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쟁점법안 처리 막판 진통] "여당은 청와대 눈치만"

이종걸 원내대표 "노동개혁5법 추후처리 합의해놓고 당정회의후 태도 돌변"

밤샘 협상 끝에 이뤄낸 여야 원내지도부 간 합의가 반나절 만에 뿌리째 흔들렸다. 야당의 무리한 발목 잡기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당도 청와대의 눈치를 과도하게 봤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에 사정없이 휘둘리는 새누리당의 부끄러운 민낯을 봤다"며 새누리당의 간밤 협상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 원내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노동개혁 5법을 예산안과 연계시킨 대목을 정조준했다. 지난 1일 긴급 예산당정회의 이후 새누리당의 태도가 돌변해 노동개혁 5법의 추가 처리를 갑작스레 요구했다는 것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여야 의견대립이 심한 노동개혁 5법의 경우 정기국회 종료 뒤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를 갑자기 번복하고 2일까지 통과시키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협상 과정 내내 개입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현 수석은 1일부터 2일 새벽에 걸친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 동안 국회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 머물며 협상 과정을 물밑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현 수석은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작전회의'를 갖기도 했다. 현 수석은 청와대 측의 '메시지'를 전하고 입법전쟁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직접 국회 방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최종 재가를 받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협상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도 이례적이었다. /전경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