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화성 '운전자 무차별 폭행' 외국인들은 마약조직원

수괴·판매책 등 통솔체계 갖추고 신종 마약 제조·유통

검찰 "마약범죄 외국인에게 범죄단체조직죄 첫 적용"

지난 2월 8일 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차량 앞을 가로막은 일당이 둔기로 차량을 부순 뒤 운전자와 동승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올해 초 경기 화성에서 주행 중인 차량을 둔기로 내려치고 운전자를 집단 폭행해 검거된 외국인들이 국내에 둥지를 튼 마약 조직원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수괴부터 하위 판매원까지 통솔체계를 갖췄고, 신종 마약류인 ‘스파이스’를 제조·판매해 오던 중 자신들의 조직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마약 투약 사범인 다른 외국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수원지검 강력부(원형문 부장검사)는 마약류를 판매하며 폭력을 행사해 온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A(44) 씨 등 고려인 2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중 A 씨 등 16명에게는 마약사범으로는 처음으로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혐의(형법 114조)를 적용했다. 외국인에게 이 같은 혐의를 적용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A 씨 등 16명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마약 판매 목적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한 뒤 평택에서 시가 6,400만 원 상당의 스파이스(합성 대마) 640g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스파이스 640g은 1,280회 투약이 가능한 양이다.

또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신들의 구역에서 마약을 판매한 외국인들을 승용차에 태워 외진 곳으로 데려가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마약 판매대금을 제대로 상납하지 않거나 수괴의 이름을 함부로 발설했다는 이유로 일부 조직원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수괴 A 씨를 비롯, 스파이스 원료 공급 및 대금 수금을 담당하는 중간 간부, 구역과 조직원을 관리하는 폭력배인 ‘토르페다’(러시아어로 어뢰), 마약류 제조책 및 판매책을 두고 역할을 분담해 나름의 통솔체계를 갖추고 범행을 저질렀다. '어떤 상황에서도 수괴에 관해 발설하지 말 것, 스파이스를 지우지 말 것, 조직을 배신하지 말 것' 등의 규율도 존재한다. 이들은 조직을 배신할 경우,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해를 가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등은 지난 2월 8일 경기 화성시 남양면에서 발생한 ‘외국인 운전자 무차별 폭행 사건’으로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당시 러시아 국적의 B 씨 등 2명이 타고 가던 차를 가로막아 세운 뒤 둔기로 차량을 파손하고, B 씨 등을 차 밖으로 끌어내 집단 폭행했다. 뒤차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긴 폭행 장면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나가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 씨 등 폭행에 가담한 8명을 전원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피해자 진술에서 스파이스가 언급된 점에 착안하여 수사를 펼친 끝에 마약 조직의 전모를 밝혀냈다. 조사 결과, A 씨 등은 B 씨 등이 자신의 조직을 경찰에 신고하고, 판매책을 흉기로 위협해 스파이스를 강탈한 사실을 알게 되어 문제의 집단 폭행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B 씨 등은 스파이스를 피우는 마약 투약 사범으로 이 사건 이후 기소됐다. 이 밖에 검찰은 A 씨 등 16명 외에 단순히 집단폭행에 가담한 3명과 다른 지역에서 대마 등을 판매해 온 4명도 함께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고려인 23명은 대부분 우즈베키스탄 국적이며, 러시아 국적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번 기소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마약사범에게 범죄단체조직죄(범단)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최초 사례이자 외국인에게 범단 혐의를 적용한 첫 사례”라며 “마약범죄는 조직원끼리도 서로 알지 못하는 점조직 형태여서 판매책을 검거하더라도 조직 전모를 밝히기 어려워 그간 마약류 판매 목적 범단 혐의 기소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약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274명이었던 마약사범 수는 2019년에는 5,711명, 지난해 6,459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마약사범의 비중도 10%, 14%, 17%로 늘어나고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