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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덕에 '깜짝 성장'…금리인하 동의해야 연준 의장"
국제 정치·사회 2025.12.24 05:45:12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자 그 공을 자신의 관세 정책으로 돌렸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두고는 추가 금리 인하에 동의하는 인물을 지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3%로 나와 예상치인 3.2%를 완전히 뛰어넘었다”며 “훌륭한 정부 운영과 관세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3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이 4.3%(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23년 3분기(4.7%)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2%)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상무부는 이날 발표된 3분기 GDP는 지난 10월 30일과 11월 26일 각각 발표될 예정이었던 속보치와 잠정치 지표를 대체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관세 부과를 앞둔 일시적인 수입 확대 여파로 0.6% 역성장했다가 2분기에 3.8%로 반등한 바 있다. 3분기에는 더 성장세가 한층 더 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과와 관세 정책을 연관 지은 것은 최근 진행 중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소송에서 정부 측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61명 가운데 60명이 틀렸지만, 나와 몇몇 천재들은 맞혔다”며 “소비자 지출은 강력했고, 순수출은 대폭 증가했고, 수입과 무역 적자는 크게 감소했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나의 감세 법안과 관세 덕분에 투자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었다"며 “트럼프 경제의 황금기는 전속력으로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루스소셜에서 자신의 경제 성과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식시장은 호재가 있어도 시장이 보합이거나 하락하는데, 이는 월가의 두뇌들이 예전과는 다른 회로로 작동하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호재가 있으면 시장은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좋은 소식에도 시장이 하락하는 건 모두 잠재적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금리가 즉시 인상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시장이 잘 나가고 있을 때 새 연준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은 스스로 관리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적절한 시점에 언제든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적절한 시점이란 연간 GDP를 10~15포인트, 심지어 20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랠리를 죽이는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미국은 성공으로 보상받아야지 성공 때문에 끌어내려져서는 안 된다”며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연준 의장이 될 수 없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 후보를 3∼4명으로 좁힌 상태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가운데 한 명을 차기 의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트럼프 스톡커] 내년 美성장률도 韓 압도, 금리인하 2번 '베팅'
국제 정치·사회 2025.12.24 03:40:00월가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금리 인하, 감세 정책 효과에 힘입어 내년 미국 경제가 2.0%(전기 대비 연율 기준) 수준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경제 규모가 한국의 16배에 달하고, 우리나라의 올해·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성장 속도다. 월가는 기업들의 AI 도입 확산으로 고용과 소비는 둔화할 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하반기부터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또 내년 두 차례 이상 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한 차례 인하를 예고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다른 기대를 내비쳤다. 이는 월가가 내년 물가 수준을 통화 정책 당국보다 조금 더 낙관적으로 본다는 방증이다. 내년 미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는 연방대법원의 관세 적법 여부 판결과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타날 정책 변화,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 여부가 있다. 한은 뉴욕사무소, 월가 의견 종합…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 2.0%, AI 투자 확대, 고용·소비 둔화”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사무소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월가 IB들의 이 같은 의견을 종합한 내년 미국 경제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월가의 IB 66곳이 이달 15일까지 내놓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 예상치 중간값은 2.0%였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간값(2.0%)과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연준은 이달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3%로 높여 잡은 바 있다. 미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연준보다는 보수적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미국의 GDP 성장률은 현 경제 성장 속도가 1년 내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예상 성장률인 ‘연율’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비교 기준점은 직전 분기다. 이는 GDP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산정하는 한국 등과는 다른 집계 방식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올해 1.0%, 내년 1.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내년 미국 개인 소비는 부진한 고용과 물가 상승으로 증가폭이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른 가계·기업 세 부담 감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이자 부담 경감 등이 소비 둔화를 일부 상쇄하고 투자를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기업 투자는 감세로 확보된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AI 이외 분야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지연됐던 정부 지출이 내년 1분기에 이연 집행될 예정인 점도 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BBBA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1기 임기 때 시작한 한시적 기업 감세 조항을 올해 말 종료하지 않고 더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7월 4일 서명했다. 내년 미국인들의 개인 소비는 2022년 이후 임금 상승폭이 계속 줄어드는 데다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까지 나타나면서 제약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IB 61곳의 개인 소비 증가율 전망치 중간값은 올해 2.5%에서 내년 1.9%로 낮아졌다. 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에 못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월가에 적잖다는 뜻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내년 2~4월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OBBBA에 의한 세금 환급과 증시 상승 지속이 소비를 지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순자산의 70%를 차지하는 고소득층과 나머지 소득 계층 간 소비 불균형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내년에도 기업 투자는 AI를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내년 자본지출 증가율이 33%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이는 올해 69%보다는 낮아도 여전히 큰 폭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제고해 AI 이외의 분야에서도 설비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봤다. 트럼프 감세, 재정 적자 늘려 GDP에 ‘마이너스’…내년 물가는 관세 가격 전가로 ‘상고하저’ 미국 연방정부 재정의 경우 OBBBA의 효과로 세수입이 줄면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OBBBA가 소비·투자를 자극해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0.4%포인트 끌어올리겠지만, 동시에 재정 적자를 심화시켜 결과적으로는 성장분보다 더 큰 폭의 GDP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5개 IB가 예상한 올해와 내년 GDP 대비 연방정부 재정 적자 비율 평균치는 각각 5.8%, 6.1%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1월만 해도 36조 달러(약 5경 3300조 원) 수준이었던 미국 연방정부 재정 적자 규모는 올 10월 38조 달러(약 5경 6000조 원)를 돌파했다. 고용 시장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제한 정책과 관세에 따른 기업들의 인건비 축소 여파로 내년에도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에 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관세의 소비자 가격 전가가 완료된 뒤에야 채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IB 44곳이 전망한 내년 실업률 중간값은 올해와 같은 4.4%였다. 이는 연준이 이달 10일 내놓은 예상치와 동일한 수치이기도 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AI의 확산을 현 고용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기술 업종 등 일부 분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아직은 이런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국한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량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하다”고 짚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내년 미국의 임금 상승률도 고용 부진으로 올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는 다소 높을 것으로 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분가량 대국민 연설을 생중계하고 “우리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경제 붐을 앞두고 있다”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상승 속도가 인플레이션을 크게 앞서고 있다”고 큰소리를 친 바 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내년 미국 물가 상승률의 경우 상반기에 최고치를 찍은 뒤 하반기부터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관세의 가격 전가가 상반기에 마무리되면서 하반기에는 그 기저 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현재까지 물가에 반영된 관세의 가격 전가율을 20~40%로, 최종 전가율은 60~70%로 각각 추정했다. IB 56곳이 예상한 내년 연간 미국 물가 상승률은 2.7%로 올해 2.6%보다 다소 높았다. 이는 연준이 10일 내놓은 올해 2.9%, 내년 2.4%의 연간 인플레이션 예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이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화할 경우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물가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금리인하는 연준과 달리 2회 기대…“차기 의장은 해싯에 무게”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월가 IB들은 내년 금리 인하 횟수와 관련해서도 평균 두 차례를 기대해 한 차례만 예측한 연준과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조사 대상 IB 10군데 중에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은행은 2곳(JP모건, 도이체방크), 0.50%포인트는 6곳(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노무라), 0.75%포인트는 2곳(씨티, TD뱅크)이었다. 