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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팔려가는 거죠?"…경매장 도착 순간 탈출한 암소

사진=연합뉴스




"집 떠나 낯선 곳으로 이동하면 소도 자신이 팔려 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7시 15분께 경남 합천군 축협 주차장에는 경매에 참여하는 소 4마리를 태운 1t 트럭이 도착했다.

도착 후 트럭 운송기사가 평소처럼 소 입에 연결된 고삐(동물을 잡아끄는 줄) 해제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생후 50개월 된 500여㎏ 무게 암소 한 마리가 쏜살같이 질주했다.

입에 약 7m 길이의 고삐를 부착한 상태였다.

축협 관계자 2명이 주차장 입구에서 소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빠른 속도로 움직여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태옥 합천축협 팀장은 "보통 소는 앞에 사람이 가로막고 서 있으면 걸음을 멈추는 데 이 소는 그대로 돌진했다"며 "경주마처럼 빨리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예정대로라면 소는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하는 경매를 앞두고 무게 측정, 건강·임신 여부 등 경매 절차를 밟아야 했다.



소가 달아나자 축협 관계자는 즉각 119 소방에 연락했고, 경찰과 인근에 있는 군부대까지 동원돼 수색에 나섰다.

축협 관계자도 모든 업무를 중단한 채 소를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섰으나 발자국, 대변 등 흔적만 확인했을 뿐 찾을 수 없었다.

소 행방은 탈출 11일 만인 지난 26일 확인됐다.

이 소는 경매장에서 3㎞ 떨어진 자신의 축사 방향 한 도롯가 옆 연못에서 발견됐다.

군 관계자들이 풀 등을 정리하다가 소를 발견했는데 당시 여유 있게 풀을 뜯어 먹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는 현장에서 안전하게 구조됐다.

특히 소는 다시 경매장으로 향하지 않고 자신이 살던 축사로 돌아갔다.

김태옥 팀장은 "소 주인이 해당 소를 경매에 올리지 않고 계속 키운다고 했다"며 "소가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합천 축협에서는 7∼8년 전에도 소 한 마리가 경매장을 빠져나갔다가 탈출 직후 붙잡힌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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