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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 클수록 소변 못 보는 남성 많아진다

작년 전립선비대증 132만명 중

34만명은 요로폐색 증상 동반

일교차 14도 넘으면 환자 1.5배↑

방광까지 카테터 넣어 소변 빼내

심하면 전립선 일부 절제 가능성

오래 앉아있는 습관·과음은 '독'

토마토·마늘·녹차·섬유질은 '약'





봄·가을 환절기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일교차가 8~12도 이상으로 벌어진 날이 적지 않다. 다소 서늘한 아침·저녁이나 새벽·밤에 실외에서 운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립선비대증(전립선증식증)이 있는 남성이라면 조심할 게 있다. 일교차가 4도 이하일 때보다 오줌길(요도·요로)이 막혀 소변을 보지 못해 응급실을 찾는 남성이 10~22%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14도를 넘으면 이런 남성이 1.5배로 불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립선비대증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남성은 132만명, 오줌길이 막힌 요로폐색(요폐) 동반 환자는 34만여명에 달했다.

유지형(인제대 상계백병원)·육형동(서울대병원)·최훈(고려대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지난 2008~2017년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6개 주요 대도시의 전립선비대증 환자 145만명을 분석하고 일교차별 응급실 방문율, 비대해진 전립선 때문에 막힌 요도로 카테터(도뇨관)를 밀어넣어 방광에 정체된 소변을 배출시키는 시술률 등을 조사한 결과다.

◇30대 이하 전립선비대증 환자 2015~2019년 새 32% 증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비뇨기과학(UR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관련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일교차가 4도 이하일 때 하루 평균 28.5명에서 6~8도일 때 31.5명(△10.5%), 10~12도일 때 34.7명(△22%), 14도를 넘을 때 42.2명(△48%)으로 증가했다. 급성 요폐에 따른 요도 카테터 삽입률도 일교차가 4도 이하일 때 하루 11.9명에서 6~8도일 때 13.4명(△13%), 10~12도일 때 13.9명(△17%), 14도를 넘을 때 17.8명(△50%)으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전립선의 수축·이완이 원활하지 않아 요도가 막혀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전립선 환자들은 응급실 방문 3개월 뒤쯤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를 총괄한 유지형 교수는 “일교차가 크면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배뇨 증상이 악화하고 응급실 진료와 카테터 삽입 환자 수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교차가 큰 날 외출할 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옷을 입거나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요도가 막힌 급성 요폐 증상자의 90% 이상은 카테터로 방광의 소변을 빼내지만 막힌 정도가 심하면 배에 구멍을 뚫어 소변을 빼낸 뒤 (내시경 등으로) 전립선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 요도를 감싸고 있는 남성 생식기관이다. 정액의 30%가량을 생산하며 정상 크기는 20g 정도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가 증식해 심한 경우 200g 안팎까지 커지기도 한다. 이것이 전립선비대증인데 노화와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대표적인 남성 갱년기 질환으로 분류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남성은 지난해 약 132만명으로 2015년 105만명보다 25% 늘어났다. 환자의 92%가 50대 이상이지만 30대 이하도 지난해 1만5,820여명으로 32% 증가했다.





◇잠자다 소변 보려 2~5회 깨기도…오래 앉아 있지 말아야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전립선의 중앙을 지나는 요도가 좁아져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중간에 끊기기도 하며 소변을 보는 횟수가 늘어난다. 소변을 본 후 잔뇨감이 있고 오줌이 곧 나올 것 같았는데 안 나오거나 소변을 다 눌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 소변 정체로 방광이 자극을 받아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2~5회 깨고 소변을 참기 힘들어진다. 과도한 음주도 급성 요폐를 부추긴다.

조희주 을지대 을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감기약을 먹고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소변을 보기 어려워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상당수의 콧물·가래·종합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에페드린 성분이 방광근의 수축을 방해하거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요도를 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은 항문에 직접 손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 내 수지검사나 직장 초음파검사로 진단한다. 초음파검사는 전립선의 크기·모양·음영 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을 예방·완화하려면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운동,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거나 과음·탄산음료·알코올 등은 피한다. 과채류, 특히 토마토·마늘·녹차 등과 고섬유질 음식 섭취를 늘리고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여 내장지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비대증 초기에는 소화가 잘되고 자극이 적은 식사, 규칙적 배뇨, 수분 섭취량 조절, 좌욕 등으로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효과가 없으면 약물치료를 하고 요폐·요로감염·혈뇨 등이 반복되거나 방광결석이 생기면 수술을 고려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요도 압박이 심한 경우 내시경을 집어넣어 레이저 등으로 전립선 일부를 잘라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술 후 발기기능 저하, 요실금, 성욕감퇴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수술 후 3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김세웅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마취 위험이 큰 고령자, 아스피린·항응고제 복용으로 출혈 위험이 높은 심혈관계 질환자는 레이저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며 “전립선이 과도하게 크지 않으면 전립선을 절제하지 않고 측엽을 당겨 묶어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시술로 배뇨증상은 개선하면서 발기부전, 사정기능 관련 부작용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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