실제 2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릴 확률을 30.8%로 가장 높게 보고 있다. 0.75%포인트 인하 확률은 26.5%, 0.25%포인트는 19.3%, 1.00%포인트는 13.5%, 동결은 5.0%다. 앞서 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4%로 유지했다. 월가와 달리 FOMC 위원들이 내년 1년 동안 금리를 0.25%포인트만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고 평균적으로 전망했다는 뜻이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IB 대다수는 내년 2∼3분기에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월가가 내년 5월 차기 연준 의장이 취임하더라도 통화정책상 큰 변화는 실질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새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무리한 금리 인하를 이끌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연준 의장 교체 외에도 내년 1월 FOMC부터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가 투표권 행사 인원에서 빠지고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연은 총재가 합류한다. 한은 뉴욕사무소 관계자는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월가에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조금 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라는 점에서 차기 연준 의장에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유력하게 보는 분위기”라며 “해싯 위원장도 언론에만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할 뿐 실제 연준 의장이 되면 통화정책을 크게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FOMC 투표권자로 새로 들어가는 사람들과 나오는 인사들의 성향이 평균적으로 비슷하다”며 “월가와 연준 모두 거시경제를 보는 시각은 같은데 중앙은행이 물가를 더 신경 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강세, 달러 약세 가속화 가능성…글로벌 경기 안정화 속 중간선거 부양책이 변수 이와 관련해서 해싯 위원장은 2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연준이 느리다’는 대통령의 말은 옳다”며 “금리를 더 일찍 내렸어야 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해싯 위원장은 “지금 데이터를 보면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며 “굴즈비 총재조차 ‘지난번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실수였다’고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굴즈비 총재는 10일 FOMC 회의에서 슈미드 총재와 함께 금리 동결 의견을 낸 인물이다. 해싯 위원장은 “우리는 4% 성장률과 1%대 인플레이션을 갖게 됐다”며 “새해 초에 대형 주택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19일 일본은행(BOJ)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50%에서 0.75%로 올리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의 기준금리가 0.50%를 넘어선 것은 1995년 이후 30년 만이다. 한은 뉴욕사무소 관계자는 “일본은행이 앞으로 금리를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서 엔화는 강세로 가고 달러는 약세로 갈 것”이라며 “이 경우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최근 월가 일각에서 제기한 사모대출과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는 실제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AI 거품론’도 주가와 연관된 주장일 뿐 산업이 과대 평가됐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 뉴욕사무소 관계자는 “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10월에 부각했으나 월가에서는 금융 구조 전반의 리스크로 전이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당시 재택근무가 늘며 내려갔다가 지난해부터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의 경우 자금력이 약한 오픈AI에 엔비디아가 돈을 대주는 구조를 거품이라고들 하는데 IB들이 이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초기 단계”라고 부연했다. 요컨대, 내년 미국 경제는 예상 밖으로 올해보다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 한 해 글로벌 경제를 가장 크게 흔든 관세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는 데다 AI 투자가 점점 더 활발해지는 까닭이다. 대규모 기업 투자는 거대 경제권인 미국의 성장률을 한국보다 높게 지탱하는 최대의 힘이다. 소비·투자·고용·물가·재정·금리가 어느 정도 예측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서 내년 증시 변동성도 올해보다는 한결 줄어들 공산이 커졌다. 관건은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관련 판결과 월가의 AI 거품론 해석, 중간선거를 앞둔 추가 경기부양책이다. 최근 연일 경제 성과를 과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용으로 관세와 같은 돌발 정책을 또 발표할 경우 미국 경기의 예측 가능성은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차기 의장을 중심으로 한 새 연준의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연준이 금리 인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려 들 수 있는 까닭이다. 내년 글로벌 경제도 여러모로 트럼프 대통령이 칼자루를 쥔 모양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美 3분기 GDP 4.3% '깜짝 성장'…금리 경로 더 복잡해지나
국제 정치·사회 2025.12.23 23:14:02미국 경제가 올 3분기에 최근 2년 중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장률’이 공개되면서 향후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미국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2%)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직전 분기 성장률(3.8%)도 능가한 수치다. 개인 소비와 수출, 정부 지출 증가가 3분기 GDP 증가를 견인했다.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인 소비자 지출은 1년 전보다 3.5% 증가했고 기업 투자도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힘입어 2.8%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 심리 호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 일부 철회에 힘입어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 직후 국채 가격과 주식 선물은 일제히 하락했다. 예상을 웃도는 성장세가 발표되면서 향후 금리 인하 경로 역시 한층 더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추정 범위에 들어왔다”며 향후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현재로서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며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차기 유력 의장 후보로 꼽히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금리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수치는 당초 10월 30일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백악관 셧다운 여파로 발표가 2개월 가까이 밀렸다. 미국의 GDP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여러 차례 발표되지만 3분기 GDP 지표는 두 차례만 발표될 예정이다. -
엇갈린 기준금리…ECB 동결· 英 인하·日 인상
국제 정치·사회 2025.12.19 14:35:00주요국 중앙은행들 간 통화정책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며 추가 완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금리 동결 기조가 한층 분명해지는 양상이다. 반면 고물가와 엔저로 골치를 앓고 있는 일본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2.00%)와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 모두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ECB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누적 200bp(bp=0.01%포인트) 인하한 후 이날까지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도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날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와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각각 1.75%, 4.00%로 동결하며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반면 유럽 내에서는 영국이 유일하게 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 4.00%에서 3.75%로 25bp 인하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2%로 둔화됐고 실업률 등 일부 지표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잇따르자 금리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통화정책은 인상으로 기울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19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조정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경우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특히 일본은 중립금리(이상적인 금리)를 1~2.5%로 추정하고 있어 이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11월 미국 실업률이 4.6%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용 둔화 우려가 재부각된 영향이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이날 “일자리 증가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 건강한 고용시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기준금리를 최대 1%포인트 더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 노동부는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전망치(3.1%)를 밑도는 수치다. -
[트럼프 스톡커] "바이든이 망친 경제가 내년엔 붐", 또 속을까
국제 정치·사회 2025.12.19 10:43:0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하자 미국인들 앞에서 다시 한번 자화자찬 연설을 늘어놓았다. 소득 증대, 물가 안정 등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때 망가진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아예 ‘붐’을 이룰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로 얻은 수입을 내년 봄에 국민들에게 환급해 주겠다는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공약도 내걸었다. 