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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밖’ 첫방] “마주치면 위험해?”…낯가리는 집돌이들, 공감+웃음 잡았다

‘이불 밖은 위험해’가 자극적인 설정 없이 출연자들의 성향만으로 공감 섞인 웃음을 만들어 냈다. 화제성 있는 출연진 섭외에 요즘 예능 트렌드라는 관찰형 리얼리티 형식을 따른 만큼 기대도 컸을 터. 첫 방송에서 호평을 얻은 ‘이불 밖은 위험해’가 기세를 몰아 정규 방송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지난 27일 첫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이불 밖은 위험해’는 ‘집돌이’라고 불리는 남자 연예인들의 휴가를 지켜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배우 이상우를 비롯해 엑소 시우민, 워너원 강다니엘, 하이라이트 용준형, 박재정 등 4명이 가평의 한 펜션에서 3박 4일간의 휴가를 즐긴다.

/사진=MBC ‘이불 밖은 위험해’




이날 방송에서는 펜션에서 어색한 첫 만남을 가진 집돌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공동 숙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집돌이는 리얼리티 예능에 최초 출연한 이상우. 얼마 전 동료 배우 김소연과 결혼한 후 신혼집에서 요리하고 청소하는데 대부분의 일상을 보내는 ‘신혼집돌이’였다.

숙소 입장 전에도 아내와 통화하는 사랑꾼의 면모를 보여준 이상우는 집돌이답게 숙소에 입성하자 방부터 탐색했다. 1인실 3개와 2인실 1개, 총 4개의 방 중 이상우가 선택한 것은 TV가 있는 가장 큰 1인실. 방을 고른 뒤 침대에 앉아 잠시 멍하게 있다 짐을 풀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도착한 집돌이는 최근 음악 작업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용준형이었다. 2층에 올라와서 이상우가 있는 방문을 여는가 싶더니 그대로 닫아버리는 모습이 웃음 포인트였다. ‘이불 밖은 위험해’가 아니라 ‘마주치면 위험해’가 아닐까 싶은 장면이었다.

그렇게 이상우와 인사 없이 다른 1인실에 짐을 푼 용준형은 카메라에도 낯을 가렸다. 이상우 역시 다른 사람이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침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상우는 김소연과 통화하면서 “누구 온 것 같은데 자고 일어나서 인사해야 할 것 같아”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음 집돌이는 짐 7개에 기타까지 가져온 박재정이었다. 짐을 계속 옮기느라 방문을 열고 있던 박재정 때문에 목마른 용준형은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박재정 또한 누가 나올까봐 소리도 못내고 행거를 운반해서 웃음을 자아냈다. 진정 ‘마주치면 위험해’라고 불릴 만 했다.

한계에 다다른 용준형이 방문을 열고 나왔고 결국 박재정과 마주쳤다. 출연자가 만나는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두 사람이 계속해서 피했던 상황이나 긴장감 있는 편집이 웃음을 만들어냈다. 어색한 인사를 나눈 뒤 갈 길 가는 두 사람, 섭외를 해도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골라 섭외했을까 싶은 장면들이었다.

강다니엘은 스케줄을 마친 후 새벽이 돼서야 도착했다. 혼자 게임하고 술 마시고 젤리 먹는 것이 익숙하다던 그는 젤리 먹방을 선보이는가 하면 평소 숙소에서 못하던 늦게까지 만화책 읽고 자기를 실현했다. 그 와중에 멀쩡히 열려있는 문을 못 열어 무생물인 카메라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허당같은 면모도 자랑했다.

/사진=MBC ‘이불 밖은 위험해’




다음 날에도 역시 어색한 만남의 연속이었다. 아침 먹을 시간이 돼서야 마주친 용준형과 이상우는 만난 지 20분 만에 통성명했다. 한 식탁에 앉았는데 말 한 마디 없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 적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렇게 오디오가 없는 예능프로그램은 또 처음이었다.

다음 방송부터 집돌이들의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마지막 집돌이 시우민이 합류하는가 하면 집돌이들의 이불 밖 생활을 위해 특별한 놀이교사들이 방문할 예정이다. 1회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가 ‘낯섦’이었던 만큼 친분이 쌓이면서 어떤 식으로 웃음을 유발할지 기대가 된다.

‘이불 밖은 위험해’는 앞서 방송된 비슷한 예능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MBC에서 현재 방송 중인 ‘나 혼자 산다’의 집 미공개 버전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연예인들이 한 집에 산다는 점에서는 SBS ‘룸메이트’와도 비슷하다. 차별점은 출연자가 집돌이라는 것이다.

제목에서부터 출연자들의 특성을 보여줬다. 이불 밖에는 나를 위협하는 것이 많으니 안전한 침대 위 이불 속에 틀어박혀 있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만큼 포맷에도 집돌이들의 습성(?)을 반영했다. 모든 것이 갖춰진 숙소에서 편안하게 놀게끔 판을 만들어줬다.

그런 집돌이들이 낯을 가리는 것이 의외의 웃음 포인트가 됐다. 출연진의 만남을 억지로 만들지 않는 것이 바탕이 됐다. 같은 집에 있으면서도 다음날까지 제대로 된 인사 한 번 나누지 못하는 것이 신선한 재미였다. 특별한 미션이 없으니 자연스럽고 돌발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비슷한 성격을 지닌 ‘집돌이 시청자’들도 방송에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다만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되기 위해서는 집돌이들의 특성을 예능에서 어떻게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1회의 주요 웃음들이 출연자들의 성향에서 비롯된 만큼 앞으로도 재치 있게 살려낸다면 더욱 웃음과 공감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첫 방송에서 소소하지만 편안한 웃음을 만들어낸 ‘이불 밖은 위험해’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총 3회 편성.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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