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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돈의 미 대선…안보도, 통상도 '회색전략' 안 된다

미국 국민들은 앞으로 4년간 나라를 이끌어갈 제46대 대통령을 선택하는 투표를 마무리했다. 개표 결과에 따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이냐, 아니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새 대통령 당선이냐가 결정된다. 언론사 출구조사 결과가 3일 오후6시(한국시각 4일 오전8시) 인디애나·켄터키 등을 시작으로 속속 발표될 예정이다. 예전 같으면 오후10~11시쯤(한국시각 낮12시~오후1시) 윤곽이 나오고 자정을 넘으면 패자가 승복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접전이 벌어질 경우 두 후보 모두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소송전과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는 혼돈 상태가 길어질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중국에 대한 압박은 방식이 바뀔 뿐 강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거칠게 중국을 압박하면서 한국의 동참을 재촉할 것이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동맹 중시를 통해 중국 견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다. 미중 간 패권전쟁이 격화하면 우리는 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의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지만 바이든은 선(先) 실무회담을 요구하면서 성과 없는 정상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싸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어정쩡한 줄타기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쉽지 않다. 이제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포장한 ‘회색 전략’을 버리고 가치동맹인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 가운데 ‘고슴도치 전략’을 펴야 한다. 나라 규모는 작지만 압도적 군사력과 과학기술 초격차 확보를 통한 경제력을 갖춰 어느 나라든 우리를 위협하면 다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북한과 중국 눈치 보기를 그만하고 김정은 정권의 독재체제와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해서도 문제 의식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 그래야 북핵 폐기와 튼튼한 안보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한편 치열한 글로벌 경제전쟁에서도 활로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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