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이 ‘고기없는 와퍼’를 출시 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버거킹이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에서 납품받은 패티로 버거를 만들어 미국 세인트루이스 지역 59개 체인점에서 시험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임파서블 푸드는 유전자를 조작한 누룩으로 생산하는 헴(Heme·혈색소 성분)을 이용해 식물성 패티에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을 구현한 실리콘밸리 기업이다.
버거킹은 이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기존의 와퍼를 시킨 사람들에게 식물성 버거를 주고 이들의 반응을 영상에 담아 광고를 하기도 했다. 영상물 속에서 식물성 버거를 먹은 이들은 동물성 버거와의 유사한 맛과 식감에 감탄했다.
크리스토퍼 피나조 버거킹 북미 회장은 “와퍼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내놓고 싶었다”며 “체인점주, 사무실 직원, 동업자들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더니 아무도 (기존 버거와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은 식물성 버거에 ‘임파서블 버거’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버거는 토마토, 양상추, 마요네즈 등이 똑같이 들어가며 소고기 버거보다 1달러 이상 비싸다.
버거킹이 채식 버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고객 수요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육류 대체품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새로운 전쟁터가 생겼다”며 “버거킹의 이번 조치를 보면 업체들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라이벌보다 우위를 누리려고 얼마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지 잘 드러난다”고 해설했다.
경쟁업체인 맥도널드는 다른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고기가 없는 버거를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산업 전반에서 치솟으며 그런 방침도 꺾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5년 햄버거 패티를 비롯한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심각한 우려와 논쟁을 촉발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임파서블 푸즈는 구글 벤처스, 코슬라 벤처스, 허라이즌스 벤처, 타이슨 푸즈 등을 투자자로 두는 등 많은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육류 대체품을 만드는 ‘비욘드 미트’는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
팻 브라운 임파서블 푸즈의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6,000개 식당에 들어가고 있는데, 버거킹 출시가 성공적이면 전국 7,000곳 이상에서 ‘임파서블 와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