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아이들을 보면 교과 성적에서나 발육에서나 여자들이 대체로 앞서 있다. 사춘기가 오는 것도 철이 드는 것도 보통 그렇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남자들이 그나마 키와 덩치가 앞서 가지만, 여전히 학습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하지만 그런 차이도 대학교까지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모든 것이 뒤집힌다. 실질적인 업무능력은 떨어져 보이는 남자 동기들이 중간 관리자 이상만 되면 더 빨리 승진하는 모습을 목격하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보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인턴으로 입사해 30대에 최연소 여성 임원이 된 입지전적인 경력의 저자는 책을 통해 '남자들이 지배하는 직장생활의 룰'을 알려준다. 그녀는 무엇보다 의사소통, 상대방에게 당신의 의견을 올바르게 전달하고 아이디어를 관철시키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지배력을 얻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먼저 남성들의 사회를 이해하라고 한다. 남자들은 여성과 달리 서열을 매기는 것을 중요시하고, 가끔은 일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급자의 지시를 따르고 경쟁을 통해 이기는 것을 즐기며 자라온 게 남자들이다. 심지어 경쟁 상대라기보다는 이성으로만 인식하고 놀림감으로 만들기까지 한다. 비하적인 발언은 단호하게 대응하고 나아가 경쟁상대로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의견 발표 때 1인자를 먼저 설득해야 일의 진척이 빠르고, 주장을 펼칠 때는 반드시 반대 세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세부적으로는 키가 큰 상대와는 앉아서 대화하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업무를 지시하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요컨대 남성들이 우세한 전쟁터에서 그들에 밉보이지 않으면서도 여자로서의 이점도 챙겨야 한다는 게 골자다. 그들의 룰을 따라가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보여주는 것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들의 불편한 행동에는 오해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1만 1,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