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새누리당의 탈당 동력이 다시 탄력을 받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덕흠·박순자 의원이 이미 탈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그 외 충청권·수도권은 물론 일부 대구경북(TK) 의원들 사이에서도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산단원을이 지역구인 박순자 의원은 23일 새누리당 탈당과 바른정당 입당을 동시에 선언했다. 3선 중진이자 새누리당의 비박계로 분류되던 박 의원은 지난해 말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역구 여론 수렴 등을 이유로 탈당을 미룬 바 있다.
그밖에 윤한홍·이철규·정유섭·홍철호 의원 등도 탈당 결심을 사실상 굳히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의원도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도 김상훈·곽대훈 의원 등이 ‘지역 여론’과 ‘바른정당행(行)’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TK를 기반으로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이들 두 의원에게 탈당 권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곽 의원이 탈당하면 자연스럽게 바른정당에서 유 의원의 대권 도전을 돕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문 친위대’를 짜기 위한 충청권 의원들의 탈당도 본격화하고 있다. 박덕흠 의원은 조만간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진석·경대수·이종배·성일종 의원 등도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면서 반 전 총장의 몸값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중진인 심재철 부의장 역시 탈당 시 바른정당보다는 반 전 총장의 세력화를 돕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의 탈당 러시가 현실화할 경우 설 전후에만 최소 10명의 의원들이 당을 떠나 반기문발(發) 정계 개편을 이끌게 되는 셈이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반기문과 함께하겠다는 현역 의원의 규모가 20~30명에 육박할 경우 창당을 한 뒤 제3지대와 연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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