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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Pengsoo)로 결산하는 2019년

‘P’engsoo- 펭수 신드롬

‘E’merge - OTT 부상

‘N’ewtro - 뉴트로 열풍

‘G’oing global - K 콘텐츠 세계적 인기

‘S’ad ending - 대중 곁을 떠난 연예인

‘O’ut ‘O’f control - 사건·사고로 펑크난 연예계

2019년이 저물기까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 대중문화계를 이야기하며 남극에서 온 커다란 펭귄 ‘펭수’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사이다’ 같은 발언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펭수는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것에 이어 다가오는 2020년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 참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펭수 신드롬이 전국을 강타한 것 외에도 2019년 대중문화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한류 열기가 전 세계를 달궜다면, 국내에서는 복고 열풍 ‘뉴트로(New+retro)’이 일었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부상하며 다채로운 콘텐츠가 시민들을 위로했고 이로 인해 방송 판도에도 변화가 일었죠.

좋은 소식만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설리와 구하라 등 오랜 시간 대중과 함께 해온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으며, 통제 불능의 사건 사고로 빅뱅 출신 승리와 가수 정준영 등이 줄줄이 연예계를 떠났습니다. 올해 대중문화계에서 벌어졌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2019년 대표 캐릭터 펭수의 영어 철자 ‘P·E·N·G·S·O·O’로 살펴보았습니다.

EBS 캐릭터 펭수./사진=‘자이언트 펭TV’ 유튜브 캡쳐




◇P(Pengsoo syndrome)=EBS가 만든 펭귄 캐릭터 펭수는 지난 4월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EBS 아이돌체육대회(E육대)에 출연해 선배 캐릭터 뚝딱이에게 “잔소리하지 말라”고 응수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죠. 연습생 신분임에도 EBS 사장 이름인 ‘김명중’을 존칭 없이 부르는 등 거침없는 직설화법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공감대를 이끌어냈습니다. ‘펭-하(펭수 하이)’ ‘펭수앓이’와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며, 다이어리, 달력, 티셔츠 등 펭수 굿즈 열풍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일명 펭수 다이어리로 불리는 책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의 예약판매는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문재인 대통령 커버편’과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뛰어넘을 정도였습니다. 토종 캐릭터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뽀로로’의 경우 브랜드 가치 8,000억원, 경제적 효과는 총 5조원 이상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펭수가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유튜브 ‘워크맨’./사진=‘워크맨’ 유튜브 캡쳐


◇E(Emerge)=올해는 방송인 장성규의 유튜브 예능 ‘워크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신규채널 2위에 꼽히고 넷플릭스 국내 유료 가입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OTT의 부상이 두드러졌습니다. 방송가에서는 OTT를 겨냥한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졌는데요. tvN의 나영석 PD는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에 이어 ‘라면 끼리는 남자’도 본편을 유튜브에 올리는 방식을 취했으며, MBC 김태호 PD도 ‘무한도전’ 이후의 복귀작 ‘놀면 뭐하니’를 진행하며 유튜브에 특화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OTT의 국내 세력 확장과 이에 대항하기 위한 국내 방송사들의 노력도 이어졌습니다. 국내 OTT인 웨이브가 지난 9월 탄생했으며, CJ ENM과 JTBC는 내년 티빙을 기반으로 한 OTT 합작 법인 출범을 준비 중입니다.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시청자 확보 등을 위해 스튜디오드래곤·CJ ENM·JTBC 등과 3년간 드라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죠. 디즈니와 애플도 국내 OTT 시장에 진입을 준비하는 등 지각변동은 더욱 거세질 듯 합니다.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3’에 출연한 양준일./사진제공=JTBC


