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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럽 최대은행 HSBC, 세금 무서워 본사 옮기겠다는데

유럽 최대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런던 본사를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외신들은 HSBC 경영진이 새로운 본사 소재지를 물색하라는 이사회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본사 이전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사업 부문 분리 방안까지 거론된다고 전하고 있다.

HSBC가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영국 정부의 과도한 세금과 금융사에 대한 규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HSBC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세가 도입되면서 향후 3년간 전체 순익의 11%에 달하는 45억달러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반면 본사를 옮기면 70%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니 주주들로서는 왜 영국 정부에 꼬박꼬박 세금을 갖다 바쳐야 하는지 의문을 갖기 마련이다. 더욱이 영국 정치인들은 다음달 7일 총선을 앞두고 한 표라도 더 얻겠다며 은행부담금 같은 세금을 대폭 올리고 규제 강도를 조이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리스크가 높아지자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다른 기업들까지 본사를 이전하라는 주주들의 거센 압력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이제 기업들의 국적이나 소재지를 따지는 일은 무의미하다. 지도자들이 아무리 애국심에 호소하더라도 기업들은 언제라도 이익을 좇아 옮겨가게 마련이다. 기업을 때리고 세금을 무겁게 매길수록 국민에게 돌아오는 몫이 줄어드는 게 냉혹한 경제 현실이다. 한국 대기업 중에서도 외국인 주주 비율이 50%를 훌쩍 넘은 곳이 많다. 툭하면 법인세를 올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불필요한 규제만 양산한다면 주주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조세나 규제 남발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기업들이 이런저런 외풍에 흔들리니 외국 투자가들 사이에 저가 매력을 제외하면 한국 증시에 투자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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