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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한라산, 한반도 기후변화의 寶庫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지질공원인 제주도를 찾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매년 1,000만명 이상이 제주도를 찾는다. 이토록 많은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는 이유는 독특한 화산 지형과 온화한 기후가 빚어낸 아름다운 자연경관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과거에는 섬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주도 해수면은 빙하기 끝자락이었던 1만5,000년 전에는 지금보다 120m 정도 낮았고 그 후 간빙기를 거치면서 바닷물이 차서 섬이 됐다.

제주도는 과거 다양한 화산활동과 기후변화로 인해 지질학자들에게 최적화된 연구 환경을 제공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섬 곳곳의 화산지형과 퇴적물 속에 많은 지질정보가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는 기후변화로 화산섬인 제주도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관찰되고 있다. 해발 1,950m의 한라산은 높은 고도와 이에 따른 식생 변화, 집중호우, 안개 등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침식과 퇴적이 발생하는 지형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와 한라산의 자연환경 보전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제주도는 2016년부터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라이다(LiDAR)를 이용한 백록담과 주변 천연 보호구역의 지형변화 연구, 백록담 퇴적층을 시추해 과거 화산활동과 기후변화 정보를 추출하는 연구를 한다.



이 연구를 통해 한라산 백록담이 1만9,000년 전에 형성됐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고 물장오리, 사라오름 분화구 퇴적물에서는 과거 1만년 동안 기록된 수십년 주기의 기후변화 정보를 새롭게 구축했다. 특히 사라오름 분석 결과는 제주도 분화구 퇴적물이 태풍 등에 의한 호우성 수문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것으로 제주도 기후변화 정보가 전 지구적 기후변화 연구에 직접 적용될 수 있음을 밝히는 국제적 쾌거다.

제주도와 한라산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국토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2002년), 세계자연유산(2007년), 세계지질공원(2010년)으로 전 세계인이 함께 가꾸고 보전해야 할 세계의 자산이다. 독특한 환경에서 과거의 기후변화 기록을 제대로 보전하고 있는 한라산 연구결과는 다가올 한반도의 미래 기후변화 트렌드를 유추하는 데 의미 있는 자료다.

현재 온실가스 감축으로 대표되는 기후변화 대응전략은 빅데이터화된 한반도의 과거 기후변화 기록과 함께 활용될 때,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방안의 수립이 가능하다. 현재 한반도에서는 빠른 속도로 아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 강원도에서 사과가 열리고 경상남도에서 바나나를 수확하며 제주도에서는 다양한 열대과일들이 생산된다. 한반도의 기후변화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곁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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