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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려되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박근혜 정부가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내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로 현재 제대로 된 국정운영이 어렵다. 경제상황도 큰 문제다. 밖으로는 남북관계가 매우 경색돼 있다. 더욱이 북한은 다시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남북관계뿐 아니라 한일관계도 매우 좋지 않다. 총체적인 난맥상이 지속되고 있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대남 전략은 매우 감정에 치우쳐 있다. 전략의 변화 폭이 크고 주기가 짧다는 특징을 지닌다. 지난해 초 3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개성공단 폐쇄조치를 취했지만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는 유화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나 3월부터 또다시 체제결속과 긴장조성에 들어갔다. 북한의 대남 강경전략은 이산가족 상봉 이후 우리 측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좌절된 것도 한몫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론 강조도 북한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의 행태를 볼 때 북한은 더 이상 박근혜 정부에 대해 기대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합동군사훈련·전단살포·인권압박 등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핵실험 준비, 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감정적인 대남전략을 중단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는 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현재 군 당국,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4차 핵실험 준비는 기술적으로 완료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핵실험 단추를 누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핵실험으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으로 북핵 문제를 새로운 논의국면으로 끌어올리기를 바랄 것이다. 종국적으로 미국을 협상테이블에 부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북한정권에 대한 심각한 회의론과 함께 강력한 대응만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현재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 문제, 대러 관계 악화로 여러 갈래의 전선을 구축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중국의 지속적인 도전과 반발, 한일관계의 악화 또한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6자회담 재개노력을 지속했음에도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스럽다. 그렇다고 북한의 핵실험을 용인할 수는 없다. 시진핑 정부 들어 북한의 비핵화가 대북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된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은 중국 지도부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역시 우리 정부다. 두 차례나 핵실험을 맞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오히려 이러한 점을 노리는 것 같다. 그러나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이때 북한의 핵실험 감행은 우리 국민의 정서에 큰 상처를 입히게 될 것이다. 대북 혐오감은 흡수 통일론, 전술핵 보유론만 강화시킬 것이다. 최근 북한은 "핵실험에 시효가 없다"는 식으로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어찌됐던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북한의 핵 도박은 매우 우려스럽다. 다만 이러한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은 하나다. 협상당사자들이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 대화를 통해 관리되는 국면으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해서는 안 되며 한·미·중 또한 다양하고 전략적인 접근법을 계속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6자회담 재개나 북핵 문제 협상국면은 남북관계 개선이 선행 조건화돼 있다. 조속히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고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여는 데 뜻과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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