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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1+1 감축'…산은 주도 구조조정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2.29 17:35:27롯데케미칼과 DL케미칼·한화솔루션 등 여수 석유화학단지 소재 기업들이 여천NCC 3공장 폐쇄에 더해 추가로 한 곳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1+1’ 식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산업은행이 감축 대상 시설을 선정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지금까지 사업 재편은 기본적으로 기업 간 자율 협의에 맡겨왔는데 구조조정의 키가 사실상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DL케미칼·한화솔루션·여천NCC 등 4개 기업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에 합의했다. 석화 사업 재편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산업통상부에 제출한 사업 재편 계획서 후속 작업의 일환으로 4개사가 추가 합리화 대상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4개사는 가동 중단 상태인 여천NCC 3공장을 폐쇄하고 1·2공장이나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가운데 한 곳을 정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통합 법인을 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추가 감축 공장은 산은이 외부 컨설팅 업체와 함께 내년 1분기 중 선정한다. 4개 업체는 산은과 컨설팅 업체의 논의 결과를 준용해 구조조정 설비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4개사는 공장 폐쇄 이후 통합 법인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 영구채 발행과 대주주 증자를 포함한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영구채는 만기가 없어 자본으로 간주돼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산은 관계자는 “여수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업체와 사업 재편 후속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4개사가 뒤늦게 합의에 나선 것은 기업 간 통합 논의가 지연되면서 채권단의 압박 수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산은은 여천NCC의 주채권은행으로 4240억 원가량의 여신을 제공하고 있다. 한화솔루션(1조 5000억 원)과 DL케미칼(9300억 원), 롯데케미칼(4720억 원)도 산은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차입한 상황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의 요구를 채권단이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도 구조조정 대상 포함…'통합법인 자구책' 병행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2.29 17:37:52여천NCC 양대 주주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사업 재편 계획 제출을 앞두고 이달 들어 계속 실랑이를 벌여왔다. 양 사는 여천NCC 3공장을 폐쇄하는 쪽으로 큰 틀의 논의를 이어왔는데 DL케미칼이 돌연 3공장 대신 1·2공장 중 하나를 가동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설비 감축을 여천NCC 구조조정과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사업 재편 함수가 더 복잡해졌다. 진흙탕 싸움을 벌이던 롯데·DL·한화·여천NCC 등 4개사가 사실상 한국산업은행에 사업 재편의 키를 내주는 구조조정 방안에 합의한 것은 이대로라면 적기에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해 공멸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구체적인 재편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금융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들 업체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당사자들 간 교통 정리가 되지 않으면 자금줄을 끊는 일도 불사하겠다는 게 정부와 산업은행 입장”이라면서 “기업들은 어떤 설비를 정리할지에 대해 시간을 두고 논의할 테니 우선 금융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4개사는 우선 여천NCC 3공장을 폐쇄하고 외부 컨설팅을 받아 공장 한 곳을 추가로 구조조정하는 ‘1+1’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감축 대상에는 여천NCC 1·2공장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도 후보군으로 올려두기로 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산업은행이 추가 폐쇄 공장을 선정하는 데 참여하기로 한 점이다. 산은은 4개사가 자구안이 담긴 금융 지원안을 다음 달 초에 제출하면 채권단협의회 논의를 거쳐 기존 채무를 유예한다. 이후 산은이 직접 실사에 나서 외부 컨설팅 업체와 함께 추가로 가동을 중단할 공장을 내년 1분기 내 선정한다. 4개사는 이 결정을 준용해 설비 폐쇄나 생산 감축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자금줄을 쥔 산업은행과의 신뢰가 걸린 문제라 어느 기업이든 산업은행과 컨설팅 결과에 반발하거나 계약을 미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석화 구조조정을 계속해서 질질 끌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정부 내에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1차 구조조정 방향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통합 법인 아래 재편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생산 감축 규모가 100만 톤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폐쇄가 확정된 여천NCC 3공장의 생산량만 연산 47만 톤에 달한다. 여천NCC 1공장(90만 톤)과 2공장(91만 5000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123만 톤)도 각각 연산 100만 톤 규모의 물량을 생산한다. 4개사는 신설 통합 법인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할 자구책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통폐합 과정에서 기존 공장 가동을 멈추면 손상차손이 발생해 부채 비율이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이 기존에 보유한 차입금이 통합 법인으로 넘어가는 점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부채 비율 상승에 맞물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통합 법인이 시장에서 운영 자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천NCC의 신용등급은 ‘A-(부정적)’로 추가 강등이 이뤄지면 A급 지위를 잃게 된다. 