재집권한 지 11개월가량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전 정권 탓과 자기 과시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평가와 달리 여론조사 상으로는 미국인들의 70%가 생활비 부담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도 내년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금씩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자세를 취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비서실장은 아예 “알코올 중독자 성격”이라는 악담까지 퍼부으며 백악관 내 자중지란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실적에 불만을 품는 국민들이 늘어나자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관해서도 자신의 금리 인하 기조를 충실히 따라 줄 인물을 찾기 위해 더 숙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바이든 때 인플레 최악…내년엔 경제 붐, 봄에 사상 최대 세금 환급”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저녁 9시부터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분가량 대국민 연설을 생중계하고 “취임 1년 만에 우리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개월 동안 우리는 미국 역사상 그 어느 행정부보다도 워싱턴에 더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국내에서 파탄 직전에 놓였던 경제를 되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연설 시간 상당분을 바이든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행정부와 의회의 동맹 세력(민주당)은 수조 달러를 국고에서 빼내 물가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나는 지금 그 높아진 물가를 매우 빠르게 낮추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내가 취임했을 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지난 48년간 최악이었다”며 “이 모든 일은 민주당 행정부 시절 벌어졌고 그때 ‘감당 가능한 생활비’라는 단어가 처음 들리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때 급격하게 풀린 시중 유동성 탓에 바이든 전 대통령 임기 4년간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5% 전후에 달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2년 6월 9.1%까지 치솟아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안정한 물가는 민주당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준 결정적인 요인으로도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는 일자리 창출과 임금 인상, 경제 성장, 공장 신설, 훨씬 강화된 국가 안보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내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경제 붐을 앞두고 있다”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상승 속도가 인플레이션을 크게 앞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12개월 안에 1600개의 신규 발전소를 개설할 예정”이라며 “전기 요금과 전반적인 물가가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 경제 공약도 잇따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도입한 감세 법안(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으로 많은 미국 가정이 연 1만 1000∼2만 달러(약 1630만 원~2960만 원)를 절감할 것이라며 “내년 봄은 관세 효과와 법안에 힘입어 사상 최대 규모의 환급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군 장병 145만 명에게도 올 크리스마스 전에 ‘전사 배당금’이라는 특별 지급금을 1인당 1776달러(약 260만 원)씩 지급한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새해에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정책에 대해서도 “10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종식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위협을 끝내고 가자 전쟁을 끝냈다”며 “3000년 만에 처음으로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고 인질 석방을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경제 지지율 1·2기 최저 ‘36%’…바이든 등 전임자 조롱으로 자기 방어 일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연설에 나선 것은 경제 실정에 따른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칫 내년 중간선거에서 패할 경우 임기 2년도 안 돼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에 빠질 수 있는 까닭이다. 미국은 내년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 435석 전체, 상원 100석 중 34석, 주지사 50석 중 36석을 새로 뽑는다. 실제 PBS와 NPR,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지난 8∼11일 성인 14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2%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6%에 그쳤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1·2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였다. 또 2022년 물가상승률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바이든 전 대통령이 기록한 경제 정책 지지율과 같은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중은 57%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의 70%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생활비를 두고 ‘감당하기 매우 어렵다’ ‘전혀 감당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마리스트가 해당 질문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였다. ‘생활비가 감당할 만하다’ ‘매우 감당할 만하다’고 답변한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이전 조사 응답률인 55%에서 크게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달리 미국인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경제 사정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대통령 때보다 더 안 좋아진 셈이다. 경제에 대한 불만이 늘어난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38%에 머물렀다. 이는 집권 1기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응한 응답자는 54%였다.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 때처럼 전임자들을 향한 조롱과 자기 방어로만 일관하고 있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업무동인 웨스트윙 복도에 걸린 역대 대통령 사진들 밑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쓴 인물평을 새긴 동판을 새로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상 대신 자동 서명기(오토펜) 사진을 걸어놓은 바이든 전 대통령을 가리켜 “슬리피(졸린) 조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면서 “가장 심한 부정 선거의 결과로 당선됐다”고 혹평했다. “심각한 정신적 감퇴를 겪었고 전례 없이 오토펜을 많이 사용했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분열을 초래한 정치적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는 “아내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다”는 설명을 붙였다. 같은 공화당 소속인데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거론하며 “둘 다 일어나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은 알코올 중독자 성격” 파문…공화당도 이탈 조짐 16일에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알코올 중독자 성격”이라고 꼬집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수차례 강한 신뢰를 갖고 있음을 표시했던 인사다. 와일스 실장은 이날 미국 대중문화 월간지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을 가졌다”며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시각으로 행동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알코올에 중독된 부친을 둔 와일스 실장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며 “나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고 말했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막바지인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회 의사당 폭동과 관련해 현 행정부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을 대출 사기 혐의로 수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하나의 보복일 수 있다”고 수긍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호화 저택 섬을 방문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두고도 “증거가 없고 그 점에 관해선 대통령이 틀렸다”고 반박했다.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관해서도 무조건 옹호하지 않았다. 와일스 실장은 “관세가 좋은 정책인지에 대해 엄청난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며 “(상호관세 발표가) 예상보다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와일스 실장은 JD 밴스 부통령에 대해선 “10년간 음모론자였다”며 “정치적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자에서 (지지자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정부효율부(DOGE)를 이끈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두고는 마약류의 일종인 케타민 중독자에 빗대며 “천재들이 그렇듯 이상한 사람(odd duck)”이라고 평가했다. 와일스 실장은 그래 놓고 같은 날 X(옛 트위터)에서는 “나와 최고의 대통령, 백악관 직원, 내각을 대상으로 정직하지 않게 꾸민 악의적 기사”라고 발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와일스 실장을 두둔하고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만약 내가 술을 마셨다면 알코올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에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와일스 실장은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고 재차 감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X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와일스 실장보다 더 훌륭하고 충성스러운 보좌관은 없다”며 “그녀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옹호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신호가 표출된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화당은 10월 1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이어진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정지) 사태 때도 트럼프 대통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폐지 요구를 묵살한 바 있다. 공화당은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의 의결정족수를 60명에서 단순 과반인 51명으로 낮추는 ‘핵옵션’을 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끝내 무시했다. 나아가 지난달 18일에는 민주당과 함께 엡스타인 사건 자료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거의 만장일치 수준으로 통과시켰다. 그간 자신의 엡스타인 연루설에 불쾌해하며 자료 공개를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같은 달 19일 해당 법안에 서명해야 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해싯·워시에 “1%P 금리 인하” 월러까지 가세…월가에선 11월 물가상승률 왜곡 논란 경제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발표 시점도 계속 바꾸고 있다. 애초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압박할 목적으로 늦어도 올해 안에는 후임을 지명할 것으로 봤다. 최근에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이달 2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할 때만 해도 “새 연준 의장으로 누군가를 아마도 내년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대국민 연설에서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믿는 사람으로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독립 기구인 연준에 금리를 낮추게 해 내년 초부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약속도 부연했다. 금리 인하의 실제 목적은 막대한 연방정부 재정 적자에 따른 이자 부담 경감이지만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실행할 적임자를 찾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자 차기 연준 의장 경쟁 구도도 기존 해싯 위원장의 독주에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의 양강 체제로 변했다.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인사가 연준 의장이 되면 곤란하다는 백악관 내부와 월가의 우려에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17일 뉴욕에서 열린 예일 CEO 서밋(최고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최대 1%포인트 더 낮춰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다크호스’ 후보로 떠올랐다. 월러 이사는 당시 “현재 고용 성장률은 거의 ‘0’에 가깝다”며 이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를 앞으로 몇 주 안에 발표하겠다”며 “연말 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가까운 시기”라고 밝혔다. 또 17일 직접 면접을 본 월러 이사에 대해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고 호평하며 “3~4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도 훌륭하다”며 다른 선택의 여지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오락가락하는 신호를 주는 사이 금리 결정에 참고해야 할 물가 지표까지 왜곡 논란에 빠졌다. 18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1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올랐다고 공표했다. 