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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물 심사 총평] 오종수 심사위원장

“기술·환경 급변하는 시대에 대한 성찰 돋보여”

2022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부문 심사위원장인 오종수(맨 왼쪽) 앤드 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지난 7월 21일 서초구 건축사회관에서 출품작들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건축사협회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 지도 벌써 2년 째다.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인류 삶의 형태를 구분 짓는 그야말로 지구적인 사건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을까.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생겨나는 세상의 일은 없다. 산업혁명 이래로 무분별하게 자연을 남용해 온 대가로 다가온 기후위기. 이는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할 정도로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세계의 사회경제적 여건은 또 어떤가. 세계화라는 모토 아래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전면적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이미 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삽시간에 전 세계적 사건이 돼 버린다. 이런 현상들이 코로나19와 무관할 수 없다. 과거 아메리카를 침략한 서양인들의 총과 칼에 맞아 죽은 원주민보다 침략자들과 함께 들어온 병균에 감염돼 죽은 원주민들이 훨씬 많다고 했던가.

우리 삶에 변화를 주는 요소는 코로나19 뿐만이 아니다. 세상은 두려울 정도의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기술 때문이다. 기술은 그저 도구라고 생각했던 제1기술의 시대에서 이젠 인공지능이라는 차원이 다른 기술에 인간의 종속을 우려하는 시대가 왔다. 인간의 직업조차 인공지능에 좌우된다.



건축은 이런 시대적 변화의 한가운데 놓여있다. 어느 분야인들 시대의 변화에 무관할 수 없지만 건축은 특히나 인간의 생활상과 관념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단지 기둥과 벽으로 이루어지는 물리적인 실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생활하는 1차적 터전이자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미 건축을 통해 만들어진 유·무형의 공간과 환경은 세상의 변화에 따라 이미 많이 변했고 또 변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해의 주제를 ‘어스 포 어스(Earth For Us) ? 우리를 위한 지구’로 정한 이유도 이런 고민들을 같이 나누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때 시대의 변화에 맞춰 필요에 따른 반응을 하는 건축보다 넓은 시야에서 시대적 변화에 접근하는 건축이 오히려 더 중요해진 건 아닐까. 하나의 개체로서의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 나아가 국가, 아니 이젠 지구 전체의 생태계를 고려한 건축물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은 아닐까.



이번 주제에서 ‘우리(Us)'는 인간에 국한된 표현만은 아니다. 지구에 공존하는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 그 어떤 것도 소중하지 않은 존재가 없기 때문이다. 심사는 이러한 생각을 전제로 두고 주제에 대한 적합성을 우선으로 평가했다. 기획과 계획의 참신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건축계획의 완성도를 평가했다.

대상을 받은 ‘멋진 신세계’는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돋보였다. 깊은 성찰을 기반으로 개별 건축을 넘어 도시 인프라와 연계해 미래의 도시환경에 대한 생태적 고려와 제안을 이뤄냈다. AI를 도입한 컴퓨터 환경에서의 건축설계와 공간 구성의 실례를 제시한 ‘블러드 존’ 작품도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라는 엄혹한 상황에서도 애써 주신 참여 대학생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많은 시간을 내어 3차에 걸친 심사를 진행한 심사위원들과 많은 작품을 접수, 전시하며 수고한 협회 사무처 직원분들의 노고에도 많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지구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여러분의 많은 고민과 노력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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