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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세상의 변화

지난 60~70년대 수색에서 국방대학원 가는 길에 지금의 한강철교 모양의 구름다리가 있었다. 한국전쟁의 상처를 품고 있는 이 다리는 곳곳에 총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동네 개구쟁이들에게 좋은 놀이터였다. 왜 구름다리라고 불렀는지는 모르지만 당시에는 뭉게구름이 핀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늘 볼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다리 인도는 썩은 나무가 떨어져나가 구멍이 나 있었고 그 구멍으로 아래가 훤히 다 보였다. 어느 해 여름 사람들이 다리 위에서 뭔가를 던지는 것을 보았다. 놀랍게도 그건 개였다. 다리 밑으로 떨어진 개는 부러진 다리를 이끌고 언덕을 기어올라 주인에게 갔으며 이런 과정이 반복됐다. 키우던 개를 먹기 위해 그렇게까지 했다니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땐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이제 우리가 생활하면서 수입품에 의존하지 않는 게 없을 정도로 세상이 변했다. 예나 지금이나 상인들이란 마진을 보고 장사하기 마련이라 값싼 국산품은 수입품에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한발 앞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세대들은 재래시장을 잘 모른다. 장을 보러 할인점으로 가는 세상이니 말이다. 하지만 할인점이라는 것이 들어온 것도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그나마 수입해서 들어온 할인점 ‘시스템’에서 토종 할인점이 외국계를 밀어내고 승리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승리에는 서비스도 한몫 톡톡히 했으리라 본다. 몇 해 전 미국계 할인점 C사의 매장을 간 적이 있었다. 이사 간 후라 제법 필요한 게 많았다. 한시간 정도 물건을 고른 후 계산대로 간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국내 S사 카드만 결제된다는 직원의 고압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공 들여 장보는 데 들인 시간이 아까울 뿐이었다. 인터넷도 우리 생활에 중요한 변화를 주는 도구다. 이제는 지하철에서 젊은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드라마를 보는 모습도 자주 접할 수 있다. 어렸을 적 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것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불변하는 한 가지는 소비자의 변화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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