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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 예술로 부활

전복 껍데기·담배꽁초 활용해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 2인전

지용호의 'F.O 1-4'

안성하 의 'Cigarettes'

누군가 내다 버린 전복 껍데기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순간 버려진 쓰레기가 아니라 오색찬란한 빛을 내는 예술 재료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담배와 술은 소비되는 순간 달콤한 환각을 안겨주며 해방감을 주지만 실제로는 감미로운 자극 못지않게 강력한 중독성을 지닌 현대소비사회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일상에서 버려진 것들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젊은 작가 2명의 특별한 전시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오는 2월 16일까지 열린다. 재료의 다양성과 창의적 콜라주를 통해 조합, 변형, 확대시켜 나가는 작업을 지속하는 두 작가는 우리에게 본래의 효용성을 잃고 버려진 것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전복 껍데기가 빚어내는 생명의 에너지에 주목하다=버려진 타이어를 이용한 조각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용호(36) 작가가 이번에는 타이어와 정반대의 성질을 가진 전복 껍데기에 주목했다. '뮤턴트'(Mutant·돌연변이)라는 주제로 폐타이어를 사용하여 상어, 사자, 버팔로, 고릴라 등 다양한 반인반수의 돌연변이들을 만들었던 그가 이번에는 외계 생명체와 같은 느낌의 곡선으로 이뤄진 추상의 형태를 선보였다. 15점의 신작을 소개하는 '오리진(Origin)' 시리즈는 작가가 무의식 속에 잠재된 추상적인 형태를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실체를 드러낸다. 외계의 생명체 같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바다 깊은 곳에 사는 괴이한 연체동물을 연상시키고, 또 어떤 것은 앞에 있는 무엇이든 공격하는 꽃 봉우리 괴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뮤턴트 시리즈에서 관통했던 '예술의 정신을 물체로 형상화하는 것'이 바로 조각의 본질이라는 인식은 오리진 시리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가는 "전복 껍데기가 인류보다 먼저 지구상에 출현했던, 역사가 오래된 재료라는 점에서 과거를 안고 있으면서 현실 세계에는 없는 형상을 구체화하는 '오리진' 시리즈를 통해 미래지향성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현대소비 사회의 양면성, 그 역설적 동반을 담아내다=안성하(37)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 곳곳에서 발견되는 피우다 만 담배나 다 태우고 버려진 담배, 자신이 먹던 사탕이나 마시던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대상으로 삼아 사실적인 기법으로 재현한다. 자칫 무심하게 지나치기 쉬운 풍경이지만 커다랗게 확대된 담배꽁초들이, 혹은 사탕이 '그려진' 것임을 아는 순간 시선을 돌리기 어렵다. 작가는 담배와 사탕 등 피사체를 투명한 유리 용기에 담아 보여지는 이미지를 형상화함으로써 자극적이면서도 감미로운 찰나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작가는 담배, 사탕, 술이라는 현대소비사회의 상징물을 통해 '독성'과 '감미로움'이라는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담배는 독이며 아름답지 않지만 그것이 가져다 주는 정신적 위안은 아름답고, 사탕은 달콤하고 유혹적이지만 결국 독이 되고 만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걱정과 고민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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