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삶이 풍족해졌지만 1970~80년대 까지만 해도 불고기는 특별한 날에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다. 그 시절 성장기를 보낸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불고기의 달달한 냄새와 맛이 행복한 기억으로 각인돼 있다. 그런데 불고기는 어디에서 유래해 언제부터 우리 식탁 위의 대표 음식이 됐을까. 고기를 불에 구우면 다 똑같은 불고기일까. 맛있는 음식에 대한 궁금함이 깊어지면 결국 연구 대상이 되는 법. 신간 ‘불고기’는 한국 고기 구이의 문화사를 촘촘하게 정리한 책이다. 책은 불고기의 유래와 의미를 정리한 후 육류구이 문화 형성기, 발전기, 전성기, 정체기 등의 특징을 정리했다. 육류구이 전문점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고기를 굽는 연료의 변화, 불고기판의 개량, 연기 배출 덕트와 육절기 보급 등이 이뤄진 부분도 들려준다. 저자들은 한일관, 삼원가든, 우래옥, 화춘옥, 진고개, 라브리, 삼오불고기, 대중식당, 만복래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부터 도는 맛집 대표들이 책을 쓰는 데 도움말을 줬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1만8,000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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