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의원 및 당직자, 의원 비서, 광역의원 등 민주당 주요 인사 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 염원은 높았으나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해 졌다'는 문항에 90.4%의 응답자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이어 '야권 후보단일화만 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 때문이라는 지적에도 86.7%가 찬성 의견을 던졌다.
한 위원장은 대선패배 원인 변수를 ▲정책과 이념 ▲후보 ▲선대위 운영 ▲당의 역할 등 4가지로 설정, 질문 항목을 이에 맞춰 분류하고 개별 항목의 응답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수치로 제시했다. 그 결과 '당의 역할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묻는 문항이 평균 65.9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선대위 운영(65.8점)' '정책과 이념'(65점), 후보(51.8점) 순이었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묻는 항목의 찬성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 같은 결과를 전하며 "지난 4ㆍ11총선에 대한 비판 없이 또 같은 세력이 대선을 이끌었다. 이는 매우 뼈아픈 교훈을 주는 부분"이라며 사실상 친노 등 당 주류 측의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도 '내 탓이오' 라는 고백이 어디서도 안 나온다"며 "책임 있는 사람이 정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측과의 화해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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