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임무" 대대적 구조조정 추진할듯<br>印출신으로 '천재'평가속 경영능력엔 의문<br>회장엔 비쇼프… 루빈은 이사회 의장 복귀
씨티그룹 새 사령탑에 팬디트
"위기극복 임무" 대대적 구조조정 추진할듯印출신으로 '천재'평가속 경영능력엔 의문회장엔 비쇼프… 루빈은 이사회 의장 복귀
최수문기자 chsm@sed.co.kr
씨티그룹은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새 최고경영자(CEO)에 비크램 팬디트 투자 사업 본부장을 선임했다. 이사회는 또 빈프리드 비쇼프 임시 CEO를 회장으로 임명했다. 임시 회장 역할을 맡았던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은 본래 자리인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씨티그룹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팬디트는 인도 이민자 출신으로, 모건스탠리에서 사장을 역임한 금융인이다. 팬디트 CEO는 이날 선임 직후 성명을 통해 "초기 우선 순위는 회사 조직구조를 단순화하고 적합한 목표와 경제적 현실에 맞춰 사업과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CEO인 찰스 프린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만큼 그룹 자체와 수익모델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올 연말까지 서브프라임 투자 부실에 따른 대손상각 규모가 예상보다 많은 17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아부다비투자청(ADIA)로부터 받는 75억달러로 급한 불은 껐지만 언제 사고가 재발할 지 모른다. 주가는 연초에 비해 40%나 하락했다.
이날 팬디트의 CEO 선임 소식에도 불구하고 씨티그룹 주가는 4.4%나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팬디트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씨티은행의 주수입원인 해외 은행업무와 소비자금융에 대한 지식이 일천할 뿐더러 씨티은행 같은 대기업을 운영해본 경험도 없다.
씨티그룹의 현재 처지를 개선하는 데는 외부의 거물급 인사를 수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며 이날 씨티그룹 주가는 전일보다 주당 1.54달러(4.4%) 떨어진 33.23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팬디트가 가진 장점도 적지 않다. 모건스탠리에 20여년간 근무하면서 월가 업무를 익혔고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박학다식하다는 중론이다. 그는 16세때 컬럼비아대에 입학했다.
재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인디애나대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는 월가 최고로 통한다. 올초 자신이 운용하던 헤지펀드 '올드 레인 파트너스'를 씨티은행에 합치면서 정식으로 이 회사에 합류했다.
한편 팬디트의 씨티그룹 CEO 선임으로 미국 경영계에 인도인 돌풍이 불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팬디트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나그푸르 태생으로 16세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팬디트에 앞서 현재 활약중인 인도인 CEO로는 미국 선물거래소의 사티뮤 난다푸르카르, 펩시의 인디라 누이 등이 있다. 워런 버핏의 후계자 중 하나로 꼽히는, 재보험사 내셔널 인뎀너티의 아지트 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영어권이라는 언어적 장점과 뛰어난 IT 실력을 바탕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2/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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