 9·7 주택 공급 대책에서 노후 공공청사와 유휴 국·공유지를 활용해 2030년까지 약 2만 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11일 국회에서 “노후 청사와 공공 부지에 대한 대책 회의는 관계장관회의에서 계획이 진행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속도전에 힘을 실었다. 노후 청사와 국·공유지는 가용지가 부족한 서울과 인근 도심에 집을 지을 수 있는 ‘틈새 수단’으로 꼽힌다. 주된 도심 공급 수단인 재건축·재개발은 민간사업이어서 정부가 좌지우지하기 어려운 만큼 국유재산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건축공간연구원에 따르면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공공 건축물은 2020년 기준으로 5만 2604동에 달한다. 전국 공공 건축물 중 서울 비중이 5.5%인 것을 감안하면 서울에만 수천 개의 노후 청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가 연내 특별법 제정안 발의를 앞두고 관계부처 협조에 힘을 싣는 것은 ‘기관 간 칸막이’가 뚜렷한 상태에서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국토부는 20여 개 국·공유지에 2028년까지 3만 3000가구 주택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착공에 들어간 대상지(500가구 이상 규모)는 서울 강서구 마곡 미매각 부지 한 곳뿐이다. 2017년 기획재정부도 노후 청사를 신청사·임대주택·공공시설로 복합 개발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개발이 완료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사업이 무더기로 무산된 배경에 대해 “청사 소유 기관이 개발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이 진척되기 어려웠다”며 “지역 주민들이 공공주택을 반대하다 보니 인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까지 부정적으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정부는 과거와 비슷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법을 통해 범부처 심의 기구를 출범시킨 뒤 개발 대상을 정하고, 개발 상황까지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는 기재부가 최근 법무부, 국방부 등과 ‘국유지 활용 주택공급 점검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각 부처 실무자 선에서 개발 가능지를 발굴하는 중이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필사적 주택 공급’을 지시한 만큼, 과거 국유지 개발 때보다 부처 간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토부는 특별법에 국토부의 노후 청사 및 국·공유지 개발에 대한 건설사업승인 권한을 못 박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많은 국·공유지 개발이 주민 반대로 무산된 만큼 특별법에 근거한 개발에 한해 정부가 직접 인허가권을 갖고 사업을 완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도 고민하고 있다”며 “복합 개발로 짓는 건물에 지역 주민들이 선호하는 시설을 만들고, 지자체장엔 임대주택 선발 권한을 주는 방안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국·공유지 개발 의지가 뚜렷해지면서 일각에서는 계획에 그쳤던 서울 노원구 태릉CC, 서초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등의 개발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기존의 주택 공급 대책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르면 연내 구체적인 개발 대상지와 공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
이창용 매파적 발언에…국고채 급등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1.13 05:57:00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후퇴와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부담에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주식시장 이탈에 원·달러 환율 역시 치솟고 있어 한국 경제가 금리와 환율의 ‘이중 덫’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12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2%포인트 급등한 연 2.923%를 기록했다. 5년물도 하루 새 0.1%포인트가량 뛰었다. 최근 한 달로 보면 3년 만기는 0.369%포인트, 5년물은 0.411%포인트 상승했다. 장기물인 10년물도 같은 기간 0.378%포인트 올랐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고환율에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전망에서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방향 전환 등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이 총재가 이날 장중 1470원을 넘은 원·달러 환율을 두고 시장 개입을 시사했다는 점도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한은이 환율 위험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고금리·고환율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연말까지 국고채 금리가 0.15%포인트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역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종료와 엔화 약세 흐름에 1480~1490원 안팎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부동산 문제와 고환율로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전망·집값 불안 등 겹쳐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조짐 선반영" 관세 타결에도 재정부담 우려 여전 시장금리 상승에 대출금리도 오름세 내년 국고채 232조 발행 역대 최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도 78조 넘어 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2일 연 3.088%로 마감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과 비교하면 0.4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0.378%포인트나 뛰었다. 