이는 다우존스에서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1%)는 물론, 올 9월(3.0%)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같은 기간 2.6% 올라 9월(3.0%)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번 11월 CPI 발표는 셧다운 사태 여파로 이달 10일이었던 예정일보다 여드레 늦게 나왔다. 10월 CPI는 데이터 수집에 실패해 아예 건너뛰었다. 월가 곳곳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서민들이 체감하는 수준보다 너무 낮게 나오자 자료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CNBC는 분석용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11월 CPI를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의 시작이라고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반면 레빗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초래한 9%의 사상 최고 인플레이션 위기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고용보고서가 노동시장 악화를 가리키자 8월 초 에리카 맥엔타퍼 전 미국 노동통계국장을 즉시 경질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79%), 나스닥종합지수(1.38%) 등 이날 뉴욕 증시는 11월 CPI 수치를 일단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급반등했다. 물가가 안정돼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별개로 내년 미국 경제 상황에는 변수가 많다는 게 월가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중간선거라는 중대 분수령이 있어 ‘알코올 중독자 같은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어떤 변덕을 부릴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고기, 과일 등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지난달 14일 돌연 농산물 상호관세를 면제하기도 했다. 선거가 임박해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정책을 어떻게 바꿀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中 반도체 EUV 자립 시동…美는 대만에 역대 최대급 무기판매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기업 2025.12.19 05:3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中, 'ASML 독점' EUV 노광장비 시제품 개발 성공" 중국이 미국과 서방의 집중 견제를 뚫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차세대 메모리와 인공지능(AI) 칩에 이어 서방이 독점한 첨단 반도체 장비까지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선전의 한 연구소에서 고도의 보안을 유지한 채 EUV 노광장비 개발이 이뤄졌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의 주도로 진행된 이 사업은 올해 초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6년 만에 성과를 냈다는 게 로이터의 보도 내용입니다. 중국이 만든 시제품이 공장 한 층을 거의 채울 만큼 대형이며 2028년 칩 생산에 활용한다는 목표로 현재 테스트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UV 노광장비 개발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중국이 뚫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EUV 노광장비는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 얇은 회로를 웨이퍼에 새길 수 있는 장비로 스마트폰과 AI 칩, 첨단 무기 등에 필수로 꼽힙니다. 이 기술을 독점한 네덜란드 ASML은 발주사도 무시하지 못하는 업계 ‘슈퍼 을’로 불릴 정도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EUV 시제품이 상용화에 이를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ASML은 로이터에 “EUV 기술은 수십 년의 연구개발(R&D)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단기간 내 추격은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美, 대만에 역대 최대 무기 판매 승인…中 “강하게 규탄” 미국 정부가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판매 패키지를 승인했습니다. 동아시아를 둘러싼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중국의 반발을 불러오며 미중 관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만 국방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번 무기 판매의 총액이 최대 111억 5400만 달러(약 16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CNBC방송은 “미국이 대만에 승인한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판매”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패키지에는 대만의 방위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미사일·드론 등 다양한 무기 체계가 포함됐습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에 거액의 첨단 무기 판매 계획을 공공연하게 선포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을 심각하게 위반했고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파괴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고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PPT 띄우고 軍에 수당 뿌리고…트럼프, 민심 돌리기 안간힘 생활비 부담에 최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인들에게 약 26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내년에 주택 시장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황금시간대 생중계 대국민 연설을 자청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워포인트(PPT)까지 띄워가며 고물가를 전임 조 바이든 정부 탓으로 돌렸고 이민·관세 등에서는 성과를 강조하며 자화자찬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9시(미 동부 시각)부터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취임 1년 만에 우리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이뤄냈다”며 연설의 상당 부분을 경제 문제에 할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의 동맹 세력(민주당)은 수조 달러를 국고에서 빼내 물가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내가 취임했을 때 인플레이션은 48년 만에 최악이었다. 나는 높아진 물가를 매우 빠르게 낮추고 있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이날 대국민 연설은 조기 레임덕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됩니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하락해 2기 취임 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 지지율도 빠지고 있습니다. 이달 공개된 NBC뉴스 조사에 따르면 마가 지지자 중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응답은 여전히 70%로 높지만 4월 조사 때보다는 8%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엇갈린 금리 행보…ECB 동결· 英 인하·日 인상 주요국 중앙은행들 간 통화정책 행보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며 추가 완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금리 동결 기조가 한층 분명해지는 양상입니다. 반면 고물가와 엔저로 골치를 앓고 있는 일본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8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2.00%)와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 모두 동결했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도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판단입니다. 영국중앙은행(BOE)은 같은날 기준금리를 종전 4.00%에서 3.75%로 25bp 인하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2%로 둔화됐고 실업률 등 일부 지표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잇따르자 금리를 내리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의 통화정책은 인상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19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조정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이 경우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됩니다. 특히 일본은 중립금리(이상적인 금리)를 1~2.5%로 추정하고 있어 이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미국發 경기부양 후폭풍 대비할 때다 [윤경환 특파원의 브레이킹 뉴욕]
국제 정치·사회 2025.12.14 18:14:37연말을 맞아 미국 뉴저지주 북부 버건카운티에서는 화려하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집들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버건카운티가 뉴저지주에서도 소득수준이 비교적 높은 지역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중산층 이상이 생각하는 체감경기는 나쁘지 않다는 신호다. 뉴욕 맨해튼 역시 주말마다 화려한 야경을 즐기려는 인파로 늦은 밤까지 북적이고 있다. 미국에서 만난 한국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비교하면 소비도 나쁘지 않은 상황인데 (미국 정책 당국이) 선제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도 미국 경제는 예상 밖으로 선전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가 이달 5일 내놓은 12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올 7월 이후 5개월 만에 개선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3일 공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6개월째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또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1.8%에서 2.3%로 높여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조차 “소비가 견조한 데다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투자도 늘고 있다”고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도 3%로 상향했다. 1%대에 겨우 머무는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률이다. 고용을 제외하면 침체 신호가 뚜렷하지 않고 셧다운의 여파로 데이터가 부족한데도 미국 정책 당국은 경기 부양에 동시다발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연준은 9~12월 3연속 금리를 인하하고 이달부터 3년 6개월간 이어진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했다. 또 12일부터 매달 약 400억 달러의 단기국채 매입을 개시하며 유동성 관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내년 0.50%포인트 이상 금리 인하를 자신하고 있다. 연준은 내년 4월부터 월가의 대형 은행들에 적용되는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도 완화하기로 했다. 그나마 독립 기구인 연준의 결정은 보험적 성격으로 볼 수도 있다. 금융안전감독위원회(FSOC) 의장을 겸하는 베선트 장관은 금융 감독 기구의 규제 기능을 부실 감독에서 경제성장 지원 쪽으로 대폭 완화하겠다고 예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2010년 출범한 FSOC의 기능을 15년 만에 바꾸겠다는 뜻이다. 미국 통화감독청(OCC)과 예금보험공사(FDIC) 역시 2013년 도입한 레버리지(차입) 대출 지침을 이달 초 공식 해제했다. 대형 은행들이 여윳돈으로 미국 국채를 대거 매입하고 시중금리를 낮춰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앞서 미국은 2018년 경기 둔화 조짐을 간과하고 선제적 통화 긴축에 나섰다가 증시 폭락을 부른 바 있다. 2021년에는 거꾸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머뭇대다 최악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과거의 정책 실패는 시장 오판에서만 비롯됐지만 지금의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을 노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재정적자 이자 부담 경감, 관세 효과 극대화, 경제성장률 과시 등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치적을 쌓겠다는 정략적 의도가 정책에 녹아든 것이다. 일방적인 규제 완화로 나아가기에는 사모대출 부실 누적, 소비 양극화, AI 주가 거품론, 물가 불안 등 불확실성 요소가 도처에 깔려 있다. 연준에서 중도파로 분류되는 마이클 바 이사도 최근 은행 감독 규제 완화를 두고 “위험이 과도하게 쌓이기 전까지 개입하기 어렵게 된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미국의 정책이 실패할 때마다 주가 급락, 집값 폭등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던 한국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안전판을 꼼꼼히 마련해야 할 때다. -
