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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점만 배 불린 도서정가제 이런 게 시장정상화인가

올바른 출판문화 정착을 목표로 만들어진 도서정가제가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고 대형서점의 배만 불리고 있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73개 출판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0.4% 줄어들었다. 반면 7대 대형서점의 영업이익은 무려 140%나 급증해 도서정가제의 혜택을 독차지한 것으로 나왔다.

출판사와 대형서점의 명암이 엇갈린 것은 2014년 확대시행에 들어간 도서정가제 탓이 크다. 과도한 가격경쟁을 방지한다는 명분을 앞세운 도서정가제가 구간(舊刊) 도서의 판매를 급격히 위축시켜 출판시장 전체를 쪼그라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형서점은 판매단가가 올라가면서 가만히 앉아 짭짤한 수익을 챙기는 왜곡된 시장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도서정가제로부터 자유로운 중고책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대형서점만 더 큰 혜택을 누리는 결과를 낳았다. 일반의 도서 구매를 위축시키고 대형사만 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이런데도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책값이 떨어지고 동네서점이 되살아났다며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다.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각종 편법 할인공세가 기승을 부리고 책값이 너무 비싸 서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하소연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이러니 시민단체가 소비자를 가장 괴롭히는 규제로 도서정가제를 지목하고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도서정가제는 정부의 섣부른 개입이 시장을 위축시킨 대표적 사례다. 대형서점들은 65%에 머무르는 도서가격의 공급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지만 이런 미봉책으로는 갈수록 쪼그라드는 출판시장을 살리기에 역부족이다. 정부는 공공도서관 등 사회적 자본의 역할을 높이는 등 국내 도서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도서정가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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