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설국열차’가 중반을 넘어섰다. 넷플릭스를 통해 10부작 중 5부까지 공개된 가운데 시즌2 제작도 확정되면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품을 둘러싼 호평과 혹평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즌1을 마무리하며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드라마의 기본 세계관은 영화와 같다. 기상이변으로 얼어붙은 지구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탑승한 열차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불평등이 벌어진다. 경제적 계급에 따라 분류된 기차 안은 현실의 축소판이다. 원작 영화보다 10년 앞선, 출발한 지 약 7년 된 설국열차에서 무임승차했다는 이유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온 꼬리 칸 사람들은 반란을 준비한다.
영화는 꼬리 칸에 탄 이들이 기차의 앞 칸을 향해 가는 반란이 주된 이야기였다면 10부작으로 늘어난 드라마는 추리와 로맨스 등이 추가됐다. 열차 안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꼬리칸에서 차출된 전직 형사인 레이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와 함께 설계자 윌포드를 대변하는 열차의 실질적인 관리자 멜러니가 이야기의 큰 주축을 담당한다. 드라마 ‘설국열차’의 쇼러너(총괄 책임) 그램 맨슨은 “멜러니는 열차 속 세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생존과 도덕성을 두고 선택을 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그녀는 아주 복잡한 영웅이자 악당”이라며 도덕적 딜레마를 가진 멜러니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비현실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드라마를 쌓아가야 하기 때문에 보다 입체적인 캐릭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5화에서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망을 비켜가는 1등칸 승객과 불공정한 처사에 커져가는 일반 승객들의 분노가 담겼다.
영화가 큰 사랑을 받았던 가운데 드라마에 대한 호평과 함께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 BBC는 “서스펜스와 몰입감 넘치는 결과물”, LA 타임스는 “시의적절하고 신선하며 직설적인 선언이 나온다”고 평가한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액션은 판에 박혀있고 드라마는 따분하고 감상적”이라고 비판했다. 인디와이어는 “드라마 ‘설국열차’는 봉준호의 ‘설국열차’와는 전혀 다르다”며 “오히려 TNT(드라마가 방송된 워너미디어의 케이블 방송 채널)가 최근 10년 동안 만들어왔던 SF 드라마와 정확하게 같은 종류다”라고 평가했다.
‘설국열차’ 드라마 시리즈가 탄생하기까지는 4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이 걸렸다. 제작진들이 교체되고, 찍어놓은 분량을 버리고 재촬영을 진행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어렵게 드라마로 등장한 ‘설국열차’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지, 영화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남은 회차를 기대해본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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