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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2월 11일] 자동차노사, 상생의 길 찾아야

박영범(한성대 교수·경제학)


세계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지난 2008년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는 1,324만대로 2007년보다 18% 줄어 1992년 이후 16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의 차 판매 감소율은 1차 오일쇼크 시기인 1970년대 초반 이후 최대다. 특히 미국 자동차회사의 판매는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도요타도 7년 연속 흑자행진을 마감하고 적자로 돌아서면서 올해 2~3월에 모든 공장의 가동을 11일 동안 중단할 계획이다. 중소형 차가 강점인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국내 판매는 20% 이상 감소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회사만이 글로벌 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는 나 홀로 질주하고 있다. 車산업 위기 속 도약 기회
올 1월 미국 전체의 신차 판매량이 37% 급감한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경우 오히려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3% 늘어났다. 시장점유율도 두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중형 세단 ‘쏘나타’는 무려 85.5%나 판매량이 늘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중국 전체의 수요가 13%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지난 1월 각각 4만3,000대와 1만8,000대를 팔아 월별 실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1월 인도에서도 지난해 12월보다 34.7% 늘어난 2만1,000대를 판매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도약은 자동차산업의 노사가 장기전인 비전과 전략의 부재하에 노사 간에 나눠먹기에 골몰했던 미국의 빅3의 도산위기를 교훈 삼아 노사 간 상호신뢰의 기반 위에 100년 기업 GM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동차기업으로 부상한 도요타의 길을 배우고자 할 때 가능하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협상력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해 해외공장 노조와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외 공장이 연대파업이라도 한다면 현대차ㆍ기아차의 글로벌 국제경쟁력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가 당초 올 1월 예정된 전주공장 ‘주간연속2교대(주야간조로 나누어 잔업 2시간 포함해 하루 10시간 근무하는 현재의 근무형태를 주간조는 8시간, 야간조는 잔업 1시간을 포함해 9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을 의미하며 올 하반기에 현대차와 기아차에 전면적인 도입이 예정돼 있음)’의 도입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파업을 결의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주간연속2교대제에 합의한 지난해 7월 이후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현대차 공장 중에서 현재 주야 10시간 근무를 하는 곳은 소형차인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뿐이다. 대형차 공장은 4시간 물량을 8시간에 생산하고 있다. 전주공장이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하루 8시간 공장가동에 필요한 생산물량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인원이 많은 대형버스 생산라인은 현재 주간 4시간, 야간 4시간 근무) 주간조ㆍ야간조 각각 하루 8시간 근무하고 현재의 하루 10시간 임금을 받는 월급제로 전환된다면 임금이 20%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오히려 전주공장은 상시 주간 근무형태로 개편돼야 하는 상황이다. 일자리 나누기 등 동참을
상대적으로 고임금 계층인 자동차산업의 근로자가 위기상황에서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기보다는 오히려 일을 적게 하면서도 임금은 유지되는 것을 제도적으로 보장해달라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며 궁극적으로는 경쟁력 하락으로 고용불안이라는 부메랑이 돼 되돌아올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G20 국가 중 최하위인 -4%를 전망하는 가운데 자동차산업 노사가 대립보다는 상생의 길을 찾아 국가위기 극복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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