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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들

문석수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





최근 뉴스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에 올인하고 내연기관을 퇴출시킨다는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전후 관계를 살펴보면 보도된 내용이 사실의 실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에 대한 피상적 이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용어, 적절하지 않은 언어의 뉘앙스가 사람들의 생각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

최근 도요타자동차는 오는 2025년까지 550만대의 전동차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고 발표했다. 도요타 총생산 대수의 60%에 달하는 수치로 나날이 강화되는 세계 각지의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로 보인다. 이 사실을 뉴스에서 “전기차에 올인” 또는 “내연기관의 퇴출”과 같은 자극적인 뉘앙스로 표현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이는 사실의 실체와 완전히 다른 것이다. 도요타가 얘기하는 전동차는 전기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제시한 목표의 실체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조합인 하이브리드 차량 450만대, 배터리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를 합친 순수 전기차 100만대다. 순수 전기차의 비율은 10% 남짓인데 이마저도 배터리 기술의 개발 속도, 내연기관의 효율 향상 속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평가방법 및 규제동향, 회사 수익성 문제 등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동화를 내세운다고 해서 내연기관의 개발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최근 도요타는 50%의 열효율을 가진 미래형 가솔린 엔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의 환경 성능과 시장점유 가능성을 아직은 확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동화 비전은 전기차에 ‘올인’하거나 내연기관을 ‘퇴출’시키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일 뿐이다. 그 내용과 정도가 다르겠지만 최근 전동화 계획을 발표한 일본의 스바루(SUBARU)나 여타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정책에 대한 뉴스들의 실체도 잘 따져 읽어야 한다. 내연기관을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하는 대부분의 나라는 자동차 산업이 미미하거나 클린에너지 전기 생산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다.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담은 적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환경개선 효과는 큰 나라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일부 나라에 국한된 것이며 그나마 일시적인 정치적 선언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독일·일본·미국 등은 입장 표명이 조심스럽다. 성급한 결정이 가져올 부작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부 뉴스에서 보도되는 자극적인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안에 담긴 실체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예리하고 합리적인 안목을 갖고 있을 때 미래차 산업과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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