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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에 ‘비상’ 걸린 교대?…잇단 '교대생 성희롱' 이대로 괜찮나

서울교대 ‘성희롱 논란’에 징계 결정했지만 “미온적” 비판 나와

“예쁜 애들은 따로 챙겨 먹어야”…현직 교사 성희롱에 서울시교육청 “파악 후 조치”

경인교대·대구교대·청주교대에서도 ‘성희롱 논란’ 잇따라…졸업생도 단톡방 멤버

광주교대에선 ‘몰카’ 사건으로 경찰 조사까지

교육부, 잇따른 논란에 특별 전수 조사 나서…전국 교대 10곳이 조사 대상

/연합뉴스




15일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뜻으로 제정된 스승의 날을 맞았지만 최근 잇따른 ‘성희롱 파문’의 중심에 선 전국 교육대학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교대에서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 외모를 평가하는 책자를 만들어 돌려보며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특히 졸업한 현직 초등교사도 이들과의 대화에서 “겉모습이 중3인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애가 욕을 하는데 예뻐서 말을 잘 못하겠다”, “예쁜 애는 따로 챙겨 먹는다” 등 자신들의 제자를 빗대 성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사태가 확산되자 서울교대는 지난 13일 성희롱을 일삼은 국어교육과 남학생 11명에게 2~3주 유기정학·12~20시간의 상담교육 이수를 명령했다. 하지만 성희롱에 가담했던 졸업한 현직 초등교사는 아무런 조치도 받지 않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교사단체인 교육디자인네트워크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현직교사들을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교대의 대처는 지나치게 미온적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도 “2~3주 유기정학은 해당 남학생들이 교단으로 나가는 것을 1년 늦출 뿐”이라며 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경인교대 체육교육학과 15학번 남학생 전체가 참여한 단톡방의 대화 내용으로 해당 채팅방에선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들도 성희롱 대화를 주고받았다. /페이스북 페이지 ‘경인교대 대나무숲’ 캡처


교대생의 성희롱·성폭력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경인교대는 체육교육학과 15학번 남학생 전체가 단톡방에서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욕설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단체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익명의 제보자는 페이스북 페이지 ‘경인교대 대나무숲’에 남학생들의 대화방 캡처 사진을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사진에는 ‘휴가 때마다 A(여학생)랑 성관계하면서 군대 한 번 더 가기 vs 대학 내내 씹(성관계의 비속 표현)아다’,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한다’는 여성 혐오적 표현)’ 등의 대화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줬다.



이에 경인교대 양성평등센터는 “규정에 따라 해당 남학생들을 처리할 것”이라며 징계를 검토하기로 했다. 센터 관계자는 “현재 심의위원회는 열린 상태며 당사자들에게 결정문 통지는 한 상태”라며 “지금은 이의제기 신청기간이기 때문에 이후 재심의가 열릴 수도 있다”고 진행 상황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남학생들 중 일부는 이미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졸업생 징계’에 대한 지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대구교대·청주교대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월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교대 대나무숲에선 ‘교대 남학생들의 강간문화를 고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대구교대 신입생 환영회에선 강제로 손에 입맞춤을 시키는 게임을 진행했으며 여자 신입생은 강제로 남자 선배의 손에 입을 맞춰야 했다.

교대 남학생이 여학생들을 상대로 ‘몰카’를 시도하다 적발된 사건도 있다. 지난 9일 광주교대 측에 따르면 지도교수 1명과 함께 떠난 수학여행에서 남학생 B씨가 여자 화장실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다 적발됐다. 현재 경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B씨는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재학생들은 가해자의 교단 진입을 막기 위해 학교 측에 가해자의 퇴학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본부도 성폭력 예방 운영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잇따르는 교대 남학생들의 성추문에 재학생들은 분노와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춘천교대에 재학 중인 이 모 씨는 “교사는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바람직한 가치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졸업생·재학생 구분 없이 이러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에 대한 처벌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일부 교대생들 사이에서는 특정 소수의 잘못으로 인해 교사에 대한 인식이 악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인교대에 재학 중인 김 모 씨는 “학교 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끊임없이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으며 학교 차원의 설문조사와 교수 면담도 진행했다”며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에서도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성인지·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들과 함께 학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학생이 충격을 받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예비 교사’라는 프레임을 모두에게 씌워 비방하는 상황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광주교대에 부착된 ‘불법촬영 피해 호소’ 대자보. /광주교대 대신 말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처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교육부는 특별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는 “서울교대 등 최근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한 교대들을 우선하여 모든 교육대학교의 관련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서울교대, 경인교대, 광주교대 등을 시작으로 전국 교육대학교 10곳이 교육부의 특별조사 대상이 될 예정이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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