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전국의 어선들이 정부에 치솟는 연료가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일제히 출어를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5일 교도(共同)통신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등 17개 어업단체에 소속돼 있는 약 20만 척의 어선 선주들이 원유가격 상승분에 대한 정부 보전 등의 대책을 요구하며 이날 일제히 집단 휴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는 일본 내에서 조업하는 거의 모든 어선이 참여한 규모”라며 “이 같은 대규모 어업 시위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어선에 사용되는 A중유 1㎘ 가격은 5년 전에 비해 약 3배 인상된 11만5,400엔으로, 13만엔까지 가격이 인상될 경우 40%에 해당하는 어선들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1위의 조업량을 기록했던 치바(千葉)현 쵸시시 항구에는 이날 발이 묶인 어선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한 어부는 “생활이 걸린 문제이므로 바다로 나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쿄(東京) 등지에서는 약 3,600명이 연료비 상승분의 보전 대책을 요구하며 궐기 집회를 열었고, 어선들은 주요 항구에서 일제히 기적을 올리며 궐기 의지를 전했다. 오카야마(岡山)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사무국 관계자는 “연료 가격은 오르지만 생선 가격은 오르지 않아 출어를 하면 할수록 적자인 상태”라며 “이대로 간다면 어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어선들의 출어 포기로 오징어, 전갱이 등 수산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도 확대되고 있다. 오사카(大阪)시 한 슈퍼마켓 체인의 구매 담당자는 “어업 단체들이 출어 포기를 예고했기 때문에 아직 큰 영향은 없지만 자연산 생선 출하가 줄어들면 냉동 수입생선 가격도 오를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사카부에 거주하는 한 주부도 “육류보다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선가격이 오르면 가계에도 부담이 된다”며 “어부들의 조업 포기가 지속되면 생선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