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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리더십 위기 가속…獨헤센주 지방선거서 겨우 승리

독일 중부 헤센 주에서 지방선거가 치뤄진 28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대표 후보(왼쪽)와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의 후보가 이날 오후 방송에 출연해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다. /헤센=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방 선거에서 또다시 쓴 맛을 봤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바이에른 주 선거에서 연정 파트너 사회민주당이 참패를 기록한 데 이어 28일 헤센 주에서도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이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득표율을 얻어 상처뿐인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달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기성정당의 퇴조를 확인한 셈이어서 메르켈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독일 공영방송 ARD에 따르면 헤센 주 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기민당은 27.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3년 선거 당시 득표율(38.3%)보다 11%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준이며, 1970년대 이후 기민당이 헤센 주에서 기록한 가장 낮은 득표율이다. 기민당은 1999년 이후 헤센 주에서 집권해왔다.

메르켈 정권의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도 19.6%의 득표율에 그쳐 직전 선거 30.8% 대비 대폭 떨어졌다. 진보정당인 녹색당은 19.5%로 3위를 차지하고,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3%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AfD는 독일의 16개 연방 주 의회에 모두 진출할 전망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기민당은 녹색당, 자민당과 함께 연정 구성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헤센 주는 기민당과 녹색당이 과반 의석으로 연정을 구성하고 있으나 두 당은 이번에 과반 의석에 미달하기 때문에 자민당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자민당의 크리스타안 린트너 대표가 중앙정부 연정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온 만큼 헤센 주 자민당이 연정에 참여할지 미지수다.

만약 헤센 주에서 기민당이 집권을 내준다면 중앙정치로 역풍이 불어 대연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등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민당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연정이 안정적으로 지속할 지 100% 장담할 수 없다면서 대연정 붕괴 시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정의 한 축인 사민당 지도부도 조만간 대연정의 지속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가 이날 선거 뒤 메르켈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날레스 대표는 현재 정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면서 기민당과 자매당인 기독사회당의 내홍이 저조한 지방선거 결과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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