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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4,000만원에 팔린 바나나 작품, 이걸 먹어버리다니!

5일 개막한 아트바젤 마이애미

페로탱이 출품한 카텔란의 바나나 설치작품

1억4,000만원에 2점 팔리고 1점 남은 것

행위예술가가 "배고프다"며 먹어치워

갤러리는 몇 분만에 새 바나나 다시 붙여

이탈리아 출신의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 /사진제공=Perrotin




세계 최정상급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벽에 바나나를 붙인 설치작품이 12만 달러(약 1억4,0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한 행위예술가가 이 ‘바나나 작품’을 먹어치우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욕 등지에서 활동하는 행위예술가 데이비드 다투나가 이탈리아 출신의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먹어 없앴다. 이 작품은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뉴욕·상하이·홍콩을 비롯해 서울에도 분관을 둔 글로벌 화랑 갤러리 페로탕이 선보인 카텔란의 최신 조각이다. 실제 바나나를 두꺼운 은색 테이프로 벽에 붙여 놓은 것인데, 작가가 아트페어를 위해 15년 만에 선보인 조각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지난 5일 공식 개막한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3개의 에디션을 가진 카텔란의 바나나가 선보였고 그 중 2개가 즉시 팔렸다. 하나의 가격은 12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 4,000만원이다. 시간이 지나면 썩어 없어질 바나나가 고가에 팔렸다는 사실 자체도 화제였기에 외신들이 앞다퉈 보도했다.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페로탕 갤러리의 창업자인 에마뉘엘 페로탕은 이 작품에 대해 “세계무역을 상징하고, 이중적인 의미(double entendre)를 갖는 고전적 유머 장치”라고 말했다. 미술전문 매체인 아트뉴스는 이 작품의 “미술시장의 과잉 상태와 불합리성, 세계 경제와 빈부격차에 대한 풍자”를 인정하면서도 “컬렉터가 진품 인증서를 구입하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미쳤다(mad)”는 현장의 반응과 함께 “누가 (바나나를) 먹어도 별 일 아니다”고 보도했는데, 실제로 행위예술가가 1억 4,000만원 짜리 바나나를 먹어버린 것이다.



루치엔 테라스 페로탕 디렉터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나나는 발상일 뿐 다투나가 작품을 파괴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고, 갤러리 측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작품이 설치됐던 전시장 벽에 새 바나나를 붙여 놓았다.

카텔란은 지난 9월 영국 블레넘 궁에서 ‘승리는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전시에 18K 황금으로 만든 약 75억원 상당의 변기 ‘아메리카’를 선보였으나 개막 다음날 도난당해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이 ‘황금 변기’는 아직도 찾지 못한 상태다. 그는 말이나 비둘기 등을 작품 재료로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난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의 본전시에 초청돼 수백 마리의 박제된 비둘기를 천장 파이프 등지에 설치해 현대사회의 감시와 통제, 불안과 긴장을 은유한 바 있다. 미술시장의 제도적 문제를 비판해 불법 체류 노동자를 고용해 전시 중인 갤러리 문을 방망이로 부수게 하거나 자신의 갤러리스트를 화랑 벽에 테이프로 붙여놓은 채 ‘전시’하기도 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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