이에 4개사는 영구채 발행과 증자, 자금 대여 등을 포함한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각각의 수단을 통해 마련하는 자금은 실사 후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여천NCC와 관련해 원료 공급계약 후속 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원료 공급 가격 계약은 여천NCC의 원가 구조와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계약이다. 여천NCC는 DL과 한화에 연간 2조 5000억 원 규모의 에틸렌과 프로필렌 같은 석유화학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양측은 기준 물량을 별도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가격 조건을 확정했지만 초과 생산 물량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마다 설비 교체와 시설 폐쇄로 인해 떠안게 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채권단이나 금융 당국의 생각처럼 구조조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기업들 사이의 합의가 끝까지 유지되느냐가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최종 변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수 산단만 해도 4개사가 최종 합의에 도달했지만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속이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료 인하 같은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
41개 대규모 폐점 제시한 홈플러스…노조 반발 넘을까 [시그널]
산업 기업 2025.12.29 17:31:00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대적인 점포 폐점을 골자로 한 ‘구조 혁신형 회생 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면서 노조의 합의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홈플러스 측은 약 120개인 전체 점포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이 담보로 잡은 62개를 제외한 나머지 임대 점포 중 최대 41개를 폐점하는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노조는 정치권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도 담았는데 대표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무담보 채권자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밖에 홈플러스 측이 제안한 구제금융의 하나인 3000억 원의 ‘DIP(Debtor In Possession) 대출’에 대해서는 채권 회수 순위가 밀리게 되는 무담보 채권자의 반발이 거세다. 29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홈플러스 관리인 측은 서울회생법원에 현금 흐름 개선을 위한 ‘구조 혁신형 회생 계획안’을 제출했다. 법원은 최대 1주일간 회생 계획안을 검토한 뒤 적절성을 판단해 주요 채권자에게 이를 통보한다. 제출한 회생 계획안은 초안인 만큼 약 한 달간 채권단을 포함한 관계인 집회를 통해 동의를 받아 최종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회생 계획안에는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향후 6년간 부실 점포 최대 41개 폐점, 홈플러스 본체에 대한 회생 전 매각이 포함됐다. 인력 부분에서는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다른 점포로 발령을 내는 ‘전환 배치’ 방안도 담았다. 홈플러스는 폐점이 보류됐던 15개 점포 중 가양·장림·일산·원천·울산북구점 5곳에 대한 영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홈플러스 관리인 측은 당장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 3000억 원의 DIP 금융을 신규로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권단은 △1조 3000억 원의 부동산담보대출 채권이 있는 메리츠금융그룹 △약 2600억 원의 금융 채권을 보유한 하나증권과 시중은행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인수했지만 일방적인 폐점 통보로 임대료를 받지 못한 MDM자산운용 등 부동산 운용사 △현대카드 등 기업어음(CP), 전자 단기사채, 자산 유동화 전자 단기사채 발행 기관 △상거래 채권을 보유한 납품 업체 등이 있다. 이와 별개로 노조는 임금채권 등을 보유한 공익채권자이고 홈플러스가 이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의 보증을 통해 DIP 금융 600억 원을 대출 받은 바 있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은 앞서 MBK 측이 회생을 신청하기 직전 약 8000억~1조 원의 매각가를 목표로 추진한 바 있다. 310여 개에 달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점포 상당수가 임대고 회생 과정에서 악화한 영업 상황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회생 신청 전후로 분리 매각에 관심을 가진 후보들이 접촉해온 만큼 홈플러스가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채권단 대부분은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방안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은 60개 점포를 당장 매각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가장 선순위자여서 익스프레스 매각이나 DIP 금융, 점포 폐점 등이 담보 가치 손실을 끼치지 않는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동화 채권 투자자도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에 따른 대금을 채권 손실 보전에 우선 투입을 전제로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대금에 대한 우선순위 배분은 법원이 법적 근거에 따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반면 홈플러스가 신규로 추진하는 DIP 금융에 대해서는 담보가 있는 메리츠금융과 나머지 무담보 채권자 간 입장이 엇갈린다. DIP 금융은 법적으로 메리츠금융보다 후순위인 동시에 무담보 채권자보다 선순위이기 때문이다. DIP 대출은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에 운용 자금 등을 위해 신규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을 뜻한다. 다만 DIP 금융을 지원할 금융기관도 뚜렷하지 않다.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가 거론되기는 하지만 이들은 홈플러스에 대해 여신이 없기 때문에 지원할 명분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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