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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이후 정시·수시 없애고 학종-수능 통합 가능" 학계 첫 제시

"학종과 수능 통합해 한꺼번에 심사토록 개편해야"

현직 국가교육회의 위촉위원 보고서 통해 의견 밝혀

고교학점제와 수능 연계한 최초 시도...논란 지필 듯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 15일 수험생들이 시험장인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로 들어서고 있다./권욱기자




현직 국가교육회의 위촉위원이 오는 2025년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합해 평가하는 방안을 새롭게 제시했다. 수시와 정시를 폐지하고 11월 첫째 주에 수능과 학종을 한꺼번에 평가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 겸 국가교육회의 위원은 1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최한 ‘2019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교원 연수’ 자료집에 ‘미래 대입전형과 학교 교육의 총체적 변화’라는 보고서를 수록해 학계 최초로 고교학점제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합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김 교수의 보고서는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대학이 학생부와 수능·면접을 한꺼번에 평가하도록 제도를 간소화하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현행 2개월 이상 차이 나는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 평가를 11월 안으로 맞추고 모집시기를 통합하면 대학이 어쩔 수 없이 세 가지 요소를 함께 고민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정시와 수시를 없애면 수험생들이 고3 상·하반기마다 전형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고 11월 수능을 치른 후 각 대학을 상대로 ‘단판승’을 벌이게 된다.



이번 안은 당국에서 확정한 방안은 아니다. 하지만 김 교수가 국가교육회의 고등교육전문위원인데다,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둔 고교학점제와 입시제도를 어떻게 실무적으로 연동할지 학생들과 학부모 관심이 컸던 터라 구체적으로 제시된 첫 보고서가 상당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제도가 바뀌면 수능 성적을 정성적 평가요소로만 활용하고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학교소개자료를 학생 역량 평가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모집시기를 통합하면 입학 전형도 간소화할 수 있어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수능 성적 활용방법이나 동점자 처리기준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면접에 한해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학생부 기재내용을 재확인하고 창의적 사고력을 평가할 것을 주문했다. 수능이 정성적 평가자료로만 그치면 절대평가 전환도 가능하다는 게 김 교수 판단이다.

학종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는 대학 공통의 학생부 평가기준과 고교유형별·지역별 평가결과를 공개해 해소할 것을 제안했다. ‘학생부 공정성 심의위원회’와 같은 공적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학부모와 외부 위원을 심의위에 참여시켜 공정성 논란이 되는 사례를 직접 심의케 한다.



김 교수 안대로 진행되면 수능이 끝난 뒤 3학년 2학기 학사일정도 정상운영할 수 있다. 김 교수는 “3학년 2학기 지필고사를 1회만 실시하고 교과 성적과 출결을 반영한 학생부를 제출하면 대학이 이를 바탕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학교 중심의 대입체계를 만들면 선택과목에 따라 당락이 정해지는 현 평가체제의 불합리함을 개선할 수 있다”며 “학생 역량을 새롭게 정의하고 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고교교육과 대학입시를 일체화하는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현행 대학입시와 관련해서는 “미래세대 요구에 맞지 않은데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불필요한 피로가 극심하고 고교 교육이 파행되며 사교육 의존도가 심화된다”는 평가도 내렸다. 김 교수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 2022 대입 개편안도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빠르면 2022년부터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도 이날 고교학점제와 국가고시 간 통합 가능성을 짚었다. 박 차관은 수능과 괴리가 크다는 교사의 불만에 “입시제도와 고교학점제는 같이 가야 한다”며 “지금 입시제를 놓고 보려니까 교사들이 괴리에 대해 분개할 수밖에 없는데, 조심스럽지만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과정에서 두 제도가 같이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교육부 당국은 김 교수의 보고서가 순수히 개인 의견이며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인의 사적인 제안에 불과하다”며 “교육부는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방식으로 대입을 하겠다고 결정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또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시기가 2025년이기 때문에 대입 논의는 빨라 봐야 2028년”이라며 “너무 먼 미래 이야기를 확실한 안처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교육회의는 교육부와 독립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여서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정책 방향을 정하면 당국에서 제지할 방법이 없다. 그간 학부모와 학생들이 수차례 질의했던 ‘고교학점제와 국가고시 연동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무게가 실린다. 현행 서울대 학종을 직접 설계한 김 교수는 국가교육회의 1기에서도 유초중등 전문위원으로 참여했으며 2기에서는 고등교육전문위원회 위원이자 위촉위원으로 복수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14일 충북 세종시 밸류호텔에서 열리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교사 연수에 발제자로 참석해 고교학점제와 관련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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