美연준, 지역 연은 총재 11명 만장일치 재임명
국제 정치·사회 2025.12.12 10:41:39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11명을 내부 이사들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재임명했다. 연준은 11일(현지시간) 퇴임 의사를 밝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를 제외한 현직 연은 총재 전원을 재임명했다고 밝혔다. 새 5년 임기는 내년 3월 1일 시작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백악관이 원하는 수준의 금리 인하에 반대하고 있지만 미셸 보먼, 크리스토퍼 월러, 스티브 마이런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이사 3명도 연은 총재 재임명에 찬성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 7명과 연은 총재 12명을 함쳐 총 19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투표권은 연준 이사 7명과 연은 총재 5명에게만 부여된다. 연은 총재 가운데서는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 총재만 상시 투표권을 갖고 나머지는 11명이 1년에 4명씩 돌아가며 표를 행사한다. 내년 1~12월 FOMC 회의에는 존 윌리엄스(뉴욕), 베스 해맥(클리블랜드), 애나 폴슨(필라델피아), 로리 로건(댈러스) 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투표권을 갖는다. -
美 연준, 3연속 금리 낮췄지만…내년 인하엔 신중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17:40:42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했다. 다만 내년 인하 가능성은 한 차례 정도만 열어두면서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과 고용시장 악화 추이를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 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세번째이자 3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은 앞선 9월·10월에도 0.24%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했다. 연준은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이고 경제 전망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며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9월 회의 때와 같은 3.4%로 제시했다. FOMC 위원들이 내년에 금리를 한 차례만 더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또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3%로 제시해 9월에 내놓은 전망치인 1.8%보다 0.5%포인트나 높였다.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등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인플레이션도 올해 2.9%에서 내년 2.4%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고, 실업률은 9월과 동일하게 4.4%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부터 내년 1월 FOMC 회의 사이에 많은 데이터를 보게 될 것이고 이를 우리의 판단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금 누구도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답하며 시장이 우려했던 ‘매파적 인하’ 가능성을 누그러뜨렸다. -
파월 "지금이 중립금리"…트럼프 측근 차기 연준 의장 낙점땐 인하폭 커질 수도 [연준, 3연속 금리 인하]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17:30:28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내린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과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악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금리 인하를 통해 일종의 ‘보험’을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준은 동시에 AI 기술이 전 산업군으로 확대되면서 고용 없이도 소비·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에 따른 데이터 부족, 관세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확실성 속에서도 소비와 기업투자가 예상 밖으로 활황을 띠자 내년 금리 결정에 부쩍 신중해진 분위기다. 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3%로 높여 잡았다. 불과 3개월 전인 9월 전망치(1.8%)보다 0.5%포인트나 상향 조정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현 수준(3.5~3.75%)보다 살짝 낮은 3.4%로 제시한 배경에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자리했다고 해석했다. 미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성장률 전망은 한국 등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1.0%, 내년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최근 CBS방송에 출연해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이 3%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부 기관의 예측을 보더라도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세부적으로는 소비가 견조한 데다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투자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내에 있다”며 “경제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별도 성명을 통해서는 12일부터 매달 약 400억 달러의 단기 국채 매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장기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QE·대차대조표 확대)와는 다른 개념이지만 은행들의 지급 준비금을 늘리는 유동성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 연준의 이 같은 조치는 시장 예상보다 빠른 유동성 공급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연준은 앞으로 몇 개월간은 단기 국채를 높은 수준으로 매입했다가 시장 상황에 따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내년도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지만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차기 연준 의장에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리 인하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10일 FOMC 회의 결과 발표 직전에도 폭스뉴스에서 “확실히 0.50%포인트나 그 이상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내 진통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실제 이번 FOMC 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9·10월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주장했다.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동결 입장을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OMC 회의에서 세 명이 다른 의견을 낸 것은 2019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FOMC 회의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서도 위원들의 내년 말 금리 수준 예측치는 9월보다 더 분산됐다. 금리가 현재보다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 견해가 두 명에서 세 명으로 늘어난 반면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본 위원은 여섯 명에서 네 명으로 줄었다. 금리가 2.00~2.25%로 급격히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 위원도 새롭게 나왔다. 한편 금리 인하 폭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파월 의장은 현 금리 수준에 대해 “경제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며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작은 수치”라며 “(기준금리를) 최소한 두 배는 더 인하했어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
[트럼프 스톡커] 내년 미국 '나 홀로 성장', 금리 안 내려도 그만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08:37:52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정책에도 내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금리 인하 속도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조차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1%대에서 2%대로 대폭 올려잡았을 정도다. 연준은 특히 관세를 부과받은 수입품목 외에는 서비스나 자국산 상품의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에 주목했다. 이민 정책과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고용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모두 악화했지만 자동화 바람으로 기업들의 생산성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소 2027년까지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한국과는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연준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도 예상 밖의 호황에 내년 금리 인하에는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그간 경제 지표가 부족했던 터라 연준 내 개별 인사들의 의견도 그 어느 때보다 엇갈린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정책 보좌관 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최측근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낙점할 수 있다는 점은 금리 향방의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적자에 따른 이자 부담 경감, 달러화 약세 유도를 통한 관세 효과 극대화를 위해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높이라고 재촉할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연준, 금리 0.25%P 또 인하…내년말 금리 3.4% 유지, 성장률은 1.8%→2.3% 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지난 9월 회의 때와 같은 3.4%로 제시했다. FOMC 위원들이 내년에는 1년 동안 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고 평균적으로 전망했다는 뜻이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률을 달성하고 물가를 2%로 유지한다는 두 개의 목표와 관련해 “두 목표 양쪽의 위험에 신경쓰고 있다”며 “최근 몇 달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이고 경제 전망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면서도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3%로 제시했다. 이는 9월에 전망한 1.8%보다 0.5%포인트나 높인 수치다. 올해 예상 성장률인 1.7%보다도 0.6%포인트 높다. 연준은 내년 실업률 예상치는 9월과 같은 4.4%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2.9%에서 내년 2.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FOMC에서는 월가의 예상대로 위원 12명 사이에서 이견이 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연준 이사로 임명한 측근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9월, 10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주장했다.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동결 입장을 냈다. 슈미드 총재는 10월 FOMC 회의 때도 홀로 금리 동결을 주장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OMC 회의에서 3명이 다른 의견을 낸 것은 2019년 9월 이후 6년만이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전인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위원들 간 의견 충돌을 유발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상향한 배경으로 소비와 기업 투자 증가를 꼽았다. 