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자가 찾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 라이프동(棟). 패션ㆍ영(young)관에 입점해 있는 NC백화점은 주말을 맞아 쇼핑을 나온 사람으로 북적였지만 도ㆍ소매상이 장사하는 리빙ㆍ테크노관은 인적이 드물어 한산하기만 했다. 4개 동이 서로 연결되는 같은 건물이지만 영관과 리빙관을 경계로 상권의 분위기는 극과 극이었다. 리빙관 4층의 전용 22㎡ 점포 2개를 3억원에 특별분양 받아 신발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하루에 1만원짜리 신발 열 켤레도 팔기 힘들다"고 말했다.
개장한 지 3년이 가깝도록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의 활성화를 위해 패션ㆍ영관에 이어 리빙ㆍ테크노관도 대형 키 테넌트(Key tenantㆍ집객효과가 큰 핵심매장)에 통째로 임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5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을 운영하는 관리법인인 ㈜가든파이브 라이프는 리빙ㆍ테크노관을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방식으로 통임대하기 위해 상가를 분양 받은 구분소유주들과 협의하고 있다. 마스터 리스는 상가 전체를 임차해 대형 임차업체를 입점시킨 뒤 운영ㆍ관리수익을 기존 소유주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안은 서울시와 SH공사가 라이프동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용역결과에 따른 것으로 협의가 마무리되면 올해 내 대형 테넌트 유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라이프동 관리법인 대표에 김인호 전 팜스퀘어 사장이 선임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팜스퀘어는 당초 개별 분양 쇼핑몰로 지어졌다 통임대로 전환해 활로를 찾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청계천 개발에 따른 이전지로 조성된 가든파이브는 크게 쇼핑공간인 라이프(Life)동, 공구상가인 툴(Tool)동,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를 유치하기 위한 웍스(Works)동 등 3개 블록으로 나뉘며 연면적만 COEX의 6배인 82만㎡에 달한다. 산업용재를 판매하는 툴동과 오피스가 입주한 웍스동은 어느 정도 입주가 이뤄졌지만 라이프동은 NC백화점과 킴스클럽ㆍCGV 등 대형 테넌트가 입점한 패션ㆍ영관만 활성화됐을 뿐 신발ㆍ문구ㆍ피혁 등을 판매하는 '리빙관'과 컴퓨터ㆍ디지털기기ㆍ조명ㆍ인테리어 매장인 '테크노관'은 텅 빈 상태다. 2년 전 1층에 패션쇼핑몰인 '엔터식스(Enter6)'가 입주해 그나마 입점율이 상승했지만 2~7층은 입점율이 20~3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라이프동에 입주한 중개업자는 "7평 남짓한 상가를 평균 2억원에 분양 받았지만 장사가 안 돼 월세 40만~50만원에 편법으로 사무실로 임대하는 점포주도 많다"면서 "상인들도 장사가 안 돼 지난해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라이프관 전체가 복합쇼핑시설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리빙ㆍ테크노관에 입점할 대형 테넌트로는 SPA 패션 브랜드나 전자양판점, 대형 음식체인 등이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시설이나 테넌트를 유치해 운영을 맡기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 대안이지만 수천 명이나 되는 점포주의 동의를 일일이 얻어내는 일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