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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울증갤러리' 파생 범죄…텔레그램서 조건만남 나선 '울갤러'

우울증갤러리 이용자 모인 성매매 단톡방 존재

'울스타' 통해 비공개 링크 공유·인증 거쳐 입장

미성년자 성관계 영상·사진 등 음란물 유포 활개

전문가 "현행법 보완 필요, 관계 부처 나서야"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디시인사이드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들이 해당 사이트를 통해 미성년자 성폭행, 마약류 투약, 자살 방조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성매매 텔레그램 방을 만들어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우울증갤러리 수사에 착수한 와중에도 해당 커뮤니티에서 파생된 채널을 만들어 범죄 행각을 벌이는 것이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이 텔레그램 비공개 링크를 통해 접속한 문제의 대화방에는 ‘재고 있음? DM 보냈다. 조건 문의ㄱㄱ’ ‘오늘 누구 만나냐?’ ‘얼마 받음?’ ‘미성년자라 30(만 원)’ 등의 메시지가 잇따랐다. 이들은 성매매를 뜻하는 단어를 통해 미성년자에게 조건 만남을 의뢰했고 돈을 지불했다. 미성년자로 확인된 여성 운영자 A(19) 씨는 자신의 나체 사진을 스스럼없이 게시했으며 성관계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올리기도 했다. 텔레그램 영상 대화를 통해 이뤄지는 라이브 방송은 영상 대화에 참여한 이용자들이 중계하듯 상황을 묘사해 영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A 씨는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나 일반 성 매수자와의 만남을 대화방에 찍어 올리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관계 영상이나 사진, 성 매수자와 함께 걸어가는 사진 등이 포함된 게시물은 운영자 본인의 의지로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화방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게시되기도 했다. 이렇게 게시된 영상이나 사진이 다운로드돼 이용자들의 휴대기기에 보관되면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성매매 단톡방 운영자와 참여자 대부분은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부계정, 이른바 ‘울스타’를 통해 대화방 링크를 공유했다. 이후 일련의 인증 과정을 통과한 이용자에 한해서만 대화방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치밀함도 엿보였다. 주기적으로 대화방을 삭제하고 다시 만드는가 하면, 철저히 ‘익명제’로 운영해 추적을 피했다. 이용자 중 몇몇은 “미국 번호로 가입하라”거나 “(갤럭시·애플) 워치로 번호를 개통한 뒤 해지하면 된다”고 조언하면서 성매매 단톡방을 이용한 흔적이 남지 않는 수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상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에 대해 운영 주체나 주범들만 높은 형량을 받는 상태에서 결국 ‘제2의 n번방’은 얼마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동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법들이 너무 허술한 실정인데 n번방 방지법을 만들어도 피해자들을 실질적으로 구조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이제는 오프라인에서만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수 없는 상태에 왔는데 이런 문제를 강력히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부처와 법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울증갤러리를 통한 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갤러리 폐쇄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현행법을 지킨다고 해도 커뮤니티를 통해 유포되는 음란물이나 자살 정보 등을 즉각 차단할 수 있어야 하고 관계 부처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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