파월 의장은 “외부 기관의 예측을 보더라도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세부적으로는 소비가 견조한 데다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투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에는 성장률이 올해 1.7%라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다소 반등할 것”이라며 “셧다운 사태의 영향으로 0.2%포인트 정도를 내년으로 옮겨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재정정책도 성장에 우호적이고, AI 관련 지출도 지속되고, 소비도 계속되고 있다”며 “따라서 내년 기본 시나리오는 견조한 성장”이라고 짚었다. 파월 의장은 현 금리 수준을 두고는 “중립(neutral)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며 “앞으로 경제 수준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좋은 위치”라고 평가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않고 가라앉히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 발언을 두고 내년 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파월 의장은 “지금부터 1월 FOMC 회의 사이에 많은 데이터를 보게 될 것이고 이를 우리의 판단에 반영할 것”이라며 “일부는 AI 효과일 수 있지만 고용이 크게 늘지 않아도 성장이 계속되고 소득이 늘어날 정도로 구조적인 생산성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과 파월 의장의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에 이날 눈치 보기 장세로 출발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67%), 나스닥종합지수(0.33%)도 일제히 상승으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도 금리 인하에 힘입어 장중 상승 반전해 3거래일 만에 처음 올랐다. 파월 “경제 변화 지켜볼 좋은 금리”…위원들 내년 예측은 더 엇갈려 파월 의장은 금리 변동에 대해 연준 내 의견이 극명히 갈라진 데 대해서는 “위원 전원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아직 너무 높아서 내려와야 하고 고용시장은 약화돼 위험하다’는 데에 동의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어느 쪽의 위험을 더 크게 보는가의 차이인데 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FOMC 회의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 따르면 위원들의 내년 말 금리 수준 예측치는 9월보다 더 분산됐다. 금리가 현재보다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반면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본 사람은 6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금리가 2.00~2.25%로 급격히 내려갈 것으로 본 사람도 새로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이런 경우엔 의견이 더 넓게 분포하는 것이 당연한데 12명 중 9명이 결정에 찬성했으니 비교적 폭넓은 지지라고 볼 수 있다”며 자신의 리더십 논란에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10월과 11월 절반 동안 수집이 이뤄지지 않은 가계 조사 등 일부 데이터는 왜곡 가능성이 있기에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실업률 상승 위험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 둘 다 있다고 보는 위원이 적지 않아서 양쪽 모두 논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 수단은 하나뿐이니 둘을 동시에 조절할 수는 없고 어느 시점에 움직이느냐가 핵심”이라며 “지금 누구도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앙숙 관계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비(非)관세 인플레이션은 올해 진전이 있었다”며 “고용시장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약간 더 완만하게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더 낮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내려오고 있고 상품 인플레이션은 관세가 있는 부문에서만 오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두고 연준까지 전향적으로 시각 을 바꾸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적인 무역 정책이 정말로 빛을 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뒀다가 2021년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올 들어서는 관세 충격으로 1분기 0.6% 뒷걸음질쳤다가 2분기로 3.8% 크게 반등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현재의 경제 성장 속도가 1년 내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예상 성장률인 ‘연율’ 기준으로 계산한다. 비교 기준점은 직전 분기다. 이는 GDP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단순 비교해 계산하는 한국 등과는 다른 산정 방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두고 올해 1.0%, 내년 1.8%, 2027년 1.9%로 예측한 상태다. 美재무 “올해도 실질 GDP 3% 성장”…‘트럼프 최측근’ 차기 연준 의장, 내년 금리 ‘변수’ 미국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7일 CBS 인터뷰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이 3%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베선트 장관은 “경제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좋았다”며 “우리는 이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내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러면서 물가 상승 문제의 원인을 전임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또 다시 찾았다. 베선트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만들었다"며 “민주당은 에너지 분야나 과잉 규제를 통해 공급 부족 문제를 유발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생활 물가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입품 인플레이션은 전체 지표보다 낮다"며 “지금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는 건 서비스 경제이고 관세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관세이고 서비스 물가는 안정적이라는 파월 의장과 정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노동 계층이 실제로 소비하는 식료품, 휘발유, 임대료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며 “실질소득은 약 1% 증가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연준 수장이 바뀌는 점도 미국 금리 향방에는 큰 변수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이사직 임기는 2028년까지이나, 의장직 퇴임과 함께 여기서도 함께 물러날지는 미정이다. 내년부터는 지역 연은 수장들인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굴즈비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슈미드 총재도 모두 금리 투표권을 내려 놓는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통화완화에 부정적인 매파 인사들이다. 내년에 새 FOMC 회의 투표권자가 되는 이들은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연은 총재 등이다.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부터 차기 의장 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해싯 위원장이 여전히 선두주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FT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4명으로 압축된 후보 명단을 제시했고 이 가운데 2명은 해싯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들에게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 두어 명 보려고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백악관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을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부부에게 소개하면서 “잠재적 연준 의장”이라고 부른 바 있다. FT는 일부 월가 투자자들이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까운 사이라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싯 위원장은 9일 ‘WSJ 최고경영자 협의회(CEO Council)’ 행사에서 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대해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FOMC 회의 결과를 앞둔 10일에도 폭스뉴스에서 “확실히 0.50%포인트나 그 이상을 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AI와 소비 효과에 힘입어 내년 미국 경제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금리 판단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美 연준 금리 인하에 '환호'…프리마켓 1% 상승 강세 [마켓시그널]
증권 증권일반 2025.12.11 08:22:3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 인하하면서 국내 증시가 정규장 개장 전 1%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금리 인하 호재를 반영해 동반 상승 마감했다. 11일 넥스트레이드(NXT)에 따르면 오전 8시 4분께 프리마켓은 전 거래일 대비 0.92%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0% 상승한 10만 9300원에 거래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도 0.91% 상승 중이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0.24%), 현대차(1.16%), HD현대중공업(0.53%), 한화에어로스페이스(0.9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준은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3.50~3.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올해 세 번째이자 3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은 9월과 10월에도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기대한 현지 증시는 이날 모두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7.46포인트(1.0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17포인트(0.67%)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전장보다 77.67포인트(0.33%)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연준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자만 내년의 금리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9월 이후 정책 조정으로 우리의 정책은 중립 수준 추정치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놓이게 됐다”며 “향후 경제상황 변화를 기다리며 지켜보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 중 주목할 만한 단어는 ‘중립(neutral)’으로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거나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중앙은행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내년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금리 동결 압력이 있지만 노동 시장이 냉각되면서 금리 하방 압력도 상존한다. 여기에 내년 연준 의장의 교체 변수도 있어 금리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5월에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후임에 측근을 임명하고, 본인의 뜻대로 일부 이사를 추가로 교체해 연준을 장악하면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