원·달러 환율 역시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도 달러당 1460~1470원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고공 비행 중이다. 원인이 무엇일까.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는 느낌”이라며 “관세 협상 결과가 주된 요인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으로 돈이 나가고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측면에서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과 환율 영향에 금리 인하가 조기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환율만 해도 관세 협상 불확실성에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한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하기에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로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보통 11~12월 채권 투자자들의 북클로징(장부 마감)으로 매수 수요가 줄어 금리가 튀는 경향이 있다고 해도 전반적으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어서 금리가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중요한 것은 시장금리 상승 요인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내년부터는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8%로 올려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확장재정으로 국고채 발행량이 늘어난다. 정부는 내년 국고채를 총 232조 원 발행할 계획이다. 올해(207조 1000억 원)보다 12% 늘어난다. 이 경우 ‘국고채 발행 증가→국고채 금리 상승(국고채 가격 하락)→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민간에서도 채권이 쏟아진다. 당장 이달과 다음 달 나오는 은행채만 35조 6881억 원에 달한다. 특히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 회사채는 총 78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해(68조 7000억 원)나 지난해(73조 4000억 원)와 비교하면 5조~10조 원가량 많다. 이 경우 차환 발행에 나서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큰 금리 부담을 지고 자금을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도 전반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근본적 문제는 재정적자가 심해지는 것으로 은행채도 국고채의 영향을 받아 비슷하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1일 3.244%로 지난달 13일 대비 0.296%포인트나 올랐다. 이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지난 한 달 사이 각각 0.26%포인트, 0.25%포인트씩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6개월짜리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는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전세대출 상품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18%포인트 뛰었고 KB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0.16%포인트 올랐다. 증시로의 머니무브가 채권금리를 자극해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예금이 줄어들면 은행채를 통해서 대출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은행들이 금리 상승세를 방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고 있어서 기준금리가 설령 떨어진다고 해도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연말 연초를 전후해 채권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금융 당국의 관계자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3년물 회사채가 많이 발행돼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고 우려했다. -
[사설] 지방선거 겨냥 앞다퉈 지방채 남발…‘빚잔치’ 두렵지 않나
오피니언 사설 2025.11.13 00:05:00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지방채 발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재정난에 빠진 광주광역시는 내년 4112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올해 광주시의 지방채 잔액은 약 2조 700억 원으로 채무비율은 23.1%에 달해 전국 특별시·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구광역시도 내년 4년 만에 2000억 원의 지방채를, 충청북도는 지방채 1600억 원을 발행한다. 부산시는 올해보다 14.8% 늘어난 7954억 원, 인천시는 4610억 원, 경기도는 5447억 원의 지방채를 각각 발행할 계획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수가 부족한 지자체들은 그동안 지방채를 발행해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사업에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포퓰리즘’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인천시의 지방채 발행 내역을 보면 도로 개설 사업이 11건으로 가장 많고 광주시는 도시철도와 호남고속도로 확장 사업 등에 지방채를 투입한다. 복지·교통·교육 등 경직성 경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선거철 SOC 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자율 점검이 필요하다. 울산시의 경우 지출 구조조정과 재정 효율화로 채무비율을 2021년 18.5%에서 올해 11%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중앙정부의 보편적 복지 사업에 대한 ‘매칭 예산’ 부담이다. 지난달 여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경기 침체 대응을 명분으로 지방채 발행 요건을 완화했다. 정부와 여당은 지방재정의 재량권을 확대했다고 설명하지만 지방채가 정부의 소비쿠폰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2일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도 일부 지자체장들이 “지역 실정에 맞게 중앙 정책을 선별하고 사업 규모와 재원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경기 둔화로 세수가 줄고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선거가 ‘빚잔치’로 변질될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채는 부채 상환과 꼭 필요한 SOC 사업에 재원을 집중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결국 주민이 떠안게 된다. 이러다 정치쇼가 아닌 진짜 지자체 모라토리엄이 올까 두렵다. -
