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하야 운동에 동참 요구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4일까지도 장외 투쟁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동정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대비해 단계적 퇴진운동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에 돌입했지만 당의 입장과 거리를 두며 영수회담 수용을 높이 평가하는 등 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추 대표는 4일 박 대통령의 담화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이 요구하는 별도 특검과 국정조사, 대통령의 2선 후퇴 및 국회 추천 총리 임명 등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지만 지금 당장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추 대표는 5일 진행되는 고(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 및 촛불집회 참석 여부에 대해선 “제가 야당 대표로서 장례위원장을 맡아 참석하지만 당차원의 참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민주는 연일 의원총회를 열고 박 대통령의 퇴진 요구에 제1 야당으로서 동참할 것인지에 논의하고 있다. 이미 민평련 계 등 당내 일부에서 대통령의 퇴진이 필요하다며 성명서를 냈지만 당 지도부의 신중한 입장에 내부 반발은 아직 심화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 요구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 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의 진로를 두고 강경파와 온건파의 의견대립이 불가피 할 전망된다.
국민의당은 더민주 보다 더욱 신중하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민주와 달리 검찰수사, 영수회담을 수용한 박 대통령의 담화문을 일부 긍정평가 하며 “대통령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미심쩍게 생각하지만 국민 반응을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안 전 대표가 대통령 퇴진 서명운동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당은 실무적인 일부만 지원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공당은 국민들이 불안해하실 때 안심을 시켜드리고 제안을 제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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