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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中물류산업과 경쟁하려면

한국과 중국간의 교역이 확대되면서 양국간 물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한국로지스틱스(물류)학회와 한국해운물류학회가 한중물류의 현황과 과제를 테마로 한 세미나를 인천ㆍ평택항과 중국 산둥성의 항구들을 오가는 페리 선상에서 잇따라 개최한 것도 그 같은 관심의 표현이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 세미나에 주제 발표자로 참여했던 필자는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타이산이 있는 타이안까지 산둥반도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버스편으로 12시간 남짓 달리면서 중국의 현장물류를 체험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개통된 지 2개월이 좀 지났다는 이 고속도로에는 오가는 차가 가뭄에 콩 나듯 했다. 무리를 해서라도 물류 인프라 투자를 미리미리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의 고속도로 총 연장이 우리의 10배 정도인 3만여㎞인데 인구 1인당 길이로 계산하면 2.5㎝로 담배 한개피 길이도 못된다는 조선족 안내원의 비유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류대국 발돋움하는 중국 중국 철도의 경우 7만여㎞(남한 3,000여㎞, 북한 5,000여㎞)이던 것을 지난 2003년에 1만7,000㎞를 신설하기로 했고 전철도 1,000여㎞ 신설공사에 들어갔다. 이로 미루어 그들의 8종8횡 철도망, 5종7횡 고속도로망을 지금 건설 중인 아시아횡단철도 북부노선 및 남부노선과 연결해 유라시아 물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준비를 말 없이 해나가고 있음을 알겠다. 중국에서는 세계 굴지의 물류회사들이 몰려들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다국적 물류회사들이 중국을 발판삼아 한국시장으로 진출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다국적 물류회사와 합작형태인 시노트랜스 같은 중국 물류회사는 앞선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국내 물류업계를 압박할 것이다. 국내 물류회사들도 중국업체와 경쟁체제를 갖춰야 하며 그중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투명성의 확보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의 물류산업이 기세 좋게 뻗어나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부산항의 물량증가세가 둔화 추세이고 환적비율도 감소세다. 아울러 광양항도 능력의 반밖에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 물류중심을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는 중국의 대규모 육해공 물류 인프라 개발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부산항의 가장 큰 터미널이 외국인 소유이고 건설 중인 광양항터미널도 외국인이 대주주다. 더욱이 앞으로 IMF 사태와 같은 위기가 다시 온다면 지금 한국기업의 소유로 돼 있는 여타 국내외의 항만들이 외국계 기업에 넘어갈 우려마저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항구에서 피더(Feeder)선편을 이용해 중국 및 일본 등지로 화물을 수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동북3성ㆍ몽골ㆍ중앙아시아ㆍ모스크바 이동지역의 화물을 육로로 북한을 거쳐 국내항만으로 실어오고 국내항만에서 그곳으로 실어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단순 수송뿐만 아니라 창고보관ㆍ내륙터미널 사업을 병행하면 승산은 더욱 커질 것이다. 수송 보관 터미널사업 병행을 한중 페리선은 한중물류의 치열한 현장이었다. 10여개 한중 페리선사는 과당경쟁으로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다. 주 수입원은 컨테이너화물 외에 보따리상인들의 여객운임인데 ‘따이공’으로 불리는 보따리상인들은 양국의 세관사정에 따라 이 항구 저 항구로 몰려다니고 있다. 화물선업계는 중국특수로 한때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들어 다시 나빠지고 있다. 여객선업계는 보따리상인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 한중물류는 양국간 교역규모에 걸맞게 성숙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객선사들의 경영안정이 필요하다. 앞으로 학술과 관광을 겸한 다채로운 선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한중물류 발전의 중요한 과제라고 여겨진다. /이호영<베네모어 통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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