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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현철 "남은 음악인생 20년, 이것저것 재지 않고 노래할래요"

■미니 앨범 '브러시' 발매

"옛날 노래 제대로 해보자 생각"

최백호·주현미 등 보컬로 참여

30년전 테이프 녹음 곡도 실어

1980년대 후반 사운드로 아련

지난달 미니앨범 ‘브러시’를 발매한 가수 김현철. /사진제공=Fe&Me




가수 김현철이 최근 1년 사이 보여준 음악 활동은 이전 10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다. 신호탄이 된 것은 작년 11월에 낸 10집 앨범 ‘돛’이었는데, 2006년 9집 ‘Talk About Love’를 낸 이후 약 10년간 새 노래를 발표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얘기다. 올해 들어서는 7월에 가수 폴킴과 함께 디지털 싱글 ‘선(線)’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30일 정미조·주현미·최백호가 보컬로 참여한 미니앨범(EP) ‘브러시’(Brush)를 선보였다. 앞서 수 년 간은 MBC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교수로서 활동에만 치중했던 그다.

김현철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년에 10집을 낼 무렵, 앞으로 음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20년 안팎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1969년생인 그는 “이젠 음악적으로 뭔가 떠오르는 대로 긁어서 음반을 내기도 바빠졌다”며 “이를테면 예전엔 ‘겨울에 발라드, 여름에 빠른 곡’이라는 식으로 시기나 여러 가지를 재면서 음악을 내놨지만 이제는 그런 걸 생각하지 말아야겠더라”고 말했다.

김현철의 소속사 측은 이번에 발매한 미니앨범에 대해 ‘어른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보컬로 참여한 가수들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최백호는 앨범의 출발점이 된 곡인 ‘우리들의 이별’을 불렀다. 10집에 실으려고 만들었다가 앨범의 방향성과 맞지 않아 빠졌다가 추가로 미니앨범을 만들게 됐다. 원래 이 곡은 인디 포크 싱어송라이터 정밀아의 곡으로, 김현철이 새롭게 작업했다. 정밀아는 김현철의 3집 수록곡 ‘언제나 그댈’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우리들의 이별’은 일반적 이별 노래지만 최백호가 첫음절을 부르는 순간 ‘삶과의 이별’을 이야기하는 곡이 된다. 김현철은 “원곡을 듣는 순간 최백호 님이 부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1년여 전에 작업을 제의했는데 성사가 됐다”며 “누구나 자기의 생명이 다해가는 걸 알게 되는 순간 ‘난 아직 이별이 힘들다’는 말을 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후렴구 ‘시간이 지나면 무뎌진다고 했나 / 아니 나는 자신 없소 아직 이별은 힘드오’를 부른 최백호의 목소리에는 삶에 대한 회한이 가득하다.



가수 김현철(오른쪽)이 앨범 발매를 기념해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주현미와 함께 출연한 모습. /사진제공=Fe&Me


그 뒤 정미조와 연락이 닿았고, 프랑스어로 부른 ‘Ecoute, la pluie tombe’를 작업했다. 20년 전 가수 양파 3집에 실린 ‘머뭇머뭇’을 재편곡하고 가사도 바꿔서 만들었다. 김현철은 “20년 전에도 프랑스어로 부르면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야 성사됐다”고 했다. 주현미가 부른 타이틀 곡 ‘리마인드 웨딩’(Remind Wedding)은 ‘주현미 맞춤형’ 곡이다. 그는 “트로트 뿐만 아니라 팝 장르 곡도 멋지게 소화하셨다”며 “1절만 들었을 때 주현미 님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렇게 곡이 모이면서 김현철은 올해 정규 앨범을 내려던 계획을 수정해 선배 가수들과 협업한 미니앨범을 내기로 한다. 김현철 본인도 ‘너는 내겐’이라는 곡을 불렀다. 30년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든 스쿨 밴드 ‘아침향기’ 이름으로 만들어서 테이프에 녹음만 해 두고 상업적으로 발매하지 않았던 곡이다. “발매할 생각도 않았던 곡인데 연륜 있는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는 김에 저도 옛날 노래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녹음했다”는 곡은 80년대 후반 초기의 사운드를 재현한 듯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음악이 재미있다”는 김현철은 “지난 2018년 한 공연장에 젊은 뮤지션 죠지와 함께 서면서 음악을 다시 시작했는데, ‘내가 찾아야 할 재미가 음악이구나’ 싶었다”고 한다. 당연히 앞으로도 활발한 음악 작업을 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하나의 콘셉트를 잡아 앨범을 꾸렸지만, 앞으로는 자유롭게 작업해서 결과물을 내놓을 거라고 한다. 지난 10년간의 아쉬움을 풀기 위함일까. 그는 “그럴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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