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의 최고경영자(CEO)가 러시아 은행들의 파산 위험성을 경고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지난 1990년대 초 대외무역장관을 지냈던 표트르 아벤(사진) 알파은행 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은행의 잠재적 부실 자산이 2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주요 은행이 줄줄이 파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벤 CEO는 "정부가 알파 은행을 포함해 20~30개 주요 은행을 지원해야만 할 상황이 닥칠 것으로 본다"며 "수백 개의 소형 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몰락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벤 CEO는 이어 "정부가 나서 주요 30개 은행의 자본 확충을 돕고 전담기구를 선정해 원활한 자금 흐름을 촉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경제위기는 1985년 소비에트정부 때처럼 러시아 산업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도 26일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율이 이미 10%가 넘었다"며 "정부가 은행 구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2조루블(550억달러) 규모의 확대예산을 편성하면서 5,550억루블의 은행권 후순위채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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