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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현지 생산·수출 업체로 도약"

김동우 암펠로스 그룹 회장

“앞으로는 쿠바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는 제조업쪽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볼 계획입니다.”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사회국가로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지 않고 있는 쿠바에서 수년째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암펠로스 그룹의 김동우(43) 회장은 지금 하고 있는 중개무역을 넘어서 쿠바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산업분야에 직접 뛰어 들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 수출할 수 있는 업체로 도약하고 싶다고 3일 밝혔다. 쿠바에서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한국인(한국 국적)인 김 회장이 쿠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78년 가족들과 함께 남미인 파라과이로 이민을 가게 된 게 간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그는 그 곳에서 고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뒤 91년 다시 한국으로 건너와 서강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서른 살에 캠퍼스 새내기로 새 출발을 한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 한국의 안경테를 파라과이에 갖다 파는 작은 중개 일에 손을 댔고 96년 졸업한 뒤 한국에서 ‘암펠로스’ 법인을 설립, 본격적으로 무역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암펠로스는 그리스어로 포도나무라는 뜻으로 모든 분야에서 결실을 맺고 싶다는 의미라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이후 파라과이에서 닦은 스페인어를 발판으로 97년 중미시장을 겨냥해 파나마에 법인을 세웠고 이듬해엔 내수시장이 큰 멕시코까지 진출했다. 김 회장은 스페인어는 모국어 수준으로, 영어와 포르투갈어는 비즈니스 활동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구사한다. 그러다 중남미 시장의 경제 침체가 왔고 때마침 재고 처분을 위해 눈을 돌린 곳이 쿠바였다. “파나마 법인을 통해 쿠바에 회사 설립(2000년)이 가능했죠.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라서 입찰 참여는 물론 기존의 시장을 파고들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특히 경쟁 상대인 유럽업체들의 벽은 너무 높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2001년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쿠바 관공서로부터 제약설비 플랜트 입찰 제의가 들어온 것. 공사 규모가 5만달러에 불과한데다 별 마진이 없어서 다른 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김 회장은 미래를 내다보고 공사를 수주, 총력을 기울였다. “바이어의 요구에 맞춰 꼼꼼히 장비를 제작했고 운송ㆍ설치ㆍ생산 등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신경을 썼습니다. 유지ㆍ보수도 감탄할 정도로 서비스해 줬습니다. 품질이나 가격에서 월등한데다 서비스마저 최상으로 해 주니 결국 그들도 인정하더군요.” 그 이후부터 입 소문을 타고 쿠바에서 김 회장의 사업은 나날이 번창해갔다. 고위층과 인맥도 많이 쌓게 되었고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도 높아져갔다. 심지어 끼리끼리 몰래 하던 입찰 건도 자발적으로 알려주기까지 했다. 덕분에 쿠바 법인 매출은 지난해 2,000여만달러로 급증했다. 다루는 분야도 안경테 및 제약설비에서 기계ㆍ의료기기ㆍ전자통신ㆍ플라스틱 원료 등 다양해졌다. 최근 김 회장은 이 같은 성공을 발판으로 쿠바에서 한국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쿠바 문화원과 공동으로 한글학회를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오는 12일엔 정식으로 한인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사회주의 국가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성과는 대단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쿠바엔 1921년 농업고용자로 멕시코를 거쳐 정착한 한인들의 후예가 1,000명 가량 살고 있다. 97년 볼리비아 교포와 결혼한 뒤 가진 삼남매의 모국어 교육을 위해 2년 계획으로 올 초 가족 모두를 한국으로 보낸 그는 “한국의 기업들이 쿠바 시장을 좀 더 적극적으로 두드린다면 문은 충분히 열릴 것”이라며 “양국 민간 교류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쿠바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성악과 살사춤을 배우며 외로움을 달랜다. 한국은 사업차 1년에 4번 정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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