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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명절 증후군 이기는 법

명절연휴가 끝나고 나면 진료실은 어김없이 요통과 관절통 환자로 붐비고 환자들의 짜증도 확연히 는다. 남녀 할 것 없이 증상이 비슷한데 부녀자들은 바닥에 앉아 오랫동안 전을 지지고 남정네들은 같은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고 고스톱을 친 후유증이다. 소위 명절 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는 흔하고 고단한 증상이다. 명절 증후군은 허리와 관절에만 오는 것이 아니다. 연휴기간 중 여자들은 시댁 부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고스톱치는 남정네들 군것질 시중까지 들면서, 시집간 시누이들이 친정에 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자신의 친정에는 가지 못하니 시어머니 눈을 피해 남편을 닦달하기 마련이고, 남편은 남편 나름대로 부엌에서 고생하는 아내 눈치를 살펴가며 어머니 몰래 아내를 슬쩍슬쩍 돕는 척 하랴, 틈틈이 아내 구박을 견디자니 그도 저도 스트레스이다. 요새는 부엌일을 곧잘 돕는 젊은 남편들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일단 아들이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시어머니가 드물다 보니 고부 간 그리고 부부 간에 사소한 시비가 생기기 십상이다. 신나는 건 그저 아이들이고, 시부모 모시고 사는 며느리는 생색도 없고, 나가 사는 며느리는 차 막힌답시고 음식 장만 거의 끝나갈 무렵 선물 앞세우고 와서 온갖 칭찬은 독차지하니 동서지간에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그러니 명절이 끝나면 스트레스도 허리 무릎만큼이나 위험수위에 도달할 수밖에. 그뿐만 아니다. 과거 먹거리가 없어 명절에나 마음껏 먹던 시절을 살아온 부모님 세대는 자식들을 만나면 무조건 먹이고 푸짐하게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음식장만도 과다하기 마련이어서 명절 후에는 남은 음식이 지천이라 상하기도 하니, 과식과 식중독도 많을 뿐 아니라 음식 쓰레기도 급증하게 된다. 후유증 없고 즐거운 명절을 위해서 조금 바꿔 보자. 음식을 지난 명절에 남긴 만큼을 줄여서 장만하면 부엌일과 쓰레기가 줄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간에 대화할 시간은 늘어나지 않겠는가. 배역도 한번 바꿔 보자.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은 고스톱을 치되 판돈은 며느리들이 내고, 남정네들이 설거지와 쓰레기 처리를 담당하자. 가능하다면 음식 장만은 친정집 부엌에서 하고 시댁에 가서 먹자. 그리고 전 지지는 것과 고스톱치는 것은 바닥에 앉지 말고 반드시 식탁의자에 앉아서 하자. 이동은 승용차보다 기차나 버스 같은 큰 차를 타면 차 안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대폭 줄 것이고 운전 때문에 허리 다리 아픈 일도 없을 것이다. 명절 증후군은 확실히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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