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동남아 가서 부동산시장 한번 둘러볼까?’ 국내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은 부동산시장의 상승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CBRE와 루티즈코리아 등의 해외 부동산투자업체들은 “정부도 해외투자를 장려하고 있고, 외국에 투자하면 1가구2주택에도 해당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까운 동남아지역에 대한 분산투자도 검토할만 하다”며 “다만 외국에 투자하는 만큼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과 명의, 세금, 임대, 추후 유동성 문제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싱가포르 부동산시장 상승세 이어질 듯= 싱가포르 주거용 부동산시장은 2004년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2년간 연 25%씩 오르는 등 호황을 맞고 있다. 개방적이면서도 투명한 사회, 금융시스템으로 외국인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지노리조트 개발 확대, 마리나 베이 프로젝트(2010년까지 110만평 규모의 비즈니스ㆍ리조트단지 조성), 도심 재개발 등 호재도 적지 않다. 따라서 현재 싱가포르 프라이빗뱅킹(PB) 시장규모(243조원선)의 70%가량을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고급 아파트 시장의 45%가량은 외국인들에게 판매되고 있는데, 국적별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영국, 중국, 인도 순으로 아직까지는 인근 아시아 부호들의 자금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싱가포르는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에 제한이 없다. 다만 주택의 80%가량은 임대주택이어서 투자하려면 대체로 고급 아파트나 리조트 쪽이 대상이 된다. 국내에서의 대출규제와 달리 싱가포르에서는 외국인도 집값의 80%까지 3.5%안팎의 저금리로 담보대출을 해 준다. 2005년에는 부동산 양도세도 폐지됐다. 다만 민간 아파트들은 대부분 수영장, 헬스장 등 공용시설을 갖추고 있어 세를 내주더라도 집 주인이 월 15~20만원 선의 관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임대는 CBRE 등의 부동산전문회사를 통하면 한 달치 임대료 정도를 지급하고 맡길 수 있다. 한국인들의 현지 부동산투자는 지난해 163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부터 꽤 늘고 있다. 현지에서는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이 꾸준한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아직 IMF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런던, 뉴욕, 도쿄, 홍콩 등과 비교할 때 상승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자재ㆍ인건비 급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수요창출 나서= 말레이시아는 부동산 시장을 부흥시키고자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부동산 양도세를 폐지했고, 앞서 2006년 말에는 외국인들에게 무제한적인 주택 투자를 허용했고 절차도 간소화했다. 말레이시아에 집을 사는 외국인들에게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MMSH(Malaysia My Second Home)라는 은퇴이민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이슬람 금융 허브’를 꿈꾸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노력에 따라 중동계 자금이 주로 상업용 부동산에서 고급 콘도 시장으로까지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2~3년 뒤에는 의미 있는 수준의 투자 수익 실현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해외 부동산업체들의 전망이다. 물론 투자 목적으로 현지에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에는 최근 1~2년 사이에 늘어난 공급물량을 고려해 여유 자금을 5년 정도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CBRE의 경우 KLCC(Kuala Lumpur City Center)에서 동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앙팡(Ampang) 지역에서 고급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가는 m²당 200만~250 만원(평당 700만~800만원)선이다. 전용면적 152m²(46평)을 구입할 경우 계약 시 분양가의 20%인 8,000만원 정도의 계약금만 지불하고 나머지 80%는 현지 은행을 통한 모기지 대출이 가능하다. 김한석 CBRE 차장은 “외국인들에 대한 부동산 지원책은 고급 아파트 시장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괜찮다”고 말했다.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등도 고려할만= 이밖에 필리핀은 해외에 나간 근로자들의 송금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 증가와 인도의 콜센터 이전 확대에 따른 오피스 수요 확대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곳에는 영어가 공용어이고 도우미를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어 조기유학생을 둔 부모나 은퇴이민자들이 투자를 검토할만 하다. 또한 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는 태국이나 두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해외부동산 투자업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 해외부동산 투자 주의사항
현지정보 챙기고 투자목적 분명히 1 투자 목적을 분명히 하라= 부동산은 투자 목적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단기인지, 장기인지, 교육 목적인지, 실거주 목적인지, 은퇴 목적인지를 명확히 한 후에 물건이나 지역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현지정보를 부지런히 수집해야= 정부 주도의 개발 계획이 있는지,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그 나라의 정책이 일관성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투자를 원하는 지역의 임대료와 매매가, 대출이자율 추이, 매매 성사율, 교육 여건, 도심 근접성 등을 파악해야 한다. 3 현지의 세법을 살펴라= 해외 주택은 국내 다주택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는 제외되고 종합부동산세와도 무관하다. 하지만 해당 국가별로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소득세 등이 달라 예상 투자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 4 신뢰할 만한 전문가를 찾아라= 부동산의 특성상 길 하나를 두고도 시세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 부동산전문가들과 상담을 받고 현지 답사를 꼼꼼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5 구입 이후를 생각하라=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구입 후 임대문제나 언제, 어떻게 매도할 수 있을 지 조언할 수 있는 업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6 높은 수익률에 현혹되지 마라= 위험성은 알리지 않고 고수익만 강조하거나 토지 소유권 주체가 불분명한 경우는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중국, 베트남, 라오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은 외국인이 개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에 제약이 많다. 2002년 들어 급등하기 시작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경우 한국 사람들이 대거 현지인 명의를 빌려서 주택을 구입했으나 동시에 리스크도 적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7 현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현지에서 인기 없는 상품을 가져다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최고급 상품으로 둔갑시켜 턱없이 높은 분양가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조심해야 된다. /도움말=CB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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