뉴욕증시, '금리인하 환호' 동반 강세…국제 유가도 반등 [데일리국제금융시장]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06:44:46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금리를 인하하자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10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7.46포인트(1.05%) 상승한 4만 8057.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17포인트(0.67%) 오른 6886.68, 나스닥종합지수는 77.67포인트(0.33%) 뛴 2만 3654.16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애플이 0.58% 오른 것을 비롯해 아마존(1.69%), 구글 모회사 알파벳(0.99%), 브로드컴(1.64%), 테슬라(1.41%) 등이 상승했다. 반면 중국 수출 불확실성이 생긴 엔비디아는 0.64%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2.74%)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1.04%) 내렸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장중 연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소식이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장 초반만 해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보며 눈치를 보던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확정하자 안도했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지난 9월 회의 때와 같은 3.4%로 제시했다. 내년에는 1년 동안 한 번 정도만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셈이다. 연준은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률을 달성하고 물가를 2%로 유지한다는 연준의 두 개의 목표와 관련해 “두 목표 양쪽의 위험에 신경쓰고 있다”며 “최근 몇달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이라고 평가했다. 또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이는 9월에 전망한 1.8%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해 예상 성장률인 1.7%보다도 0.6%포인트 높다. 내년 실업률은 9월과 동일하게 4.4%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2.9%에서 내년 2.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 변동을 두고 위원 12명 사이에 큰 이견이 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연준 이사로 임명한 최측근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9월, 10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동결 입장을 냈다. 특히 이날은 파월 의장이 이전보다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오름세가 차단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상향한 배경으로 소비와 기업 투자 증가를 꼽았다. 파월 의장은 “외부 기관의 예측을 보더라도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세부적으로는 소비가 견조한 데다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투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에는 성장률이 올해 1.7%라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다소 반등할 것”이라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의 영향으로 0.2%포인트 정도를 내년으로 옮겨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재정정책도 성장에 우호적이고, AI 관련 지출도 지속되고, 소비도 계속되고 있다”며 “따라서 내년 기본 시나리오는 견조한 성장”이라고 짚었다. 파월 의장은 이와 함께 현 금리 수준을 두고 “앞으로 경제 수준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좋은 위치”라고도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가 “중립(neutral)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않고, 가라앉히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 발언을 두고 내년 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파월 의장은 “지금부터 1월 FOMC 회의 사이에 많은 데이터를 보게 될 것이고 우리의 판단에 반영될 것”이라며 “일부는 AI 효과일 수 있지만 고용이 크게 늘지 않아도 성장이 계속되고 소득도 늘어날 정도로 생산성이 구조적으로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금 누구도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제 유가도 금리 인하에 힘입어 3거래일 만에 처음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21달러(0.36%) 오른 배럴당 58.4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에 장중 상승 반전했다. -
[트럼프 스톡커] 금리인하 선반영한 시장, 진짜 관건은 '점도표'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06:21:00올 연말 증시의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를 판가름할 12월 미국 기준금리 결정 시점이 이번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눈이 오는 9~10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로 쏠리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는 않는 분위기다. 연준이 관세발(發) 물가 전망을 두고 그 어느 때보다 분열돼 있는 까닭이다. 최근 발표된 고용·물가·소비 심리 지표도 대체로 일방향성을 보이지 않았고,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지도 않았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미 강하게 주가에 반영됐기에 막상 해당 결정이 나와도 증시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월가는 오히려 연준이 회의 이후 공개할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 더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내년 금리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대한 척도라서 그렇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회의 직후 이 점도표를 기반으로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주식·채권 시장도 금리 인하 자체보다는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확인하고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금리 인하 확률 86%…트럼프 “해싯, 잠재적 연준 의장”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현 3.75∼4.00%에서 0.25%포인트 더 내릴 확률을 86.2%로 반영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39.1%에서 47.1%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반대로 금리 동결 확률은 60.9%에서 13.8%로 내려갔다. 금리에 대한 기대를 결정적으로 바꾼 계기는 지난달 21일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이었다. 윌리엄스 총재는 당시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주장하며 시장을 뒤집어 놓았다.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총재는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FOMC 부의장으로서 12명으로 구성된 투표 위원에 속해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월가에서는 윌리엄스 총재가 파월 의장과 어느 정도 의견을 조율한 뒤 입장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파월 의장의 유력한 후임이라는 관측도 금리 인하설에 힘을 실었다. 백악관 소속인 해싯 위원장이 재정적자 부담 경감, 관세 효과 극대화를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는 기대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이사직 임기는 2028년까지이나, 의장직 퇴임과 함께 여기서도 함께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25일 블룸버그통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가져올 인물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해싯 위원장이 유력 후보라고 먼저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2일 해싯 위원장을 가리켜 “잠재적 연준 의장(potential Fed chair)도 여기 있다”고 거론했다. 해당 발언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거액의 기부를 발표하던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부부에게 해싯 위원장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잠재적’”이라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는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같은 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아마 내년 초에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누군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초 월가에서 새 연준 의장 발표 시점을 이르면 올 크리스마스 전으로 예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는 다소 늦춰졌다. 해싯 위원장도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지명한다면 기꺼이 봉사하겠다”고 자신했다. 파월 의장은 1일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마련한 고(故) 조지 슐츠 전 국무부 장관 기념 강연에 대담자로 나서 “현 경제 상황이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FOMC를 여드레 앞둔 블랙아웃(대외 메시지 금지) 기간임을 감안해 침묵을 지킨 것이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날부터 3년 6개월 만에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했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이 관련 입장을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그는 이날 슐츠 전 장관을 추모하는 데에만 발언 시간을 할애했다. 방향성 없이 엇갈린 소비·고용·물가 지표…셧다운 후유증 속 결정적 ‘한 방’은 없어 연준 인사들의 침묵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에 따른 경제 지표 부족 속에 최근 발표된 각종 고용·물가 지수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엇갈렸다. 금리에 대한 판단을 완전히 틀 만한 결정적인 근거가 없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25일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7033억 달러로 8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정책 여파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감소한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보다도 낮았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가운데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다. 미국 전체 소비 흐름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진다. 반대로 미국 미시간대가 이달 5일 내놓은 12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53.3으로 11월보다 2.3포인트 올랐다. 미국 소비자심리가 나아진 것은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었다. 연말 소비 기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물가 우려가 완화됐다는 신호였다. 앞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올 들어 5∼7월을 제외하고 11월까지 줄곧 하락하기만 했다. 12월 미국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도 한 달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해 4.1%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1월(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했다. 엇갈린 지표가 나온 것은 소비뿐 아니라 노동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일 민간 고용정보 업체 ADP는 11월 8일을 기준으로 최근 4주 동안 미국의 민간 고용 예비치가 일주일에 평균 1만 3500명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도 4일 감원 보고서를 내고 지난달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이 7만 1321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기준으로 지난 2022년(7만 6835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23~29일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19만 1000건을 기록해 직전주(11월 16~22일)의 21만 8000건보다 2만 7000건이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청구 건수였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 건)도 밑돌았다. 시카고연은이 발표하는 11월 추정 실업률도 10월 4.46%보다 소폭 하락한 4.44%를 기록했다. 물가에 관해서는 5일 상무부가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2.9%)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는 약간 밑돌고, 올 8월보다는 0.3% 올랐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4월(2.3%)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폭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뛰었다. 8월에 비해서는 0.2% 올랐다. 