[사설] 성장 갉아먹는 ‘좀비 기업’ 퇴출 늦으면 ‘생산적 금융’도 허상
오피니언 사설 2025.11.13 00:05:001990년대 이후 부실 기업 퇴출이 더딘 탓에 우리 경제가 구조적 성장 둔화에 빠졌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2200여 개 외부감사 대상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14~2019년 퇴출 고위험군 기업(전체의 3.8%) 가운데 실제 퇴출된 기업은 2.0%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2022~2024년)에는 퇴출 고위험군 기업 3.8% 중 0.4%만 정리됐다. 한은은 이들 한계 기업이 제때 정리됐다면 2014~2019년 경제 전반의 투자 규모와 국내총생산(GDP)이 실제보다 각각 3.3%, 0.5% 증가하고 2022~2024년에도 각각 2.8%, 0.4%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생산적 금융’을 내세우면서도 기업 구조조정에는 소홀했던 이재명 정부가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부동산에 묶인 시중 자금의 물꼬를 기업·산업 투자로 돌리겠다는 ‘생산적 금융’의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 관건은 자금 지원이 한계 기업들의 연명 수단이 되는 것을 막고 기업 혁신과 투자, 생산성 향상 등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가 늘어난 기업은 상위 0.1%(약 23개사)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업들의 투자 부진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보다는 수익성 악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려면 정부나 금융기관 등의 지원보다 구조 개혁 등을 통한 기업 역동성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생산성 둔화로 해외 투자만 급증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 한은에 따르면 3년째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 기업’ 비중은 지난해 말 17.1%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부실 기업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면 유망 기업조차 크기 힘들다. 낡은 세포가 빠져나가야 새로운 세포로 채울 수 있다. 자금은 초기 혁신 기업과 신산업 투자, 주력 산업 경쟁력 유지 등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 5대 금융그룹이 약속한 생산적·포용적 금융 규모만 508조 원에 이르는 만큼 은행 건전성 관리 능력도 필수적이다. 노동시장 유연화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 개혁을 가속화해야 할 때다. -
“모험자본 공급 확대 절실”…금융당국 심사 속도전
증권 정책 2025.11.12 21:25:14금융 당국 조직 개편 논란으로 연내 심사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인가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로 9부 능선을 넘었다.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본을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 국내 경제의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금융 당국의 의지가 빠른 심사 속도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12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최종 의결을 통해 공동 1호 IMA 사업자로 지정될 예정이다. 올 7월 심사 접수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두 증권사와 함께 IMA 사업자 인가에 도전한 NH투자증권은 조만간 금융감독원 현장 실지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IMA의 경우 올해까지는 외부평가위원회 심사가 없다. 최근까지도 증권 업계 일각에서는 1호 IMA 사업자 인가가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두 증권사가 고객 계좌 해킹, 펀드 불완전판매 등 부정적 이슈에 얽혀 있었고 금융위와 금감원이 금융 당국 개편 논의에 휘말리며 심사에 속도를 내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이억원 금융위원장 취임 후 모험자본 투자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심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도 “(인가 심사를)다 몰아서 하는 게 아니라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바로바로 할 것”이라고 속도전을 예고했다. 금융 당국이 IMA 인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IMA 사업 구조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통한 국가 성장 동력 회복이라는 정부 목표와 직결하기 때문이다. 8조 원 이상 종투사에 허용되는 IMA는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는 대신 고객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70% 이상)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한다. 이때 종투사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조달 금액의 25%를 의무적으로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만약 종투사가 발행어음과 IMA로 각각 10조 원을 조달했다면 적어도 해당 종투사가 5조 원 규모의 모험자본 투자도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모험자본에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과 주식 투자, A등급 이하 채무 증권, 상생결제 및 벤처캐피털(VC) 투자 등이 포함된다.