◇N(New+retro)=올해 레트로(Retro·복고) 현상은 그 시대를 직접 겪지 않은 밀레니얼 세대들까지 참여한 ‘뉴트로(New+Retro)’로 확장됐습니다. 대표적으로 SBS K팝 클래식, KBS 어게인 가요톱10 등 옛날 음악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방송사들의 유튜브 채널이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면서 10·20세대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화제가 됐던 양준일은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3’에 출연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이에 힘입어 오는 31일 양준일의 첫 팬 미팅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시트콤 분야에도 복고열풍은 이어졌습니다. SBS ’순풍산부인과’나 MBC ‘거침없이 하이킥’ 등 과거 시트콤들도 유튜브를 통해 화제가 돼 그 시절 시트콤을 즐기지 않았던 이들까지 뜨겁게 반응했죠. ‘SBS 나우’ 채널의 ‘순풍산부인과’ 클립 누적 조회수는 5,00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BTS가 지난 6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월드투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G(Going global)=BTS는 올해 최초·최고 기록을 써낸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해 8월 시작해 62회 공연, 206만 명이 운집한 기록적 규모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전 세계 각지에서 수만 명 규모의 스타디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가요사를 새로 썼죠. 특히 ‘팝의 성지’라 불리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과 폐쇄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가진 스타디움 공연은 더욱 의미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걸그룹 블랙핑크도 지난 4월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에서 41위, ‘빌보드200’에서 24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K드라마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도 이어졌는데요. 넷플릭스 ‘킹덤’은 지난 1월 190여개 국에서 시즌1이 공개된 후 세계적인 호응을 얻어 시즌 2 제작이 확정됐으며, 노희경 작가의 tvN 드라마 ‘라이브’도 미국 리메이크가 결정되는 등 북미 지역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가수 겸 배우인 설리(본명 최진리·25)./연합뉴스


◇S(Sad ending)=올해는 스타들의 가슴 아픈 ‘새드 엔딩’이 유독 많은 해이기도 했다. 대중과 함께해 온 많은 스타들이 세상을 떠나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으며, 세기의 커플로 꼽혔던 ‘송송커플’은 씁쓸한 이혼 소식을 전했다.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는 지난 10월 25살의 꽃다운 나이로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팬들은 물론 연예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설리는 2005년 아역배우로 데뷔해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으나, 공개 열애이후 성희롱 댓글과 온갖 루머에 시달린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설리와 절친했던 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도 설리가 떠난 지 42일 만인 지난 11월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이에 악성 댓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크게 일며 국회에서는 ‘설리법(악플방지법)’이 발의됐고,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업체는 연예 뉴스 댓글, 인물 관련 검색어 폐지 등 검색·댓글 개편에 돌입했습니다. 이 밖에 1989년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배우 전미선, 가수 우혜미, 배우 차인하도 올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6년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만나 2017년 세계적인 관심 속에 부부의 인연을 맺었던 송중기·송혜교 커플은 약 1년 8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통한 가수 정준영(왼쪽), 최종훈이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서고 있다./성형주기자


◇OO(Out Of control)=올해 연예계에는 통제불가의 사건 사고가 줄이어 발생하며 방송가를 떠나게 된 이들도 많았습니다. ‘버닝썬 게이트’와 연루돼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를 받은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결국 연예계 은퇴수순을 밟았으며,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은 가수 정준영, 최종훈 등도 연예계에서 퇴출됐습니다. ‘버닝썬 게이트’ 조사에서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각종 범죄 의혹이 드러나면서 YG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배우 강지환은 성폭행 혐의로 긴급체포돼 그가 주연으로 출연하던 TV조선 주말극 ‘조선생존기’의 주연이 교체됐으며, 최근 결혼 소식을 발표한 김건모도 성추문 의혹에 휘말려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마약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그룹 JYJ 출신 박유천은 “마약을 했을 시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했으나 마약 검사결과 그의 발언이 거짓으로 판명돼 활동을 중단했고,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 역시 마약 논란으로 팀에서 탈퇴하고 소속사와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CJ ENM 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투표 조작 논란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사태의 주범인 김용범 CP와 안준영 PD가 사기, 업무 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현진·한민구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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