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강행으로 반대 여론에 부딪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개혁 취지를 설득하기 위한 생방송 인터뷰 도중 명품 손목시계를 슬쩍 푸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후 TF1, 프랑스2 방송과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30여분간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인터뷰 도중 마크롱 대통령의 손목시계가 사라진 것에 주목했다.
인터뷰가 시작된 지 10여분 님짓 흘렀을 때 마크롱 대통령이 팔뚝을 탁자 위에 놓자 '덜컥'하고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답변을 이어가면서 탁자 아래로 손을 내렸고 다시 손을 올렸을 때는 왼쪽 손목에 있던 시계가 사라졌다.
이런 모습은 '대통령의 명품시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야당을 비롯한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서민 사정을 모르는 부자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이 착용한 시계에 대해선 가격이 최대 8만 유로(약 1억1000만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착용했던 시계가 프랑스 유명 시계 브랜드 벨 앤드 로스(Bell & Ross)의 BR V1-92 모델에 따로 문장을 새겨 주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8만유로짜리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해당 모델을 별도 옵션 없이 구매할 경우 온라인 가격이 1660∼3300유로(약 230만∼46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또한 엘리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시계를 푼 이유는 시계가 탁자에 계속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익명의 한 대통령 수행원은 현지 언론에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과 지난해 12월 미국 국빈 방문 등 여러 행사에서 해당 시계를 착용하는 등 1년 반 이상 사용해왔으며 인스타그램 계정과 공식 사진에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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