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에 맞게 IMA 운용자산의 부동산 자산 운용 한도는 10%로 제한된다. 발행어음 운용 자산의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 한도는 현행 30%에서 2027년 10%까지 점진적으로 낮춘다. 당초 금융 당국은 심사 인가 1년 안에 IMA 상품을 출시하도록 했으나 두 증권사는 연내 상품을 내놓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9월 조직 개편을 통해 IMA 업무 전담 부서를 신설해 인력 배치를 마쳤고, 미래에셋증권도 IMA 사업 추진을 위한 ‘IMA 본부’를 신설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상품 이름을 어떻게 짓고 판매 채널을 어떻게 할 지 등 세부적 논의를 진행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발행어음 역시 이날 증선위 문턱을 넘은 키움증권 외에 추가 사업자가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인가의 핵심 절차인 실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조만간 외평위 심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 인가 절차는 △인가 신청 접수 △외평위 심사 △실사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 핵심은 국내 모험자본 투자처가 제한적인 상황이라 추후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한 투자자산을 얼마나 잘 발굴할 수 있을 지가 종투사들의 주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IMA·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2030년 말까지 161조 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무 투자 비중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30조~40조 원을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당국이 모험자본 분류 해석을 좀 더 유연하게 허용해줄 필요도 있다”고 했다. -
[열린송현] 늦출 수 없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1.12 18:07:36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축구장을 찾는다. 모두 손흥민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기 원할 것이다. 그런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앞줄에 있는 사람이 혼자 경기를 잘 보겠다고 일어서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 뒤에 예상할 수 있는 장면은 불을 보듯 뻔하다. 모든 사람이 우르르 일어나는 장면을 쉽게 그려볼 수 있다. 한 개인에게는 최적의 선택이지만 전체에게는 아무런 효능도 주지 못할뿐더러 경기 내내 모두가 일어서서 보는 불편함을 준다. 이른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이상적인 것은 모두가 앉아서도 경기가 잘 보이도록 축구장을 만들면 된다. 우리 경제의 자금 흐름은 이미 부동산으로 쏠려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계 자산 중 실물 자산의 비율은 75.2%에 달한다.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셈이다. 은행 대출의 절반은 주택담보대출이다. 편한 안식을 주는 ‘내 집’에 대한 사람들의 희망은 당연하다. 개인은 자산 증식 수단으로, 기업은 담보 확보 수단으로 부동산을 활용한다. 안전하고 익숙함에 이끌린 은행들도 부동산으로 자금을 계속 공급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모두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그 결과 현재 우리 금융은 실물경제의 생산적인 곳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지원하기보다는 부동산이라는 자산과 담보에 더 관심이 많다. 이는 금융의 근본적 존재 이유인 평가와 가격(금리)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이 사라지고 담보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오늘날 금융의 모습이다. 자원의 배분 기능이 왜곡되면 새로운 문제가 나타난다. 자산이 없는 청년층이나 담보가 없는 혁신 기업에는 성장의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과거 자본과 노동의 투입, 기술로 설명되던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노동의 투입은 자본이 대체하고 기술의 발전은 자본의 공급 없이 이뤄지기 힘든 시대적 상황에 놓여 있다. ‘생산적 금융’이라는 금융의 대전환 없이는 이러한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제는 금융의 기능을 제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축구 경기를 서서 보게 만드는 구성의 오류를 고쳐야 한다. 최근 정부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화두로 원래 금융이 해야 할 일을 하자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과 관련된 제도 전반을 생산적 금융에 친화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도 편안하고 안전한 곳에만 자금이 공급되도록 만드는 각종 내부 제도와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은 금융이 산업을 무조건 지원하는 보조 수단으로 머무르자는 것은 아니다. 금융의 선별 기능을 통해 자금이 흘러야 할 곳에 자금을 공급해 우리 경제와 산업의 야성(野性)을 깨우자는 것이다. 이것이 이뤄질 때 우리 금융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금융사의 이익을 단순히 나눠주는 수준을 넘어 금융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회복할 수 있다. 그때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전환과 청년 세대의 발전, 지역 경제의 혁신이 일어난다. 그래야만 모두가 앉아서 편히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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