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수정 예산안 통과라는 파국을 피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낮추는 등의 내용이 담긴 중재안을 여야 원내대표에게 제시했고 이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받아들였다.
김 의장은 15일 국회에서 진행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단 1%포인트만이라도 인하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투자처를 찾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가속하는 마중물로 삼으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지방정부에서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추가적인 세율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경찰국 등 예산에는 시행령의 적법성 여부가 판정될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부대 의견을 달자고 했다.
김 의장은 앞서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에 대해 정부안인 3%포인트를 인하하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안을 낸 바 있다. ‘초부자 감세 반대’ 기조를 이어오던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교착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김 의장이 다시 제안한 1%포인트 인하를 받아들여 그나마 협상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쟁점이 (법인세 외에) 예닐곱 가지가 더 있다”면서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나머지 협상을 계속해 최종 의견을 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 국회는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 및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를 지키지 못한 데 이어 3차 데드라인(15일)까지 넘긴 상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