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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건강모험 '모럴 해저드'

43만명 연 1,000건 치료 진료 과다 이용 매년 증가<br>6만명 852억 안내 6개월간 1번 이상 꼴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하루에만 10~20곳의 의료기관을 돌면서 의료쇼핑을 하는가 하면 건강보험료는 내지 않으면서 수차례의 해외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이 같은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는 결국 국민들이 납부하는 건강보험료를 상승시키는 등 모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을 통해 1년간 1,000건 이상의 진료를 받은 과다이용자가 ▦2009년 30만명 ▦2010년 37만명 ▦2011년 43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용자의 진료건수는 의료기관을 통해 입원일수와 외래일수, 약국의 투여일수를 모두 포함해 산정한다. 특히 몇몇 가입자의 경우 혼자서는 결코 이용이 불가능한 수준의 의료이용량을 보이고 있었다.

50대 채모씨의 경우 상세불명의 만성위염 및 위장장애, 안구건조, 요통, 알코올 의존성 등 만성질환 및 불안장애 등으로 연간 7,438일치의 진료와 투약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9세 이모씨의 경우 지난 한 해 17개의 의료기관을 돌며 병원을 195회 방문해 6,261일치의 진료를 받았다. 투약일수는 무려 3,971일로 1년 동안 하루에 11일치 분량의 약을 매일 복용해야만 다 먹을 수 있는 양을 처방 받은 셈이다. 이씨의 건강보험료는 월 4만9,350원이다.

김 의원은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의료쇼핑자'들로 인해 보험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며 "의료 이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의료급여일수 제한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다닐 여유는 있지만 건강보험료는 못 내겠다고 버티는 체납자들도 많다.



국회보건복지위 소속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 받은 '건강보험료 체납자의 해외출입국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6년부터 올해 6월까지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사람 중 5만7,511명이 올해만 한 차례 이상 해외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체납한 건보료만도 852억원에 달한다. 1,000만원 이상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고액체납자 831명 가운데 70명도 지난 6개월간 1회 이상 외국을 나갔다.

일례로 종합소득액이 7,300만원이지만 2010년 8월부터 11개월간 건보료 978만원을 내지 않은 S씨의 경우 올해만 5차례 출국했다. 건보공단에 신고된 재산이 14억원에 달하는 K씨 역시 8개월분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채 3차례 출국했으며 13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C씨도 건보료 154만원을 체납하고는 올해만 4번 해외로 나갔다.

신 의원은 "수백만원을 들여 해외를 다니면서도 건보료 몇 십만원을 못 낸다는 것은 전형적인 악성 체납"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건보공단의 체납관리 실태를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 국민이 납부하고 있는 건강보험 보험료와 연평균 보험금 지출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연평균 급여비 지출은 2005년 18조원에서 2011년 35조원으로 연평균 11.7% 늘었다. 세대당 월 납부 보험료 역시 2007년 5만9,278원에서 2011년 7만8,822원으로 약 3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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