이들은 전문가 예상치와는 대체로 일치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다. 관세 물가에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연준…월가는 ‘내년 통화정책 가늠자’ 점도표에 더 민감 실물 경기에 대해서는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를 기록해 10월(48.7)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축 국면도 9개월째 이어졌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제활동 위축, 웃돌면 확장을 뜻한다. 같은 날 나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11월 제조업 PMI 확정치도 10월(52.5)보다 떨어진 52.2를 기록했다. 반면 3일 나온 ISM의 11월 서비스업 PMI 확정치는 52.6으로 10월 52.4에서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2.1)도 소폭 웃돈 수준이었다. ISM의 서비스업 PMI가 50 이상을 기록한 것은 벌써 66개월째다. 같은 날 S&P 글로벌의 11월 서비스업 PMI 확정치는 54.1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 55.0, 10월 확정치 54.8보다 다소 낮아졌다. 연준의 경기 인식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연준은 지난달 26일 선보인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고용이 약간(slightly) 감소했고 절반 정도의 지역이 노동 수요 약화를 언급했다”며 “물가는 적당히(moderately) 올랐고 주로 관세 비용 증가로 제조업과 소매업에서 투입비용 압력이 널리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소비 시장에서 ‘K자형’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보고서다. 통상 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되면서 이제는 연준 내 분열 양상과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가를 점도표에 월가의 시선이 더 모이고 있다. 최근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과 셧다운 사태에 따른 자료 부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내부 의견 충돌을 겪고 있다. 미국 연준이 지난달 19일 공개한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 내부 인사들은 월가의 기존 추정보다 더 많았다. 의사록은 “‘많은(many)’ 참석자들이 각자의 경제 전망에 비춰볼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2월 9~10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리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연준 인사는 ‘여럿(several)’으로 표기했다. 금리 인하의 의견을 낸 사람 수가 동결 입장을 제시한 이들보다 적었음을 암시한 것이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스티브 마이런 이사가 0.50%포인트 금리 인하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가 금리 동결로 각각 소수 의견을 냈다. 파월 의장도 지난달 29일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의에서 위원 간 극명한 견해차가 있었고 민간 지표가 이 정부 데이터를 대체하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서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슈미드 총재 등 윌리엄스 총재를 제외한 모든 인사가 블랙아웃 기간 직전까지 12월에도 금리 동결을 원한다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연준에서 비교적 중도파로 분류되는 마이클 바 이사와 필립 제퍼슨 이사도 금리 인하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의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마이런 이사 등은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임명돼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통보에 불복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최초의 흑인 여성 인사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추가 인하 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내놓았다.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리더라도 내년 인하 가능성까지 장담할 수는 없는 이유다. 연준 결정 따라 글로벌 ‘산타 랠리’ 영향…한국, 고환율 부담 덜 수도 실제 직전 분기에 공개된 9월 16~17일 FOMC 회의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평균적으로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0.50%포인트 더 내릴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개인 성향에 따라 매우 큰 인식의 편차를 보였다. 전체 연준 위원 19명 가운데 12명만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고, 이 가운데 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이는 9명에 불과했다.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2명이었고, 1.25%포인트나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 사람도 1명 있었다. 연말 기준금리가 현 수준과 같거나 높을 것이라 전망한 위원도 7명이나 됐다. 내년 말 금리 전망 분포도 2.75∼3.75%로 넓게 분산됐다. 내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3.4%로 올해 말보다 겨우 0.2%포인트 낮았다. 12월에 금리를 추가 인하하더라도 내년에는 겨우 한 번이나 더 내릴까 말까 할 정도로 연준 인사들이 물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주 연준이 막바지에 참고할 만한 경지 지표로는 오는 9일 ADP 4주 평균 고용 증감, 10월 JOLTS의 구인·이직보고서 등이 있다. FOMC 회의 이후인 12일에는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해맥 총재, 굴스비 총재 등이 그간 침묵을 깨고 줄줄이 연단에 선다. 이들의 입을 통해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논의한 내년 금리 방향을 추정할 수도 있다. 금리와 별도로 증시에 중요한 사안으로는 10일 오라클(2026 회계연도 2분기)과 시놉시스(2025 회계연도 4분기), 11일 브로드컴(2025 회계연도 4분기)의 실적 발표가 있다. 이들은 모두 최근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클라우드와 반도체 시장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기업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실적 전망치가 최근 불거진 ‘AI 거품론’의 실체와 산업 내의 판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11일 코스트코(2026 회계연도 1분기)의 실적은 현 미국 소비 시장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미국 연준이 이달과 내년 금리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체 주식시장의 산타 랠리 여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점도표상 내년 통화완화 정책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환호는 잦아들 수 있다. 나아가 예상을 깨고 12월부터 금리를 동결한다면 시장은 대혼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자신의 측근을 얼마나 이른 시점에 연준 의장으로 낙점하는가도 중대 변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내릴수록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돼 최근 원·달러 고환율에 신음하는 한국도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게 된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파월 "금리 인하·동결 다 논리 있어…소비·AI 효과로 내년 성장률 상향"
국제 정치·사회 2025.12.11 06:03:07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인하와 동결 모두 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견조한 소비와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지난 9월 회의 때와 같은 3.4%로 제시했다. 내년에는 1년 동안 한 번 정도만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셈이다. 연준은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률을 달성하고 물가를 2%로 유지한다는 연준의 두 개의 목표와 관련해 “두 목표 양쪽의 위험에 신경쓰고 있다”며 “최근 몇달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이라고 평가했다. 또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이는 9월에 전망한 1.8%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해 예상 성장률인 1.7%보다도 0.6%포인트 높다. 내년 실업률은 9월과 동일하게 4.4%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2.9%에서 내년 2.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 변동을 두고 위원 12명 사이에 큰 이견이 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연준 이사로 임명한 최측근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9월, 10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동결 입장을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OMC 회의에서 3명이 다른 의견을 낸 건 6년만이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상향한 배경으로 소비와 기업 투자 증가를 꼽았다. 파월 의장은 “외부 기관의 예측을 보더라도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세부적으로는 소비가 견조한 데다 회복력을 보이고 있고,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 투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에는 성장률이 올해 1.7%라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다소 반등할 것”이라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의 영향으로 0.2%포인트 정도를 내년으로 옮겨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재정정책도 성장에 우호적이고, AI 관련 지출도 지속되고, 소비도 계속되고 있다”며 “따라서 내년 기본 시나리오는 견조한 성장”이라고 짚었다. 파월 의장은 이와 함께 현 금리 수준을 두고 “앞으로 경제 수준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좋은 위치”라고도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가 “중립(neutral)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않고, 가라앉히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뜻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 발언을 두고 내년 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파월 의장은 “지금부터 1월 FOMC 회의 사이에 많은 데이터를 보게 될 것이고 우리의 판단에 반영될 것”이라며 “일부는 AI 효과일 수 있지만 고용이 크게 늘지 않아도 성장이 계속되고 소득도 늘어날 정도로 생산성이 구조적으로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연준 내 의견이 갈라진 데 대해서는 “흥미로운 점은 위원 전원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아직 너무 높아서 내려와야 하고 고용시장은 약화돼 위험하다’는 데에 동의했다는 점”이라며 “차이는 어느 쪽의 위험을 더 크게 보느냐인데 이는 매우 이례적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엔 의견이 더 넓게 분포하는 것이 당연한데 12명 중 9명이 결정에 찬성했으니 비교적 폭넓은 지지라고 볼 수 있다”며 “가계조사 등 일부 데이터는 10월과 11월 절반 동안 데이터 수집이 이뤄지지 않아 왜곡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제전망요약(SEP)을 보면 실업률 상승 위험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 둘 다 있다고 보는 위원이 적지 않아서 양쪽 모두 논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 수단은 하나뿐이니 둘을 동시에 조절할 수는 없고 어느 시점에 움직이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지금 누구도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비(非)관세 요인 인플레이션은 올해 진전이 있었다”며 “관세 인플레이션은 내년에도 들어올 것이지만 우리는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볼 좋은 위치에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고용시장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약간 더 완만하게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약간 더 낮다”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내려오고 있고 상품 인플레이션은 관세가 있는 부문에서만 오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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