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팝컬처 리뷰-영화 '꾼']사기 수법만 부각…惡 응징 통쾌함은 '글쎄'

반전의 반전 거듭되지만 답답

주연 현빈·유지태는 빛 못보고

곳곳 조연 유머가 영화에 활력







“악인을 제대로 응징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선이 악을 이긴다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악을 통쾌하게 그려내 보고 싶었다.”

장창원 감독이 밝힌 영화 ‘꾼’의 기획의도다. 그러나 악을 처단하는 주체가 선이든 선이라기에는 ‘불순한’ 사기꾼이든 악을 응징하는 영화라면 있어야 할 통쾌함이 안타깝게도 영화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에피소드들의 플롯은 탄탄하며 영화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흘러감에도 답답하기만 하다. 응징의 대상을 속이는 ‘사기 수법’에 방점이 찍힌 탓에, 악이 위축돼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빛나야 할 주인공 대신 사기 수법이 빛나, 주인공 현빈과 유지태는 그림자가 되고 말았다.

영화는 5조 원대 유사수신 사기로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2016년 12월 개봉한 ‘마스터’도 같은 소재다. 소재의 유사성 때문에 두 작품은 비교될 수밖에 없다. ‘마스터’는 오히려 이렇다 할 반전도 없었고, 플롯이 잘 짜여있다고도 보기 힘들 만큼 시나리오 상으로는 ‘꾼’의 승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꾼’이 ‘마스터’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다. ‘마스터’는 714만 명을 동원했다.



영화는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에게 돈을 떼인 서민들이 자살하고 절망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후 장두칠이 해외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러나 장두칠을 해외에서 봤다는 목격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를 비호했던 권력자들이 의도적으로 풀어준 거라는 ‘설’이 확산된다. 사기꾼만 골라 사기를 치고 성공률 100%에 이르는 천재적인 사기꾼 황지성(현빈)은 장두칠이 살아있다고 믿고, 장두칠을 잡기 위해 분투한다. 그러던 중 장두칠을 담담했던 검사 박희수(유지태)와 그의 수하이자 사기꾼들인 고석동(배성우), 춘자(나나), 김 과장(안세하) 등을 만나게 되고 장두칠을 잡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영화는 통쾌하지는 않지만 웃음은 있다. 특히 황지성을 못마땅해 하는 사기꾼 고석동 역을 맡은 배성우가 선사하는 코믹 연기는 영화의 약점을 극복할 웃음이라는 힘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박희수에게 약점이 잡혀 수하가 된 고석동은 박희수라는 ‘갑’에게 절절매는 ‘을’의 역할을 감칠맛 나게 표현했다. ‘유도리(융통성)’와 비굴을 넘나드는 ‘을’의 연기가 압권이다. 또 춘자 역을 맡은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의 나나의 연기또한 그의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시선을 끈다. 2016년 tvN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김단 역을 맡으며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꾼’에서는 배우의 반열에 오른 연기력을 보여줬다. 장르를 불문하고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과 맛깔나는 연기로 ‘신스틸러’로 떠오르고 있는 김 과장 역의 안세하 역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많은 배우로 유명하며, 이번 작품에서도 원래 있었던 대사처럼 애드리브를 해 출연자들의 찬사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장두칠의 오른팔 곽승건 역의 박성웅은 철두철미하지만 춘자에게 ‘작업당해’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 커다란 웃음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이 영화는 ‘의심은 해소해 주면 확신이 된다’,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죠’, ‘저 새끼 절대 믿지 마세요. 항상 한 수를 감춰 놓는 놈이예요’ 등 크고 작게 속고 속이는 우리 세태를 반영한 대사들로 가슴 한켠을 씁쓸하게 만든다. 22일 개봉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쇼박스(086980)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