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도 요리사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재료의 차이가 없으니 결국 리더의 차이인거죠. 포항제철도 결국 그 걸출한 경영자가 있어서 지금 여기까지 가능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포항을 찾아 “제가 박태준 회장을 개인적으로 참 존경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포항을 제철의 도시로 만든 포항 제철 초대 사장으로 한국 제철 산업을 밑바닥부터 일궈낸 인물이다. 박 전 명예회장 리더십을 부각해 포항 민심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명예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군사정권의 일원이었다는 점에서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정부’를 강조하는 효과도 함께 노렸다. 이 후보는 전날 부·울·경에 이어 이날 TK 전역을 누비며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포스텍만 봐도 (박 전 명예회장의) 리더십을 알 수 있다. 다른 (재벌) 기업들은 돈 모아서 쟁이는 데 바빴지만 포스코는 대학을 만들어 미래 인재 양성에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국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성남은 공무원 부정부패로 유명하고 역대 성남 시장들 모두 감옥에 갔지만 저만 가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도 2년만에 도민들에게 호평을 받았다”며 “똑같은 공무원 조직과 똑같은 예산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포항 시민들에게 ‘재생에너지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포항제철소는 아시다시피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한다”며 “철강 1t을 생산하기 위해서 탄소 1.5t을 배출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유럽은 탄소 배출 1톤 당 5~7만 원의 탄소국경세를 매길 예정”이라며 “재생에너지 없이 수출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많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LG화학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는 “LG화학이 BMW에 배터리 공급을 계약하려 했으나 RE100(재생에너지 100% 생산)을 요구해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며 “그 계약을 삼성SDI가 가져갔는데 생산시설이 해외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엄혹한 상황을 단순히 넘기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에너지고속도로, 즉 지능형 송배전망을 전국에 깔아 전국 어디서든 재생에너지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고령화 현상을 언급하며 노인 공약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기초연금을 보면 이상한 구석이 있다. 부부가 같이 살면 연금이 삭감된다”며 “폐지라도 주워서 소득이 생기면 또 연금이 줄어든다. 이런 불합리함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가 전액 수령해도 월 60만 원으로 입에 풀칠 하기도 어렵다”며 “1인당 수령액을 10만 원 더 올려 부부가 80만 원은 받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어르신 소일거리 사업을 했더니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대통령이 되면 현행 80만 개인 어르신 일자리를 140만 개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한편 포항에 이어 경주를 찾은 이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시민들과 만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경주 황리단길에서 세발자전거를 탄 이 후보는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길가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기호1번 이재명’이라고 적힌 헬멧을 착용한 이 후보는 약 10여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고 손을 잡고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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